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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평사 평정 순서따라 유효등급 오락가락 [2019 정기 신용평가]펀더멘털 변화 無, 인위적 상향 가능성도…발행사 꼼수 양산 우려

임효정 기자공개 2019-06-20 13:16:0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9일 07: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기 신용평가 시즌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평사별 평가 순서에 따라 '유효신용등급'이 뒤바뀌는 일이 발생하고 있다.

과거와 달리 현재는 유효신용등급의 개념이 규정돼 있지 않다. 채권평가사들의 자율규정에 맡겼지만, 시장에서는 여전히 관행적으로 '최근 평정한 두 개 신용등급 중 낮은 것'을 택해 유효등급을 정하고 있다.

문제는 등급 차이가 아닌 평정 순서에 의해 해당 등급이 바뀔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악용할 경우 유효등급을 올리기 위해 본평가를 다시 받거나, 특정 신평사의 의뢰를 피하는 등 꼼수를 양산할 수 있다.

◇GS글로벌, 유효등급 시일내 내리막 예고

신평사 3곳으로부터 정기평가를 끝낸 CJ헬로의 유효신용등급이 지난 14일 A+에서 AA-로 상향됐다. 이번 유효등급 상향은 정기평가에서 등급 조정이 이뤄진 데 따른 결과는 아니다. 단순히 평정 순서가 기존과 달라지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CJ헬로에 대한 나신평의 정기평가(A+, 상향검토대상)가 지난달 일찌감치 마무리된 가운데 한기평과 한신평의 정기평가(AA-, 안정적)도 이날 끝났다. 늦게 평정된 등급 가운데 낮은 것을 택하는 시장 관행에 따라 AA-로 상향된 셈이다.

유효등급 하락에도 동일하게 영향을 미친다. GS글로벌 역시 평정 순서만으로 유효등급이 하락할 조짐이다. GS글로벌의 유효신용등급은 지난해 9월 A-에서 A0으로 상향됐다. GS글로벌이 A0 자리에 올라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GS글로벌은 4년째 스플릿(등급간 불일치)이 지속되면서 유효등급 A-를 줄곧 유지해왔다.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가 각각 A0, A-로 다른 등급을 부여해왔기 때문이다. A로 상향될 수 있었던 것은 지난해 회사채 발행 당시 한국기업평가에 평정을 의뢰하면서다. 한기평은 부여한 등급은 A0였다.

GS글로벌 역시 사실상 등급 변동이 아닌 평정 순서에 의해 1년가까이 상향된 유효등급이 유지된 셈이다. 하지만 올해는 이를 이어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A0를 부여한 한신평이 올해 정기평가에 가장 먼저 나섰기 때문이다. 나신평이 A-를 A0로 상향하지 않는 이상 유효등급은 A-로 다시 내려오게 된다.

나신평은 GS글로벌에 대해 등급 상향 트리거로 '총차입금/EBITDA가 5배 이하', '순차입금의존도가 30% 이하'를 제시하고 있다. 올 3월말 기준 해당 지표는 각각 5.5배, 31%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정기평가 결과 A-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인위적 상향 등 악용 가능성도

문제는 이를 악용할 경우다. 평정 순서로 인해 결정되는 현 시스템에선 발행사가 의도적으로 유효등급을 조정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소액의 채권을 발행해 본평가를 새로 받거나 낮은 등급을 부여한 신평사의 평가를 철회하는 방식이다.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서 두 곳 이상의 신평사로부터 등급을 부여 받아야 한다. 이 경우 발행사는 평정 순서에 따른 산정 기준 탓에 가장 낮은 등급을 부여한 신평사를 외면할 수 있는 셈이다.

시장 관계자는 "유효등급은 투자 가이드라인이 되고 이는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물론 스플릿은 기관투자자들이 인지하고 판단하지만 이를 기업이 악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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