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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를 움직이는 사람들]혁신전문가 박윤식, 적자 한화손보 체질개선 리드⑧2013년 입사, 이듬해 곧바로 흑자…역대 CEO 중 최초 3연임

김성진 기자공개 2019-07-19 07:36:01

[편집자주]

한화그룹은 '위기에 강한 기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김승연 회장이 총수에 오른지 40년이 지난 현재 모태인 방산업을 넘어 화학·태양광·금융·호텔 등을 아우르는 재계 7위권 입지를 다지고 있다. 총수 부재의 상황에서도 굵직한 인수합병(M&A)을 성공시키며 몸집을 키운 결과다. 김승연 회장의 강력한 오너십 하에 움직이던 경영스타일은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 가능한 자율경영 방식으로 서서히 바뀌고 있다. 더벨은 한화그룹을 움직이고 있는 주역들을 조명해 봤다.

이 기사는 2019년 07월 18일 07: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박윤식(사진) 한화손해보험 사장은 실적 개선 임무를 부여받고 DB손해보험(옛 동부화재)에서 영입된 인물이다. DB손보에서 부사장을 지내며 경영지원과 고객지원 등의 업무를 담당하다 지난 2013년 한화손보로 이동했다.

박 사장에게는 '혁신 전문가'라는 별칭이 따라붙는다. 한화손보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자마자 대대적인 조직 혁신을 통해 적자상태의 한화손보를 흑자로 돌려놨다. 이후 지속적인 실적 상승을 이뤄내며 한화손보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한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그는 재무 및 관리능력이 출중한 것은 물론 전략가로 정평이 나 있다. DB손보에서 근무하기 전 외국계 컨설팅 업체를 두루 거치며 외부인의 시각으로 조직을 분석하고 전략을 세우는 역량을 키웠다. 제일화재와 합병한 이후 한화손보의 첫 외부영입 CEO인 그는 현재도 지속적으로 혁신을 이어가고 있다.

◇은행·컨설팅사·보험사 거쳐…적자 상황서 구원투수로 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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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윤식 사장은 은행, 컨설팅사, 보험사 등을 거치며 한평생 금융맨으로 살아온 인물이다. 1957년생으로 한국외대 스페인어학과와 서강대 대학원 무역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그는 1988년 제일은행 입사를 시작으로 금융계에 발을 들여놓았다. 1998년까지 10년간 제일은행에서 근무하며 팀장까지 지내다 외국계 컨설팅사로 둥지를 옮겼다. 아더앤더슨코리아, PWC 컨설팅 등 유수의 컨설팅사에서 임원으로 재직하면서 기업의 사업능력과 전망을 분석하는 업무를 담당했다.

그는 2003년 DB손보 변화관리팀 상무로 자리를 옮기며 외부인의 시선으로 조직을 변화시키는 업무를 맡았다. 변화관리팀은 새로운 프로젝트 진행과 함께 비용절감 및 수익성 향상 등을 수행하는 팀으로, 당시 DB손보가 추진하던 경영혁신운동의 적임자로 그를 발탁했다. 이후 역량을 인정받으며 CFO(최고재무관리자)와 부사장 직급까지 올랐다.

박 사장이 한화손보로 이동한 건 지난 2013년이다. 그에게 부여된 임무는 DB손보에서와 마찬가지로 변화와 혁신을 통한 실적 및 체질개선이었다. 당시 한화손보는 2009년 제일화재와 합병한 이후 기대만큼의 시너지를 창출하지 못한채 실적 부진을 겪고 있었다. 지급여력비율(RBC) 등 각종 핵심경영지표도 악화하는 상황이었다. 구원투수로 한화그룹 인사들이 CEO로 내려갔지만 성과를 내지 못한 채 번번히 낙마했다.

박 사장은 한화그룹 내 연줄이나 인맥을 통해서가 아닌 혁신 전문가라는 시장의 평가를 기반으로 면접을 보고 입사했다. 한화그룹은 외부인재를 통해 위기와 변화에 대처하는데 박 사장 역시 그의 일환으로 영입됐다.

그는 한화손보에 합류하자마자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들어갔다. 혁신사무국을 신설해 각 부서가 맡은 과제를 점검 및 평가하고 200여개에 달하는 새로운 혁신과제를 설정했다. 혁신기한을 6개월 단위로 단축하며 강드라이브를 걸었다. 인적자원 효율화를 위해 72개에 달하던 실·본부·팀을 32개로 줄이며 조직수는 최소화하고 팀 관리 범위는 확대했다.

박 사장은 한화손보에 합류한 이듬해부터 가시적인 성과를 이뤄냈다. 2013년 442억원에 달하던 순손실을 163억원의 순이익으로 돌려놓았고 취임 전인 2012년 불거졌던 휴대폰 분실보험 재보험 미수금 문제도 해결했다. 말레이시아 재보험사인 베스트리와 합의를 통해 400억원 규모의 대손충당금을 환입반영하기도 했다. 한화손보는 이후 2017년도까지 매년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혁신을 통한 실적 개선과 조직관리 역량을 보인 그는 2017년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했다. 2018년에는 역대 CEO중 최초로 3연임에 성공했다. 취임 직후 눈 앞의 문제해결에만 급급하지 않고 체계적인 계획설정으로 체질개선을 이뤘다는 공을 인정받은 결과다. 박 사장은 취임 직후 기초체력강화, 시장경쟁력강화, 핵심지표 개선 등 3년차 전사전략을 수립하며 장기적인 체질개선도 도모했다.

◇보험환경 변화에 유연한 대처…AI 활용신규사업 추진

한화손보에 부임한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었던 박 사장은 최근 들어 새로운 도전에 마주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실적이 전년 대비 44%나 감소해 주요 손보사들 중 가장 큰 폭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특히 자동차 보험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지며 순이익 감소로 이어졌다. 여기에 오는 2022년 새로 도입되는 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를 대비해야 하는 과제도 있다.

이런 상황에서 박 사장은 또 한 번 혁신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보험업계 최초로 인공지능을 활용한 자동차 수리비 자동산출 시스템을 도입한 데 이어 올해는 인터넷전문 손보업체 '캐롯손해보험' 출범을 앞두고 있다. 이달 말 본허가를 신청하고 승인이 떨어지면 연말부터 영업에 들어갈 전망이다. 인터넷 전업 보험사는 손해보험업계 최초다.

여기에 혁신을 위한 조직 개편도 이어갔다. 한화손보는 올해 기존 혁신사무국을 디지털지원팀과 합쳐 디지털혁신실을 새로 만들었고, 소비자보호실과 디지털마케팅분야를 합친 고객시장혁신실을 신설했다. 혁신을 주도하는 디지털혁신실을 이끄는 인물은 변동헌 상무다. 변 상무는 2016년 혁신사무국장에 이어 2017년 정보혁신실장을 맡는 등 박 사장의 혁신 파트너 중 한 명으로 꼽힌다.

재계 관계자는 "박윤식 한화손보 사장은 DB손보에 있을 때부터 혁신경영 전문가로 통했다"며 "객관적이면서 합리적인 스타일의 혁신이 한화그룹 혁신과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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