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석유도 얼리다'…5년만에 찾아온 에쓰오일 '빙하기' [Company Watch]2분기 영업이익 적자 전환…'정제마진·유가·PX 부진' 삼중고

박기수 기자공개 2019-07-25 14:54:57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4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기'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던 정유업에 진짜 위기가 온 것일까. 여간해선 2분기 마이너스 실적을 내지 않던 에쓰오일이 약 5년만에 적자를 내면서 정유업 위기 우려가 현실화되는 조짐을 보인다.

24일 에쓰오일은 실적발표회를 열고 2분기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6조2573억원, 마이너스(-) 90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률은 -1.4%다. 지난 2014년 2분기 543억원의 영업손실을 본 이후 첫 2분기 적자 기록이다.

에쓰오일은 "부진한 정제마진이 지속하는 가운데 재고 관련 이익 축소와 주요 파라자일렌(PX) 정비 작업에 따른 가동률 하락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역대 2분기 실적

에쓰오일의 사업 부문(△정유 △석유화학 △윤활기유) 중 유일하게 적자를 낸 사업 부문은 정유 부문이다. 총 1361억원의 영업 손실을 냈다. 올해 1분기 1513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던 석유화학 부문도 2분기에는 42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그나마 윤활기유 부문이 영업이익 414억원(영업이익률 12%)을 기록하며 전사 수익성의 안전판 역할을 했다.

에쓰오일이 정유 부문의 부진 원인으로 지목했던 정제마진은 실제 지난 1분기에 비해 하락했다. 지난 1분기 배럴당 1.4달러를 기록했던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2분기에 1달러로 하락했다. 정제마진은 정유사들이 석유 제품을 판매하는 가격에서 원유 수입비용과 운반비 등의 비용을 전부 차감한 값으로 정유사들의 수익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값이 클수록 정유사들의 수익은 늘어난다.

눈여겨볼 점은 270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던 올해 1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정제마진이 하락했다는 점이다. 심지어 전분기 대비 하락 폭은 2분기(0.4달러 하락)보다 1분기(1.4달러 하락)가 더 컸다. 똑같이 정제마진이 하락했는데, 왜 1분기와 2분기의 영업이익은 극과 극일까.

실적 추이

답은 유가 동향에서 찾을 수 있다. 통상 정유사의 분기별 실적은 당 분기의 유가보다는 이전 분기의 유가가 영향을 많이 미친다. 제품을 파는 시점과 그 제품을 만들기 위해 원유를 들여오는 시점에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즉 올해 1분기 에쓰오일의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친 유가는 1분기 유가보다는 작년 4분기 유가라고 보는 게 타당하다.

작년 4분기에는 유가가 급락하는 일이 있었다.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 두바이유 기준 배럴당 80달러 부근까지 치솟았던 유가는 연말이 되자 약 20달러 이상 하락했다. 통상 제품(정유) 가격은 원유 가격을 따라가지만, 작년 4분기 사례처럼 급격히 요동치면 원유 가격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다시 말해 1분기에는 원유를 싸게 들여와서 제품은 비교적 비싸게 파는 상황이 연출됐던 셈이다. 이 차익인 '재고평가이익'이 1분기에는 무려 2000억원이 집계됐던 바 있다. 정제마진이 하락했지만 유가 급락으로 오히려 수혜를 입은 셈이다.

다만 2분기에는 1분기와 같은 유가 변동이 없었다. 2분기 실적에 영향을 미치는 1분기의 경우 유가는 완만하게 상승했다. 이에 재고평가이익도 20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정제마진이 똑같이 낮아졌지만 재고평가이익이 1분기만큼 나오지 않으면서 적자 전환에 이르게 된 셈이다.

유가 동향

여기에 효자 노릇을 하던 PX 사업의 호황이 끝났다는 사실도 뼈아팠다. 작년에 걸쳐 올해 1분기까지 PX 제품은 전 세계적으로 호황을 타고 화학사들의 효자 제품으로 거듭났었다. 다만 중국의 대규모 PX 설비의 신규 가동 소식으로 인한 공급과잉 우려가 현실화하면서 제품 스프레드가 크게 하락했다. 실제 올해 1분기 나프타 대비 톤당 540달러를 기록하던 파라자일렌의 스프레드는 올해 2분기 349달러까지 하락했다. 석유화학 부문의 영업이익이 1분기 대비 크게 줄어든 원인을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주요 설비들의 정기보수가 성공적으로 종료됐고, 설비들의 완전 가동이 예정돼 있다"면서 "정제마진 역시 점진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며, 올레핀 다운스트림 제품들의 수요도 늘어 영업이익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