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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은행 진출 아니라지만 가능성 급부상 네이버파이낸셜 분사 후 제3뱅크 인가, 케이뱅크 주주변경 가능성도…최인혁 COO "관심 없다"

김장환 기자공개 2019-07-26 08:22:32

이 기사는 2019년 07월 25일 15: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네이버가 분할을 선언한 네이버파이낸셜을 앞세워 '제3인터넷은행'에 진출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제3인터넷은행 진출에 회의적 입장을 보여왔다. 여전히 인터넷 은행 진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하지만 경쟁사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되는 등 과거와 상황이 달라졌다. 케이뱅크는 증자가 여러 차례 불발되면서 새로운 대주주를 찾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는 그동안 규제 탓에 은행 진출을 검토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지금도 입장엔 변화가 없다. 하지만 제3 인터넷 은행을 인가하는 과정에서 특별한 경쟁자가 없고 관련 규제도 완화 분위기인만큼 네이버가 전향적으로 재검토를 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또 케이뱅크에 대해 KT가 대주주에서 물러난다면 분할한 네이버파이낸셜의 지분 투자도 검토할 수 있다.

네이버는 네이버페이를 분사해 오는 11월 1일 네이버파이낸셜을 출범할 계획이라고 최근 밝혔다. 오는 9월 20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분할 승인 절차를 단행할 예정이다. 분할 후 미래에셋증권으로부터 5000억원대 투자금을 받기로 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이를 통해 유입된 자금을 활용, 금융 사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네이버파이낸셜 설립 일정은 공교롭게도 금융당국이 제3인터넷은행 신청을 받기로 한 직후 시점으로 잡혀 있다. 금융위원회는 오는 10월 제3인터넷은행 사업자 신청을 받고 연말까지 최대 2곳에 예비인가를 줄 계획이다.

이렇다 할 후보는 아직 눈에 띄지 않는다. 키움증권을 선두에 내세워 SK텔레콤과 KEB하나은행, 11번가 등이 참여했던 키움뱅크컨소시엄은 올 상반기 예비인가에서 탈락했다. 토스가 주축이 된 컨소시엄 역시 같은 전철을 밟았다. 이들 두 곳이 오는 10월 인가 신청에 재차 참여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제3인터넷은행의 가장 유력한 후보로 오랜 기간 거론됐던 네이버는 신중한 행보를 보여왔다. 국내 보다 해외 시장 인터넷은행을 공략하는 게 보다 낫다는 판단을 내린 탓이다.

네이버가 운영 중인 모바일 메신저 '라인'은 일본에서 확고한 시장 점유율을 갖고 있다. 라인의 일본 모바일 메신저 시장 점유율은 70%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일본은 ICT기업이 인터넷은행 지분 100%를 보유할 수 있다. 카카오가 카카오톡이란 확고한 플랫폼을 통해 카카오뱅크를 성공시킨 것처럼, 네이버는 일본에서 라인을 활용해 같은 사업 구조를 짤 수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국내 인터넷은행 환경은 급변했다. 카카오는 학수고대했던 카카오뱅크 최대주주로 올라설 수 있는 기회를 마침내 얻었다. 금융위는 지난 24일 정례회의를 열고 카카오의 '한국카카오은행(카카오뱅크)' 주식보유한도 초과 보유 승인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카카오는 18%대 카카오뱅크 지분율을 34%까지 늘릴 수 있게 됐다. 카카오는 네이버의 최대 경쟁사다.

KT의 케이뱅크 최대주주 지위 승인은 지속해 밀리고 있다.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과거 받은 전력 때문이다. KT는 공정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2016년과 2017년 수억원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인터넷은행 관계 법령에 따르면 금융 및 공정거래, 조세범칙 등 벌금형 이상 형사처벌을 5년내 받은 사업자는 인터넷은행 최대주주가 될 수 없다. 카카오는 법인이 아닌 김범수 의장과 자회사가 벌금형을 받은 전력만 갖고 있어서 금융위 인가 절차를 통과할 수 있었지만 KT는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금융위는 KT의 케이뱅크 대주주 승인 심사를 보류해뒀다.

일부에서는 KT가 '플랜B'로 케이뱅크 사업을 아예 포기하는 시나리오까지 내부 검토 중이란 말도 들린다. 자금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케이뱅크는 한시라도 빨리 유동성을 충원해야 한다. 정작 KT는 케이뱅크 지분을 늘릴 수 없어 공격적 자금 지원이 불가능하다. 나머지 주주들도 한 발 물러나 상황을 관망하고 있다. KT는 최악의 경우 케이뱅크에서 발을 뺄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관측된다.

경쟁자가 그만큼 줄어들게 되면 국내 인터넷은행 진출을 꺼려했던 네이버도 선택을 달리할 여지가 커진다. 제3인터넷은행이 아닌 KT의 케이뱅크 지분을 인수해 대주주로 올라서는 시나리오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 경우 네이버페이를 분할해 설립 예정인 네이버파이낸셜이 핵심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네이버는 인터넷은행에 관심이 많지 않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 중이다.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25일 열린 네이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케이뱅크나 카카오뱅크가 은행업에 진출해 사업을 안정적으로 잘 운영하고 있지만 네이버는 기본적으로 은행업에 관심을 두고 있지 않다"며 "대신 결제, 보험, 대출 등 금융 서비스로 사업을 확장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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