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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율성' 중시하는 손태승, 기관영업 보폭확대 [은행 기관영업 진단] ②기획재정부 산하 공공기관 절반 장악, 법원공탁금 유치 '주력'

손현지 기자공개 2019-09-23 08:47:00

[편집자주]

은행들이 기관영업에 사활을 걸기 시작했다. 리테일영업 기반이 약해지면서 장기간 금융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우량 고객 선점이 더욱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시금고, 법원공탁금, 연금 외에도 협회나 구청 등도 주거래은행 선정시 입찰을 붙이기 시작하면서 새로운 격전지로 부상하고 있다. 5대 은행의 기관영업 성과와 전략 등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09월 19일 09: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우리은행은 기존 기관영업 '강자'의 아성을 유지하기 위해 최근에는 공공기관 쟁탈전에도 뛰어들고 있다. 특히 법원공탁금 신규 유치를 위해 다방면으로 도전하고 있는 모습이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취임 후 공격적으로 공공기관 장악에 나섰다. 기관영업의 '저비용 고효율'을 강조하면서 지향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해온 것이다. 무엇보다 입찰 경쟁 마다 103여년 동안 서울시금고를 관리해오면서 구축해온 고도의 전산능력이란 강점을 앞세웠다. 우리은행은 자체 세금 수납 시스템까지 개발할 정도로 탄탄한 입지를 다져왔다.

아울러 지난 2년 2개월 간 무려 3000억원에 달하는 예산을 투입해 구축한 차세대 전산시스템 '위니(WINI)'를 출시하는데 성공하기도 했다. 이는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 등 새로운 기술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어 서울시2금고 사업자를 포함 각종 공공기관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되는데 일조했던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우리은행 관계자는 "손 행장은 서울시금고를 토대로 한 기관영업 역량을 활용해 다른 기관영업에서 약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왔다"며 "서울시금고 업무의 공백에 따른 유휴 조직과 숙련된 인력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도록 새로운 승부처를 발굴하기 위해 기관영업전략부와 소통을 지속해왔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방자치단체 금고의 특성상 수익성 측면에서는 메리트가 없는데다가 기존 금고지기들의 입지가 탄탄해 상당한 출혈 경쟁을 감수해야 한다"며 "따라서 시금고 분야에 공격적으로 대응하기 보다는 공공기관이나 법원에서의 입지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의 과점주주 이사회 체제에선 역마진까지 감수하는 공격적이고 속도감 있는 의사결정이 사실상 불가한데 기인한다.

이러한 손 행장의 의지 덕분에 공공기관 분야에서 입지를 확고히 할 수 있었다. 지난 8월 기준 기획재정부 지정 공공기관 총 338개 가운데 106개 기관의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됐다. 대형 공공기관 사업 유치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달 부터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관 '통합Ezbaro시스템'의 연구개발(R&D)자금 전담은행을 맡게된다.

더욱이 작년부터는 정부의 핵심 사업인 일자리안정 사업의 자금관리 은행으로서 자금집행을 담당하고 있다. 방위사업청이 국제계약·환전 전담은행을 맡았는데 주로 해외 물품 구매 결제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특히 하반기에는 만기가 도래하는 법원 공탁금 보관은행 재계약과 신규 유치를 목표로 세우고 있다. 법원공탁금은 법원행정처 산하 민 형사 사건에서 당사자 간 합의금이나 배상금 규모에 다툼이 있을 경우 최종 금액 확정시까지 법원이 맡아두는 돈이다. 은행들은 공탁금 관련 수익의 약 0.5%를 법원에 출연하게 되는데 지자체 공공기관 금고 경쟁에 비해 수익성 측면에서 부담이 적은 영역으로 분류되고 있다.

법원 공탁금 시장은 무려 10조원에 달하는 시장으로 신한은행이 7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다만 올해부터 법원행정처가 대구·부산·울산·창원지법 등 영남권 법원의 공탁금 보관은행 재지정에서 공개 입찰 방식을 검토하면서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우리은행은 지난 1963년부터 총 6개(전체의 4.5%) 법원(4개 지원, 2개 시법원)의 공탁금을 보관하고 있다. 비록 비중은 적지만 오랜 세월 안정적으로 관리해오며 법원 업무에 대한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경쟁입찰에 적극적으로 참여 중이다. 오는 11월께 판가름 나는 부산지방법원 동부지원 입찰에 참여한 상태라 PT준비에 한창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무리한 출연금과 역마진 이율까지 감수하면서 기관고객 숫자를 늘리기보다는 수익성 측면에서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영업을 지향하고 있다"며 "지자체금고 영업의 경우 과도한 이익제공 보다는 지역사회 공헌 또는 지역주민의 금융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금융상품과 서비스 제공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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