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성바이탈 주가 급등, '차입인수' 지렛대 됐다 [오너십 시프트]③취득액 2배 '400억' 담보 평가…매각자가 직접 대출 '30억만 납입'
박창현 기자공개 2019-09-10 08:23:14
[편집자주]
기업에게 변화는 숙명이다. 성장을 위해, 때로는 생존을 위해 변신을 시도한다. 오너십 역시 절대적이지 않다. 오히려 보다 강력한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많은 기업들이 경영권 거래를 전략적으로 활용한다. 물론 파장도 크다. 시장이 경영권 거래에 특히 주목하는 이유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09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성바이탈 새 주인이 인수합병(M&A) 계약 즈음 급격하게 오른 주가 덕분에 차입 인수(LBO·Leveraged Buyout) 구조를 완성했다. 200억원을 주고 산 주식 가치가 400억원 대로 껑충 뛰어오르면서 손 쉽게 주식 담보 대출을 실행할 수 있었다. 더욱이 지분을 판 현성바이탈 창업자 '신지윤 대표이사'가 직접 대출을 주선하면서 보다 손쉽게 거래를 성사시켰다.신 대표는 경영권 매각 대금에 대출 이자 수익까지 기대되고 있다. 대출금 상환 전까지 경영권 지분은 담보로 묶인다. 사실상 리스크 없이 쌍끌이 수익을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신 대표가 이번 거래의 최대 수혜자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한국중입자암치료센타는 최근 현성바이탈 경영권 지분 1000만주(31.59%)를 주당 2000원 씩 총 200억원에 인수했다. 매각자는 기존 최대주주이자 창업자인 신 대표였다.
눈 길을 끄는 것은 한국중입자암치료센타의 실제 인수 비용이다. 인수 측은 매매 대금 200억원 가운데 85%에 해당하는 170억원을 주식 담보 대출로 마련했다. 자기 자금은 30억원만 썼다. 담보물은 취득 주식 전부다. 따라서 담보권이 실행되면 최대주주 지위를 잃게 된다. 차입 인수의 전형이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차입 인수가 가능했던 것은 M&A 계약 즈음 현성바이탈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올해 들어 현성바이탈 주가는 2500원 대에서 박스권을 형성했다. 심지어 7월에는 제약·바이오 악재 여파로 2000원 벽이 무너지기도 했다. 약보합세가 지속되던 주가는 최대주주 변경 일주일 전부터 요동치기 시작하더니 계약 당일에는 상한가를 기록했다. 4000원을 돌파하는 순간이었다.
한국중입자암치료센타는 경영권 인수 계약과 동시에 주식 담보 대출을 실행했다. 대출 주선자는 다름 아닌 주식을 판 신 대표였다. 급등한 주가 가치가 담보 계약에 그대로 반영됐다. 실제 취득 주식의 담보 가치(설정 금액)는 취득가의 2배인 약 400억원으로 책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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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각 당사자인 신 대표가 직접 대출을 해준 덕분에 차입 인수구조가 더욱 간결해졌다. 인수 측은 경영권 및 주식 양수도 계약일에 계약금 30억원만 신 대표에게 전달했다. 이번 M&A 거래 때 오간 현금은 이게 전부다. 나머지 잔금 은 대출 실행 때 체결한 금전소비자대차 거래 계약 사실로 갈음했다. 상환기일은 현성바이탈 임시주주총회 2주 전으로 못박았다.
양 측의 이해 관계가 맞아 떨어지면서 단순 명료한 LBO M&A가 성사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우선 한국중입자암치료센타는 매각 측의 인수금융 지원 덕분에 빠르게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었다. 더욱이 자체 재무 여력이 크지 않고 대규모 외부 자금 조달을 계획하고 있다는 점에서 자기 자본 유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었다.
신 대표 또한 실적 악화와 경영진 이탈 등 각종 악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신속하게 매각 절차를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경제적 실익도 보장됐다.
당장 신 대표는 경영권 지분을 팔아 200억원을 확보하게 됐다. 물론 아직 현금이 전부 들어온 것은 아니지만 경영권 지분을 담보물로 설정해둔 만큼 리스크도 크지 않다. 거래만 성사 되면 투자금 회수는 물론 이자 수익도 기대된다. 결과적으로 지분 처분과 대출 주선을 통해 쌍끌이 수익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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