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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성바이탈 주담대 M&A, '주가 외줄타기' 시작됐다 [오너십 시프트]①취득 주식 전량 담보 설정, '170억 대출' 담보권 실행 리스크

박창현 기자공개 2019-09-06 08:08:04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5일 10:4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건강기능식품 판매 제조 전문기업 '현성바이탈'이 새주인을 맞았다. 창업자인 신지윤 대표이사가 경영권 지분을 '한국중입자암치료센타'에 넘겼기 때문이다. 다만 새주인은 재무 여력이 충분치 않은 탓에 외부 차입에 의존한 인수구조를 마련해왔다. 이미 취득 주식을 전부 담보물로 맡기고 수 백억원 대 대출을 받았다. 최대주주가 변경될 만큼의 주식을 담보물로 맡겼다는 점에서 주가 추이에 따라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외줄타기가 시작됐다는 평가다.

코스닥 상장기업 현성바이탈은 최근 최대주주가 창업자 신지윤 대표에서 한국중입자암치료센타로 바뀌었다. 신 대표는 보유 지분 1619만여주(51.17%) 가운데 경영권 지분에 해당하는 1000만주(31.59%)를 새주인 측에 넘겼다. 주당 거래 가액은 2000원, 전체 거래 규모는 200억원에 달했다.

2016년 12월 현성바이탈을 코스닥 시장에 입성시켰던 신 대표는 상장 3년여 만에 투자금 회수에 성공한 모습이다. 여전히 20%에 육박하는 잔여 지분이 남은 만큼 새주인 측과 향후에도 파트너십 관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성바이탈 수정

시장의 이목은 새주인 '한국중입자암치료센타'로 쏠렸다. 시가총액 1200억원이 넘는 중견기업을 인수하기에는 재무 기초 체력이 턱없이 부족해보였기 때문이다. 한국중입자암치료센타는 2017년 12월에 설립됐으며 서울시 종로구 종로에 본점을 두고 있다. 최대주주는 이교섭 씨로 8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조규면 대표이사가 경영을 이끌고 있다.

최근 사업연도(2018년) 기준으로 자산 총액은 4억1800만원이 전부다. 그나마 부채가 5억원에 달해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다. 자본금도 1억원에 불과하다. 당해 10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6000만원의 손실만 났다.

새주인의 재무구조와 자금력을 고려했을 때 결국 인수자금 마련을 위해 외부 차입에 의존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실제 한국중입자암치료센타는 지난 2일 현성바이탈 지분 취득과 동시에 주식 담보 대출을 실행해 자금을 확보했다.

취득 지분을 전량 담보물로 맡겼으며, 총 170억원을 대출 받았다. 이는 전체 M&A 대금 200억원의 85%에 해당하는 규모였다. 결과적으로 자기자금은 30억원만 쓰고 현성바이탈을 인수한 셈이다.

주목할 점은 대출 채권자다. 170억원의 자금을 빌려준 사람은 다름아닌 지분을 판 신 대표였다. 신 대표 입장에서는 당장 계약금 성격의 현금만 받고 경영권 지분을 새로운 최대주주 측에 넘긴 모습이다. 지분을 담보물로 잡고 있는 만큼 거래 리스크가 크지 않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담보제공기간은 다음달 17일까지다.

한국중입자암치료센타가 인수자금 대부분을 주식 담보 대출로 마련하면서 향후 주가 추이에 따라 M&A 성패 여부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새주인은 취득 지분을 전부 담보물로 맡겼기 때문에 채무불이행 등 계약 위반 사안이 발생하면 담보권이 실행돼 최대주주 지위를 잃게 된다. 대표적으로 주가 하락으로 담보 가치가 떨어질 때 원리금 회수를 위해 담보권이 실행된다. 주가 급락이 현성바이탈 대주주 측에 치명적인 악재가 되는 이유다.

담보 제공 주식 수와 대출 금액을 감안할 때, 주가가 1740원 밑으로 떨어지면 담보물 가치가 대출 원리금을 밑돌게 된다. 반대 매매를 막을 수 있는 마지노선인 셈이다. 그나마 M&A 기대감에 주가가 3800원대까지 치솟은 점은 새주인 측에 호재다. 결국 추가 투자자 모집과 납입일까지 주가가 유지되느냐가 거래 성패를 가르는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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