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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vs 한진家]델타항공, 한진칼 지분 매입 이유는바스티안 CEO "대한항공과 관계 더 강화할 것"…'환태평양 노선'서 '협력·보완' 관계

고설봉 기자공개 2019-06-21 17:55:10

이 기사는 2019년 06월 21일 16: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국적의 글로벌 항공사는 왜 한진그룹에 힘을 보탰을까. 델타항공이 한진그룹의 백기사로 등장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재계 및 항공업계에서는 2000년부터 이어져 온 델타항공과 대한항공간의 사업유대와 상호신뢰가 바탕에 있다고 입을 모은다. 세계 최대 항로로 부상한 환태평양 노선에서의 '항공동맹' 관계도 이번 지분 매집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21일 재계 및 항공업계에 따르면 델타항공의 한진칼 지분 매입은 경영권 위협을 받고 있는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에게 힘을 실어 주는 차원에서 진행된 것으로 해석된다.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는 델타항공 홈페이지를 통한 보도자료에서 "우리가 계속적으로 조인트벤처의 가치에 기반을 두고 있는 만큼 이 투자가 우리의 관계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바스티안 CEO는 "대한항공과 팀으로 함께 우리는 고객들에게 세계적인 환태평양 조인트벤처의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하는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이는 강력한 네트워크, 최고의 서비스, 미국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최상의 경험을 제공하는 것" 이라고 말했다. 이어 "대한항공과의 조인트벤처는 우리의 가장 성공적인 파트너십"이라고 강조했다.

조인트벤처 출범 조원태 조양호
<2017년 7월 대한항공과 델타항공 관계자들이 조인트 벤처 협정 체결을 마친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오른쪽 세 번째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 스티브 시어 델타항공 국제선 사장 및 글로벌 세일즈 전무.>

한진그룹은 델타항공의 지분 매입 배경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델타항공이 스스로 홈페이지에 대한항공 지분 매입 사실 및 보도자료 등을 공개하면서 일정부분 의문은 풀린다. 내용을 살펴보면, 델타항공이 조인트벤처의 파트너인 대한항공의 경영환경 안정을 위해 백기사 역할을 한 것이란 해석이 힘을 얻는다.

델타항공은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 때부터 대한항공과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 왔다.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은 델타항공과 함께 2000년 6월 항공사 동맹인 스카이팀(Skyteam) 창립을 주도했다. 이어 9월에는 항공화물 분야 운송동맹인 스카이팀 카고(Skyteam Cargo)도 출범했다. 현재 19개 글로벌 항공사가 소속돼 있는 스카이팀은 전세계 여행객의 10%가 이용하고 있는 세계 1위 항공동맹이다. 스카이팀 카고는 항공화물 운송분야에서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

대한항공에 대한 백기사 역할은 델타항공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포석 차원에서 이뤄진 투자라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는다. 대한항공과 델타항공은 이런 스카이팀 동맹체제를 뛰어넘어 지난해부터는 더 긴밀한 전략적 제휴 관계를 맺었다. 양사는 지난해 5월 양국 간 직항 13개 노선과 370여 개 지방도시 노선을 함께 운항하는 조인트벤처를 출범해 운영 중이다.

조인트벤처는 항공사 두 곳이 한 회사처럼 운항 일정을 조정하고, 공동으로 영업하는 최고 수준의 협력 단계다. 조인트벤처는 양사의 항공기 출발·도착 시간과 운항편 조정을 통해 스케줄을 최적화한다. 또 공동 전략을 수립해 마케팅·영업 활동을 강화한다. 더 나아가 재무적인 성과를 공유하는 등 마치 한 회사처럼 움직이는 높은 수준의 협력 단계다.

대한항공 델타항공 로고

특히 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의 조인트벤처 설립은 어느 일방의 요구보다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진 결과였다. 델타항공과 경쟁 관계에 있는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은 2011년부터 아시아·미주 지역 노선에서 각각 일본항공, 전일본공수와 조인트벤처를 만들어 경쟁력을 확대해 왔다. 이에 위기감을 느낀 델타항공은 대한항공과 조인트벤처를 만들기로 했다. 대한항공도 일본 항공사와의 환태평양 노선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델타항공의 손을 잡았다. 이로써 아메리칸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이 일본 나리타공항을 허브로 동북아시장에 대한 영향력을 확대한 것과 같이 델타항공은 인천공항을 중심으로 시장 확대를 노렸다.

실제 이러한 델타항공의 인식은 이번 바스티안 CEO의 메시지에서도 확인된다. "2018년 5월 론칭한 뒤, 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은 1400편 이상의 코드쉐어 항공편을 포함한 환태평양 지역에서의 공동운영을 확장함으로써 협력을 강화해왔다"며 "델타항공은 조인트벤처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2012년 이래 처음으로 매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의 조인트벤처는 양사가 스카이팀의 창설 멤버로서 20년가까이 맺어온 긴밀한 제휴관계를 기반으로 성사됐다"고 강조했다.

한진그룹 고위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어떤 과정을 거쳐 이번에 델타항공이 한진칼 지분을 매입하게 됐는지, 또 어떤 세세한 조건들이 있는지도 알 수 없다"며 "한가지 분명한 것은 델타항공과 대한항공의 협력 관계는 상호 필요한 부분이고, 스카이팀 창설 때부터 20년 동안 꾸준히 영업적으로 상호보완되는 측면이 강했다"고 말했다. 이어 "고 조양호 회장 때부터, 또 조원태 회장으로 이어져 오는 동안에도 델타항공 경영진들과 신뢰를 쌓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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