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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체 늪' IPO 시장, 오직 '가격 메리트'에 성패 [Market Watch]업종·섹터 중심 흥행가도 '둔화'…투자자 손실 부담, 밸류 대폭 하향 불가피

김시목 기자공개 2019-09-19 14:38:56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7일 14: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침체 늪에 빠진 IPO 시장에서 성패를 좌우하는 결정적 요인으로 '가격'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제약바이오, 4차산업 등 업종과 섹터 중심의 흥행 기류는 크게 둔화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말 공모를 앞둔 상장 기업 역시 줄줄이 눈높이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최근 분위기는 손실 부담이 커진 공모주 투자자들이 주도하고 있다. 하반기 증시 패닉이 발행 시장으로 전이되면서 몸값에 대한 기관들의 보수적 평가가 주를 이루고 있다. 연말로 갈수록 딜이 몰리는 흐름 역시 가격 메리트의 비중을 높이는 것으로 파악된다.

◇ 저가 밸류 '공모 성사' 관건

8월 이후 수요예측을 진행한 곳(스팩 제외)은 마니커에프앤지, 나노브릭, 네오크레마, 한독크린텍, 라닉스, 올리패스 등 여섯 곳 가량이다. 식품 및 가공, 시스템반도체, 바이오 등 다양한 업종과 섹터에 포진한 기업들이 증시입성을 위한 공모 절차를 밟았다.

공모 절차를 순탄히 밟은 곳은 마니커에프앤지, 한독크린텍에 불과했다. 식품 가공 및 정수기 필터 제조사로 주목받는 업종은 아니었지만 안정적 수익창출이 가능한 곳들이다. 밸류에이션 역시 PER을 10~15배 안팎으로 낮추면서 투자자들의 선택을 받았다.

반대로 나노브릭은 올해 '핫' 업종이자 섹터인 바이오에 포진하면서 이목을 끌었지만 결과는 부진했다. 추정 수익에 근거해 28배의 PER을 적용했다. 건강식품 원료 제조사인 네오크레마 역시 25배에 육박하는 PER을 제시한 결과 기관들로부터 외면 받았다.

특히 성장성 추천제 특례상장 기업의 경우 성적이 더욱 참담했다. 두 곳 모두 현재 이익이 아닌 미래 예상 지표에 근거해 몸값을 산출했다. 두 곳 모두 PER은 25~30배 수준에 달했다. 라닉스와 올리패스는 당초 예정 공모가의 절반 수준으로 몸값이 하락했다.

시장 관계자는 "증시가 패닉에 빠진 뒤 기업이 눈높이를 내리는 것은 수순"이라며 "분명히 상장 추진 초기보다 몸값을 조정하고 있긴 하지만 그 폭에 따라 결과가 갈린다"고 말했다. 이어 "확실치 않은 이익에 기반한 곳들에 더 엄격한 경향"이라고 덧붙였다.

◇ '손실 부담' 기관 보수적 스탠스

공모주에 투자하는 기관들의 보수적 성향은 앞서 상장한 기업들이 증시 패닉에 유탄을 맞으면서 주가가 급락한 여파가 크다. 투자한 공모주가 주가 상승을 통해 수익을 얻어야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지지만 최근 기류는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손실을 안고 있는 가운데 몸값이 조금이라도 높다고 판단되거나 불확실성이 상존한 기업에 대해 보수적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PER이 월등히 낮거나 할인율을 기록적으로 반영했다는 확신이 서지 않을 경우 해당 공모주를 배제하는 추세다.

딜이 몰리는 연말로 갈수록 보수적 기조는 심화할 전망이다. 상대적으로 선택지가 넓어진 만큼 가격 메리트가 높은 곳을 예의주시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IPO 기업 역시 공모 성사를 위해 밸류에이션 조정에 상당한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IB 관계자는 "상반기 투자 손실로 인해 선순환이 일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가장 뜨거웠던 제약바이오가 무너진 영향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업종이나 섹터보다는 무조건 낮은 가격이라는 판단이 서야 투자에 나서는 경향이 짙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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