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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위축되는 삼성물산, 불확실성 지속된다 이재용 부회장 상고심서 '승계' 작업 인정…수사 범위 넓어져 기업활동 영향 가능성

최은진 기자공개 2019-09-03 09:00:44

이 기사는 2019년 08월 30일 14: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대법원 판결의 핵심은 '삼성의 그룹차원에서의 조직적 승계'를 인정했다는 부분이다. '승계'를 대가성으로 인정하면서 뇌물의 범위가 늘어, 대여라고 주장했던 말 세필까지도 그 범주에 포함됐다. 이 부회장의 뇌물 및 횡령액이 늘어난 데 따라 실형 가능성도 높아졌다.

이번 판결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 수사 범위가 넓어져 삼성물산은 과거보다 더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전(全) 과정이 수사 범위에 포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미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수사 중인 검찰은 합병 전 과정을 들여다보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바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지난 29일 이재용 부회장이 최순실 씨 측에 제공한 말 세필과 재단에 출연한 자금을 모두 '뇌물'로 봐야 한다고 판결했다. 이는 2심에서 이 부회장 측이 재단 등에 제공한 자금은 부정한 청탁의 대상이 되는 '승계작업'을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뇌물로 볼 수 없고, 말 세필도 소유권을 이전한 것이 아닌 대여 형태였기 때문에 뇌물이 아니라고 판단한 것을 뒤집는 결과다.

대법원의 이같은 결정은 삼성 내부에서의 '승계' 작업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대법원은 또 이 부회장의 뇌물 및 횡령액을 2심에서 인정된 36억원보다 약 50억원 많은 약 86억원으로 판단했다. 뇌물·횡령죄는 50억원 이상이면 집행유예 선고가 어렵다.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50억원 이상 횡령은 징역 5년 이상, 뇌물 공여는 5년 이하다.

이번 판결로 삼성그룹은 가장 어려운 시기를 맞게 됐다고 그룹 내외부에서는 보고 있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 뿐 아니라 삼성물산까지 '검찰발' 외풍에 조심스러운 기업활동을 보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제일모직과의 합병 전 과장이 검찰 수사 범위에 들어가 있는데다 승계 작업이 있었다고 대법원이 판단해 검찰 수사에 힘이 실릴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삼성물산은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 사업을 내세우는 과정에서 합병이 이뤄진 것일 뿐 승계와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합병으로 몸집을 키워 바이오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 위한 '사업적 판단'이라는 입장이다.

삼성그룹은 합병의 정당성을 소명하는 절차를 밟으면서 새로운 이슈가 제기될 것에 대비한 방책들을 세워나가야 한다. 그 자체가 불확실성이다. 물론 합병이 무효화 될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추후 수사 및 재판 결과에 따라 부당이득에 대한 대규모 자금 출혈이 발생할 여지가 없지않다는 게 법조계 시각이다.

다시 시작되는 이재용 부회장의 국정농단 재판은 약 1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동안 불확실성으로 인해 사업 및 투자 계획 역시 지연될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삼성그룹 측 관계자는 "대법원의 판결로 삼성물산의 합병을 연결 짓는 것은 맞지 않다고 본다"며 "바이오를 신성장 사업으로 드라이브 걸기 위한 사업적 판단일 뿐 승계와는 전혀 관계없는 일이라는 입장에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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