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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지성·AI 기반 '플리토', 호주 '애펜' 넘는다 [특례상장 추진 기업 점검]언어 데이터 사업, 잠재력 입증…미래수익 기반 밸류 낙관론 시선도

김시목 기자공개 2019-06-24 11:21:0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19일 16: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73개국, 950만 사용자, 25개 언어. 통합 번역 플랫폼 기업 플리토의 현 좌표다. '가볍게 날아다니다'란 뜻을 가진 영단어 '플릿(flit)'에서 유래된 플리토는 짧은 업력에도 사명에 녹아든 길을 걸어왔다. 국내 번역 플랫폼 기업 중 앞선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은 덤으로 붙었다. 이정수 대표는 최근 대통령의 해외 순방길에 동행해 화제를 낳기도 했다.

플리토가 모델로 삼은 곳은 20년 업력의 언어 데이터 기업 호주 '애펜(Appen)'이다. 애펜은 글로벌 투자자 다수가 투자자산으로 담고 있는 대표적인 비교 기업으로 꼽힌다. 궁극엔 집단지성과 인공지능(AI) 기반의 플리토가 전문가 중심의 애펜보다 확장성과 성장성이 무궁무진하단 자신감도 갖고 있다. 그만큼 잠재력 면에서 기대가 크다는 방증이다.

한 우물만 파온 플리토는 새로운 엔진 장착을 위해 IPO를 택했다. 구주 외 신주 물량(200억원 안팎)은 모두 투자재원이다. 하지만 기존 실적 지표가 아닌 미래 추정 순익을 기반으로 하는 게 불가피했던 만큼 가격 적정성 여부는 증시 입성의 변수로 지목된다. 플리토는 올해 흑자를 비롯 2년 후까지의 실적을 극대화해 30배 이상의 주가수익비율(PER)을 반영했다.

◇ 성장성·잠재력 등 사업모델 '독보적'

플리토는 익히 알려진대로 이 대표와 강동한, 김진구 이사 등이 SK텔레콤 사내벤처 프로그램 참여를 계기로 2007년 설립됐다. SNS를 통해 국내 유명 인사나 연예인의 트위터 글을 여러 국가 언어로 실시간 번역하는 일을 중심으로 했다. 번역 의뢰도 맡았다.

플리토는 AI와 집단지성에 기반한 언어 데이터 판매에 더해 영상 콘텐츠 사업으로도 존재감을 키웠다. 독특한 사업모델에 기반한 잠재력으로 '꽃길'을 걸었다. 국내외 행사나 대회에서 성과를 냈다. 최근엔 대통령 해외 순방에 경제사절단으로 이 대표가 참여했다.

플리토
* 플리토 홈페이지

단기간이지만 플리토의 사업 가능성과 성장성을 확신한 벤처캐피탈(VC)의 러브콜이 잇따랐다. 초기 DSC인베스트먼트를 비롯 SBI인베스트먼트, K2인베스트먼트,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송현인베스트먼트, 스톤브릿지캐피탈 등 다수 VC들이 투자에 나섰다.

플리토는 아직 제대로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최초 사업모델기반 특례상장을 통해 증시 입성에 나선 배경이다. 올해를 기점으로 흑자 전환을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억원, -7억원 수준이다. 다만 적자 폭은 매년 줄고 있다.

플리토는 한국판 '애펜(Appen)'을 꿈꾼다. 각기 데이터 생산 방식은 다르지만 언어가 사업 수단이란 점에서 사실상 같은 업군이다. 아펜은 지난해 매출액 2914억원, 영업이익 447억원을 올렸다. 호주 증시에서 인정받고 있는 몸값은 2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 사업모델 IPO 1호, '추정 순익' 적정성 우려

플리토는 수익 기반 확대를 위한 자금 확보를 위해 상장 절차를 밟고 있다. 업계 최초 사업모델기반 방식으로 성사 시 1호 사례가 된다. 이미 평가기관, 거래소 심사 등은 무난히 넘었다. 마지막으로 잠재력과 가능성을 넘어 미래 수익에 대한 기관의 평가를 받는다.

플리토는 IPO 밸류로 1500억원 안팎을 제시했다. 2021년 예상 순익(110억원)을 현재 가치로 할인해 48억원을 적용했다. 해외 기업(아펜 등 영국, 홍콩 기업)으로만 비교 기업을 산정해 30배가 넘는 주가수익비율(PER)을 반영했다. 할인율은 최대 35% 수준이다.

플리토

하지만 플리토가 제시한 예상 실적 지표가 과도한 자신감이란 평가도 나온다. 특히 언어 데이터 플랫폼 사업의 경우 대기업을 비롯 신규사업자 진출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는 곳이다. 시장 잠식에 따른 플리토의 사업 및 실적에 큰 변동을 줄 수 있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특례상장 기업의 몸값 논란까지 겹치면서 밸류를 인정받을 수 있을 지 미지수란 분석도 나온다. 특히 성장성 추천제 특례상장과 이익미실현기업 상장(테슬라)의 경우 주관사가 풋백옵션 부담을 지지만 사업모델기반은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점도 변수다.

IB 관계자는 "지나온 길은 분명히 기대를 갖기 충분하다"며 "하지만 추정에 기반한 밸류 산정은 또다른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성장 기대감 속에 상장한 기업들의 실적 둔화가 시총을 잠식하는 경우가 많아진다는 점은 충분히 우려를 낳는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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