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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테크랩, 미래경쟁력 창출 동력 '디지털 금융 핵심' [금융권 핀테크랩 전략] ①사회공헌에서 협업 파트너로…3세대 해외 진출 동반자 위상 강화

이은솔 기자공개 2019-10-01 14:27:59

[편집자주]

금융권 핀테크랩은 의무에서 전략이 되고 있다. 혁신 기술을 갖춘 핀테크 스타트업을 확보하는 것이 금융사의 미래 경쟁력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부 기조에 맞춰 시작했던 핀테크랩은 이제 1세대, 2세대를 넘어 3세대에 들어섰다. 출범 5년차를 맞은 금융권 핀테크랩의 성과와 방향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8일 08: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5년을 기점으로 우후죽순 생겨난 금융권의 핀테크랩은 초창기엔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에 가까웠다. 금융회사들은 핀테크업 육성이라는 개념이 낯설었고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 지도 잘 모른 채 정부 기조에 발맞춰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던 중 디지털이 금융회사의 최우선 과제로 부각되면서 핀테크 스타트업을 보는 눈이 달라졌다. 기술적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유망 핀테크 기업에 주목했고 이들을 키우면서 자사의 서비스에 접목하고 상용화하는데 도움이 됐다. 랩에서 육성됐던 핀테크 스타트업도 1세대와 2세대를 거치면서 양적, 질적으로 성장했다.

올들어 금융권 핀테크랩은 3세대에 돌입하고 있다. 랩에서 태동한 핀테크업체들은 이젠 금융사의 해외진출 동반자로 위상이 강화됐다. 금융지주회사, 시중은행 등 대형 금융기관도 이들과 함께 성장하는 방향을 모색 중이다. 핀테크랩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금융사의 미래경쟁력을 창출하는 필수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NH디지털혁신캠퍼스 데모데이
NH디지털혁신캠퍼스 데모데이

◇앞다퉈 문 연 1세대... 공간지원·상담 등 일방향 지원

핀테크랩은 아이디어와 기술을 갖춘 핀테크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금융사들이 사무공간과 교육, 협업 기회 등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칭한다. 2015년 정부 기조에 따라 앞다퉈 탄생했다. 정부가 핀테크 산업을 국가 차원에서 육성하겠다고 선포하자 신한, KB, 하나 등 금융지주사와 우리은행, 농협은행, 기업은행이 잇달아 핀테크 전담 조직을 마련했다.

지원 공간을 만드는 작업도 이때 시작됐다. 농협은행의 NH핀테크지원센터(현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시작으로 KB핀테크허브센터(현 KB이노베이션허브), 신한퓨처스랩, 우리핀테크늘품터(현 디노랩), IBK핀테크드림센터, 하나·외환 원큐랩(현 원큐애자일랩) 등이 차례로 문을 열었다.

핀테크랩 관계자들은 이 시기를 '1세대'로 꼽는다. 당시 핀테크 지원센터는 스타트업들이 제안서를 들고 찾아오면 이를 검토하고 조언하는 창구 역할에 그쳤다. 금융사 입장에서도 처음 시도하는 사업인만큼 시행착오를 겪었다. 여기저기 중복해 지원만 받는 '체리피커'도 있었고, 금방 사업을 중단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2017년 금융권에 '디지털 바람'이 불어닥치며 핀테크랩을 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카카오뱅크의 등장은 은행들을 일제히 긴장시켰다. 인공지능(AI), 블록체인, 간편결제 등 혁신적인 기술에 금융사의 미래가 달려있다는 인식이 생겼다.

저마다 모바일뱅킹 어플리케이션 등을 개발하며 신규 서비스에 대한 수요도 커졌다. 금융회사들은 자사의 필요성에 따라 본격적으로 유망 기업을 선정해 사무공간을 제공하고 사업 육성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금융권 핀테크랩 현황(수정)

◇스케일업 넘어 은행권 글로벌 동반 진출 3세대 돌입

올 4월 핀테크랩은 또 한 번의 전환점을 맞는다. 금융위원회가 지정대리인 제도와 규제 샌드박스를 도입하면서 핀테크랩의 실제 활용 범위가 확대됐다.

지정대리인은 핀테크 기업이 금융사의 업무를 위탁받아 실제 운영을 할 수 있는 제도다. 기술이 있어도 실제 현장에서 테스트해 볼 기회가 없었던 핀테크 기업들에겐 실제 운영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린 셈이다. 유망한 기술을 갖추고 은행이나 카드사와 업무 협약을 맺는 스타트업도 등장했다.

금융권은 기술 상용화에 초점을 맞춘 핀테크랩 '시즌2'를 내놓기 시작했다. 우리금융지주는 지난 4월 기술을 실제로 검증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testbed)를 표방하는 디벨로퍼랩을 신설했다. 신한퓨처스랩도 입주 기업의 스케일업(scale-up)을 목표로 제2출범을 선언하고 투자 규모를 확대했다.

농협은행 역시 같은 달 R&D센터와 기존의 핀테크랩을 결합한 NH디지털혁신캠퍼스를 새로 열었다. 단순히 사무공간과 컨설팅을 지원하는데서 벗어나 한국의 유니콘 기업을 키우기 위한 단계에 돌입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다음 목표는 해외가 될 것이라고 핀테크랩 관계자들은 입을 모았다. 이미 발 빠른 곳은 동남아시아에 거점 사무실을 개소하고 해외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신한금융지주는 베트남에 이어 인도네시아에 신한퓨처스랩 사무소를 열었다. 우리금융도 올 하반기 디노랩의 동남아 진출을 확정지었다.

시작은 정부 정책에 발맞춘 사업이었지만, 디지털 금융의 중요성이 높아지며 지수 및 은행들도 기술혁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핀테크랩 관계자는 "1세대 핀테크랩이 공간 지원 수준에 머물렀다면, 2세대는 상용화를 목적으로 협업의 가능성을 열었다"며 "막 첫 걸음을 내딛는 핀테크랩 3세대는 금융회사의 글로벌 진출과 맞물려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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