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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12년만의 한국물 복귀…진기록 행진 [Deal Story]BBB급 최고 흥행, 1시간만에 완판…투자자 설득 빛났다

피혜림 기자공개 2019-09-16 15:32:33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1일 15: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12년만에 한국물(Korean Paper) 시장에 복귀해 흥행 기록을 경신했다. 모집액의 12배에 달하는 주문을 모은 것은 물론 200여곳에 달하는 기관투자자를 사로잡아 남다른 인기를 드러냈다. 앞서 발행에 실패한 현대캐피탈의 후발주자로 나서 주춤했던 한국물 흥행 열기를 다시 끌어올린 모습이다.

SK하이닉스는 로드쇼를 통해 투자자 설득에 집중했다. 투자자들이 우려했던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원자재 수출제한 등이 SK하이닉스에 미치는 여파가 미미하다는 점을 적극 어필해 투심을 잡았다. 우수한 수익성과 SK그룹의 주요 계열사라는 점 역시 투자 매력을 높였다. 투자 열기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 수준의 스프레드로 조달에 성공해 금리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흥행 기록 경신…투자자 설득 주효

11일 SK하이닉스는 유로본드(RegS) 발행 규모를 5억달러로 확정했다. SK하이닉스는 3억달러 규모의 발행을 계획했지만 지난 10일 시작한 프라이싱에서 12배에 달하는 수요가 몰리자 증액을 결정했다. 트랜치(tranche)는 5년 단일물이다.

이번 조달로 SK하이닉스는 BBB급 한국물 이슈어로서의 흥행 기록을 다시 썼다. 북빌딩 결과 총 196개 기관이 35억달러 규모의 주문을 넣었다. 북빌딩을 개시한 지 1시간도 되지 않아 모집액의 2배가 넘는 8억달러 규모의 주문이 쌓이는 등 투자 열기는 뜨거웠다.

투자 기관 역시 다양했다. 단일 트랜치로 발행에 나선 BBB급 이슈어 중 200여곳에 가까운 기관의 참여를 이끈 곳은 올해 SK하이닉스가 유일했다. 한화토탈과 현대캐피탈아메리카, 미래에셋대우, GS칼텍스, 포스코 등 다수의 BBB급 발행사가 한국물 시장을 찾았으나 모집액의 10배가 넘는 자금을 끌어모은 곳은 없었다. 무디스와 S&P는 SK하이닉스에 각각 Baa2(부정적), BBB-(안정적) 등급을 부여하고 있다.

로드쇼를 통해 투심 잡기에 적극 나선 점 등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일부터 5일까지 나흘간 홍콩과 싱가포르, 런던, 프랑크프루트 등을 찾아 글로벌 투자자를 만났다.

SK하이닉스는 로드쇼에서 투자자의 우려 사항을 해소하는 데 집중했다. 투자자들은 미중 무역분쟁과 일본 원자재 수출 제한 등으로 인한 수익성 저하 등을 걱정했다. SK하이닉스는 중국 생산물이 한국에서 재가공 과정을 거친다는 점을 부각해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관세 부과 피해로부터 자유롭다는 점을 설명했다.

일본의 원자재 수출 규제 강화에 대해서도 SK하이닉스는 한국 생산물량이 20~30% 수준에 불과해 영향력이 크지 않다는 점을 어필했다. 특히 주요 원자재인 불화수소에 대해 절반 가량을 미국에서 수입했던 데다 최근 미국의 증설로 공급량이 늘어날 여지가 커진 점 등을 강조했다.

◇모회사 안정성, 저금리 효과 '톡톡'

SK텔레콤이라는 든든한 모회사 역시 SK하이닉스에 대한 신뢰도를 높였다. 앞서 가장 최근 발행이었던 지난 2007년 당시 SK하이닉스는 하이닉스반도체였다. 하이닉스반도체로 발행했을 당시 BB급이었던 신용등급을 BBB급으로 끌어올린 데다 SK그룹의 지원 가능성으로 안정성을 높인 점 등이 투자자를 사로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SK텔레콤 지원 가능성을 이유로 SK하이닉스 신용등급을 독자신용도 대비 1노치(notch) 높은 Baa2로 평정했다.

적극적인 설득에 힘입어 SK하이닉스는 스프레드(가산금리)를 최초제시금리(IPG) 대비 27.5bp 절감하는 데 성공했다. 프라이싱에서 SK하이닉스는 IPG로 미국 5년물(5T)에 190bp를 가산한 수준을 제시해 스프레드를 162.5bp까지 끌어내렸다.

금리 하락세라는 시장 환경 역시 SK하이닉스의 금리 절감 효과를 높였다. 미국 금리인하 가능성 등으로 미국 국채 금리는 연초부터 꾸준히 떨어져왔다. 이에 힘입어 미국 5년물 국채금리에 162.5bp를 가산해 발행금리를 결정한 SK하이닉스의 쿠폰금리는 3.00%로 확정됐다. 연초 한국물 발행에 나섰던 한화토탈이 5T+140bp로 조달에 성공해 3.875%의 쿠폰금리를 지불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SK하이닉스는 상당한 수준의 비용을 절감한 셈이다.

조달자금은 차입금 상환 및 설비 투자 등에 활용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발행자금을 원화로 스왑하지 않고 달러로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딜은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 BNP파리바가 주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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