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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세에 제약사 창업 "4세대 항암제 도전" 메티메디제약 장종환 대표…4조 판매 듀폰 HIV 치료제 서스티바 개발 이력도

조영갑 기자공개 2019-07-02 10:59:51

[편집자주]

대전, 판교, 오송, 송도 등 제약바이오 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혁신신약살롱이 한창이다. 살롱은 신약개발과 관련된 다양한 주체들의 '아고라'로 기능하고 있다. 다양한 아이디어가 교환되고, 실제로 현실화되기도 한다. 더벨은 살롱에서 논의되는 다양한 담론에 귀기울여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01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장종환1
장종환 메티메디제약 대표
지난 27일 인천 송도 이길여암당뇨연구원 대강당에 제약사 연구원, 의사, VC 관계자, 법률가 등 100여 명이 모여 백발 연사의 발표를 들었다. 연사는 장종환 메티메디제약 대표(사진).

올해 나이 68세가 되는 장 대표는 한순간도 자리에 앉지 않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얘기를 하기 위해 애썼다. 이날 장 대표는 '신약 개발과 발전에 대한 나의 여정'(My journey on drug discovery and development)이란 주제로 자신의 노하우를 후배들에게 전했다.

장 대표의 이력은 화려하다. 서울대 화학과, 미국 피츠버그대 박사를 거쳐 미국 아르곤국립연구소 원구원, 듀폰 파마슈티컬 디렉터,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BMS) 디렉터를 지냈다. 글로벌 빅 파마에서 블록버스터 급 신약을 개발하는 데 참여했던 인물이다.

듀폰(Dupont) 파마슈티컬 시절 개발을 주도했던 HIV 치료제 ‘서스티바', BMS 시절의 먹는 항응고제 ‘엘리퀴스' 등이 그와 그의 팀에서 만든 대표적인 블록버스터 신약이다.

서스티바의 경우 2013년 기준 36억4000만 달러(한화 4조 2034억원)의 판매실적을 올렸으며, 엘리퀴스는 2018년 15억1000만 달러(한화 1조 7435억원)가 팔릴 정도로 세계적인 성공을 거둔 신약이다. 이 외에도 HCV, 혈우병치료제 등 그의 손을 거친 파이프라인은 족족 제품화에 성공했다.

특히 서스티바의 경우 경구투약용(먹는약)으로, 하루에 한 번만 복용하면 된다는 컨셉으로 투약의 내구력(durability)을 크게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HIV 투병의 특성 상 투약이 타인에게 노출되는 상황을 최소화해 ‘환자 친화적' 치료제로 평가받는다.

국내로 복귀해선 녹십자 CTO(2005년), 복지부 식의약산업본부장(2010년), 오송 첨복단지 신약개발지원센터장을 거쳤다.

편안한 노후를 즐겨도 될 나이에 장 대표는 다시 도전에 나섰다. 장 대표는 모든 공식직함을 내려놓고 2016년 송도에 메티메디제약을 창업했다. 당시 나이 65세였다. 신약 개발에 최소한 10년, 길면 20년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65세의 창업은 무모해보인다. 하지만 장 대표는 4세대 항암제를 '퍼스트'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메티메디제약은 4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메타볼리즘(metabolism · 신진대사)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다.

암세포는 정상세포와 달리 에너지 대사의 양상이 다르다. 정상세포가 섭취한 포도당의 80%를 미토콘드리아에서 대사하는 것과 달리 암세포는 포도당 소비가 10배 이상 항진되고, 대부분이 젖산으로 전환한다. 비정상적인 세포증식은 이 때문이다.

메티메디제약이 개발하고 있는 항암 파이프라인 OMT-110는 이 과정에 관여해 암세포 대사를 조절하는 원리다. 1년 만에 임상 1상 허가를 받고, 역시 1년 만에 2상을 앞두고 있다. 장점은 병용투여다. 기존 투여 항암제와 병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적응증에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항암제가 컨셉이다.

장 대표는 "현재 미국에서 두 곳 정도 메타볼리즘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걸로 파악되는데, 사이언스를 보면 오리지널 메타볼리즘이라고 보긴 힘들다"면서 "현재까지 세포대사를 활용해 신약을 개발한 케이스가 없는데 우리가 성공하게 되면 ‘퍼스트 인 클래스'가 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항암제의 단점 중 하나는 부작용이고 독성인데 메타볼리즘은 기존 세대의 항암제들에 비해 안전성이 강화됐다는 게 강점"이라면서 "약효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주사제로 개발하고 있는데, 경구투약용도 병행해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 임상실험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장 대표는 "서울은 전 세계에서 임상시험을 가장 많이 하는 곳이라 창업한 지 3년된 벤처 제약회사는 우선순위에 밀릴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는 철저히 지역화를 택해 인천 길병원에서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메티메디제약은 현재 임상비용의 펀딩을 완료하고, 2상을 준비하고 있다. 향후 미국 시장을 타깃으로 미국 임상도 계획하고 있다.

마크로젠에 초기 투자를 했다는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신약 항암제 파이프라인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메타볼리즘 캔서 드록을 표방하는 장 대표의 철학을 들어보려고 참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살롱의 말미에 장 대표는 제약업계의 원로로서 최근의 ‘바이오 위기설'에 대해 진단하기도 했다. 장 대표는 "신약 파이프라인 10개 중 9개는 반드시 실패한다"면서 "한국의 제약바이오업계는 실패를 받아들이고, 점차 합리화되는 과정을 학습하는 중이여서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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