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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열전]성장세 둔화 해냄개발, 매출 1000억대 후퇴개발 부지 확보 차질, 데뷔작 송도 센트로드 악성 미분양 탓

이명관 기자공개 2019-06-10 13:12:00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6월 05일 14: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송도국제도시 개발사업은 2000년대 들어 구체화됐다. 이때 시장에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부동산 디벨로퍼인 해냄개발이 도전자로 나섰다. 당시만 하더라도 디펠로퍼라는 개념이 생소했을 때였다. 해냄개발은 부동산 대행을 통해 쌓은 경험을 토대로 송도국제도시 개발에 출사표를 던졌다.

해냄개발은 송도국제도시 개발의 성공을 토대로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보였다. 한때 외형은 7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불어났다. 하지만 개발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외형은 1000억원대까지 하락했다. 분양매출에 100% 의존하는 디벨로퍼의 한계가 드러난 셈이다.

◇2007년 데뷔, 성장 동력 대형 건설사와 협업

해냄개발은 바다를 메운 허허벌판이던 송도국제도시 내 국제업무단지 B4블록에서 처음으로 개발 사업에 나섰다. 시공사로는 포스코건설을 내세웠다.

해냄개발은 해당 부지에 초고층 빌딩 컨셉인 '송도 센트로드'를 올렸다. 지상 최고 45층 규모의 오피스 빌딩은 국제업무단지와 잘 어우려졌다. 이미 착공 전부터 지역 내 랜드마크가 될 것이란 기대를 한몸에 받기도 했다.

2008년 착공해 3년여에 걸친 공사 끝에 2011년 준공됐다. 3개 동으로 이뤄진 송도 센트로드는 A동 45층, B동 34층, C동 33층으로 이뤄졌다. A동과 B동은 오피스로, C동은 오피스텔로 활용됐다.

송도 센트로드를 통해 디벨로퍼로 데뷔한 해냄개발은 이후 지속해서 개발사업을 이어가며 눈에 띄는 성장세를 이어갔다. 2009년 판교 마크시티 상업시설과 가산동 대륭 6차 상업시설을 개발했고, 2010년엔 문정 한화 오벨리스크를 세웠다.

이후로도 해냄개발은 꾸준히 개발사업을 이어가며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디벨로퍼는 땅 매입부터 기획, 설,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데, 필수조건은 '땅'이다. 개발을 통해 이익을 내고, 이를 활용해 새로이 개발 부지를 확보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 이 같은 선순환 구조를 갖추지 못하면서 사라지는 디벨로퍼가 많다. 해냄개발은 이를 잘 해낸 셈이다.

해냄개발이 이처럼 시장에 안착할 수 있었던 것은 대형 건설사와 주로 협업하며 개발사업을 벌인 덕분이다. 대형 건설사들을 시공사로 선정해 부족한 브랜드 가치를 높였다. 포스코건설과 첫 번째 사업을 마친 이후 쌍용건설, 한화건설, 현대건설, 대림건설 등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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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7500억→1500억'…송도 센트로드 미분양, 손실만 1000억

해냄개발의 외형은 해를 거듭할수록 불어났다. 2013년 119억원이었던 매출은 2014년 처음으로 1000억원을 넘어섰고, 2015년엔 5000억원, 2016년엔 7000억원을 돌파했다. 단기간에 무려 70배 가까이 몸집을 불렸다. 2016년 매출은 7524억원에 달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호성적을 거뒀다. 2014년까지 적자기조가 이어졌지만, 대형 개발사업이 마무리된 2015년부터 1000억원을 상회하는 흑자를 냈다. 영업이익은 2015년 1046억원을 기록했고, 2016년엔 무려 1705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해냄개발의 성장은 2017년부터 한풀 꺾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순조롭게 이어져오던 개발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하면서부터다. 2017년 매출은 1200억원까지 하락했다. 전년 대비 6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영업이익은 170억원으로 10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작년에도 예년 수준의 매출을 회복하지 못했다. 작년 해냄개발의 매출은 1584억원에 불과했다. 영업이익도 73억원으로 줄었다. 특히 악성 미분양이 발목을 잡으며 순손실은 무려 1000억원을 상회했다. 작년 순손실 규모는 1038억원에 달한다.

대규모 손실의 원인은 인천시 연수구 송도동 30-3,4에 자리한 '송도 센트로드'에서 미분양이 심각했기 때문이다. 송도 센트로드는 초기 시장의 관심과는 달리 미분양이었다. 문제는 송도 센트로드가 악성으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으로 남았다는 점이다. 2017년 말 재고자산으로 잡힌 송도 센트로드는 1493억원에 달했다. 이후 작년 해당 재고자산 중 710억원 가량을 재고자산 감모 손실로 잡으면서 이익을 잠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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