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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한은행, 공무원연금 주거래은행 입찰 포기한 까닭은 '1.5%+α' 높은금리 조건, NIM악화 판단…우리·하나도 '미응찰'

손현지 기자공개 2019-09-27 11:21:46

이 기사는 2019년 09월 26일 09: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2조 황금알로 각광받았던 공무원연금공단 주거래은행 입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존 사업자인 KB국민은행 외에는 도전자가 없었다. 특히나 연금사업 신규유치에 집중하고 있는 신한은행도 미응찰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사실 신한은행은 2차 입찰 제안기간 막바지까지 고심을 거듭했던 곳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7년 10년간 유지해오던 국민연금공단 주거래은행도 우리은행에 넘겨준 가운데 진옥동 행장이 최근 신규 우량기관 유치를 강조해왔기 때문이다. 특히나 공무원연금공단 주거래은행은 설립초기(1982년) 옛 조흥은행이 담당해오던 영역인 만큼 시너지 효과도 기대됐다.

그러나 지난 9월 1차 비딩에 이어 23일 진행된 2차 입찰 제안기간에도 신한은행은 나서지 않았다. 공무원연금공단이 제안금리로 '한국은행 기준금리(1.5%)+α'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금리인하 국면에서 공단측이 요구하는 금리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은행업계 관계자는 이라며 "당초 큰 관심을 지니던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예상과 달리 쎈 금리조건에 1차부터 사실상 마음을 접은 상태였다"며 "다만 신한은 2차 마지막까지 수지타산을 고려해 입찰여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공단측이 제시한 금리조건은 사실상 알파가 마이너스가 아닌 이상 은행들에게는 적자를 감수하라는 얘긴데 결국 출혈을 감수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경쟁하기도 전부터 포기하게 되면서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입찰의 핵심, 'α금리' 손해 베팅…더이상 출혈 감수 어려워

이번 공무원연금공단 입찰의 핵심은 제안금리 항목이었다. 공단측이 제시한 금리 기준치는 1.5%, 즉 은행들이 입찰에 응하려면 1.5%보다 높은 금리를 적어내야 했다. 통상적인 금리 계약이 1%안팎 수준에서 이뤄지는 점을 감안했을 때 이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이다.

만일 금리 조건을 내걸지 않았다면 은행들은 1.0%이든 1.3%든 사정에 맞춰 적어내고 출연금 등 다른 평가 기준으로 점수를 따낼 수도 있었다. 그러나 최소 기준치 자체가 너무 높았다.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이 관측되는 가운데 은행들이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4대 은행의 예금금리는 연 1.25%~1.50%이다.

제안금리는 배점도 20점이나 차지했다. 예금계좌 잔액에 가장 높은 금리를 제시한 은행에 최고점을 주고 나머지 은행들은 최고제안 금리 대비 상대평가를 통해 점수가 부여되는 식이다. 아무리 예금 확보가 쉽지 않다지만 사실상 α의 규모는 은행이 감수해야 할 손해의 규모나 다름없었다.

나머지 주거래은행 평가항목(100점 만점)은 △재무안전성(20점) △업무수행능력 및 전략(10점) △사업관리(25점) △시스템 연계보완(20점) △사회적가치 실현(5점) 등이다. 평가점수가 같을 경우 제안금리가 높은 쪽이 주거래은행으로 선정된다. 재무안전성 등 대부분의 항목이 비등한 가운데 결국 당락을 좌우하는 건 금리다. 시장금리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고금리를 제시해야만 하는 구조다.

◇ 서울시금고의 교훈…NIM·자본비율 하락

신한은행의 판단에는 서울시금고의 교훈도 한 몫 했다. 신한은행은 작년 경쟁은행 대비 3배 가까운 3000억원을 베팅해 서울시금고를 따냈다. IT 전산망 구축비용(1000억원)까지 합치면 총 4000억원이 투입됐다.

해당비용이 고스란히 무형자산으로 분류되면서 보통주자본이 차감되기도 했다. 수익성 측면에서는 1년에 1000억원씩 손해보는 셈이다. 아울러 최근 시중 금리가 하락추세로 접어들면서 사전에 계약한 금리 조건을 충족시키는 것도 어려워졌다.

따져보면 실제로 은행에 들어오는 예수금액도 크지 않다. 공무원연금 예산 역시 22조원에 달하지만 사실상 은행이 운용할 금액은 2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연 660조원을 굴리는 국민연금공단의 주거래은행도 사실상 대부분이 '기금' 형태다. 이를 채권이든 주식 등에 투자하면 은행이 운용할 수 있는 장부액은 3조원 남짓이다.

이런 가운데 금리가 높아버리면 은행 입장에서는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순이자마진(NIM)에도 악영향을 끼친다. NIM은 이자부자산 운용수익에서 조달비용을 차감해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값으로 은행의 수익능력을 나타낸다. 지표에는 원화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 금리)과 채권 등 유가증권에서 발생한 이자가 포함된다.

신한은행은 지금도 건설근로자공제회, 기획재정부 운영 연기금투자풀, 중소기업중앙회, 고용산재보험기금 등과 주요 수탁 계약을 체결하고 적지 않은 자금을 관리하고 있다. 작년 4월에는 15조원이 넘는 사학연금공단의 수탁업무를 담당할 은행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조달금리를 최소화해도 노마진을 감수하고 각종 경영 지표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그런데 추가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베팅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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