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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임 인상' 제주항공, 제주도민 할인 확대 속사정은 2005년 제주도와 '운임 협의' 협약 체결…제주도가 요금 인상 '발목'

유수진 기자공개 2019-10-02 08:06:27

이 기사는 2019년 10월 01일 07: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제주항공이 오는 14일부터 국내선 항공운임을 최대 10.3% 인상한다. 2분기 공급 과잉과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5년 만에 적자 전환하는 등 최근 경영 환경이 심상치 않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로써 제주항공은 지난해 9월 국내선 주요 노선의 운임을 최대 11.1% 올린 지 1년 만에 다시 요금 인상 카드를 꺼내들게 됐다.

하지만 모순적이게도 제주도민에게 제공하는 운임 할인혜택은 기존보다 확대한다. 제주특별자치도의 요구를 받아들여 내린 '달갑지 않은' 결정이다. 제주도는 제주항공의 지분 7.75%를 보유하고 있는 2대 주주다. 업계에서는 제주도가 제주항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14일부터 국내선 항공운임을 노선·시기별로 4.2~10.3%씩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김포-부산 노선의 성수기 요금이 기존 7만8000원에서 8만6000원(10.3%)으로 가장 많이 오른다. 김포-제주 성수기(9.0%) 요금이 그 다음이다.

제주항공 국내선 요금 인상

제주항공은 지난달 24일 홈페이지에 이같은 내용을 구체적으로 공지했다. 현행 항공사업법 제14조 제2항은 국내선 운임을 변경하려면 20일 이상 예고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따라서 제주항공은 예고기간을 거쳐 무리 없이 운임을 올릴 수 있을 전망이다.

제주항공은 요금 인상을 추진하게 된 배경으로 최저임금 상승과 원화값 약세로 인한 경영 환경 악화를 꼽았다. '불가피한 조치'라며 '경쟁사인 진에어와 에어부산 수준으로 인상하는 것'이라고도 부연했다. 실제로 제주항공은 지난 2분기 5년 만에 적자를 내는 등 꾸준히 우상향하던 실적이 항공업황 침체와 함께 주춤한 상태다.

금융감독원에 제출된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 상반기 직원 급여는 1297억원으로 전년 동기(994억원) 대비 30% 이상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외화차손·외화환산손실도 225억원으로 전년 77억원보다 3배 이상 커져 실적 부진에 힘을 보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의아한 건 경영상황이 어려워 운임 인상을 추진하는 제주항공이 제주도민 대상 할인율을 기존보다 높이기로 했다는 점이다. 제주항공은 그동안 제주도민이 항공권을 구매할 때 20%의 할인 혜택을 제공해왔으나 이번에 25%로 5%포인트 확대키로 했다. 이에 따라 제주도민들은 연간 성수기(15% 할인) 60여일을 제외하곤 25% 할인을 적용받게 된다.

이러한 모순은 제주항공이 지난 2005년 출범 당시 맺은 약속 때문이다. 당시 제주도는 제주항공에 50억원을 출자, 지분 25%를 확보하며 추후 제주 기점 노선 운임 인상시 우선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내용의 협약을 체결했다. 이 협약서는 이후 제주항공이 요금 인상을 시도할 때마다 제주도가 번번이 제동을 거는 근거가 됐다. 양측은 운임 인상을 놓고 법정다툼까지 벌이다가 지난해 가까스로 화해를 했다. 운임 갈등이 양측 모두에 마이너스란 판단 하에 상생을 고민하기 시작한 것이다.

따라서 제주항공은 이번에 요금 인상을 추진하면서도 제주도와 사전 협의를 거쳤다. 당초 제주도는 '도민 부담 증가'를 이유로 운임 인상 계획에 반대하다가 할인율 확대를 조건으로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청 관계자는 "제주항공이 제주를 기점으로 운항하는 국내선 항공 요금을 인상할 때 도와 협의하도록 돼 있다"며 "이에 따라 운임 인상을 협의했다"고 말했다. 제주항공은 앞으로도 제주발 국내선 운임을 올릴 때마다 제주도로부터 사실상 사전 허락을 받아야 한다.

문제는 제주도가 얻어낸 도민 혜택 확대가 제주항공이 추진하는 운임 인상 기조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서로 상반되는 조치가 맞물려 요금 인상 효과를 반감시킬 가능성이 높다. 항공업계 내에서 제주항공의 2대 주주인 제주도가 정작 제주항공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제주도는 제주항공의 지분 7.75%를 보유, 애경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56.94%)의 뒤를 이어 2대 주주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5년 제주항공 출범 당시엔 지분 25%를 갖고 있었지만 이후 수차례의 유상증자로 지분율이 점점 줄었다. 제주도는 매년 배당금으로 제주항공 주식을 사들이며 재투자를 해왔으나 지난해부턴 도의회의 제동으로 이를 멈춘 상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제주도민 할인을 받는 승객수를 따로 집계하고 있지는 않다"며 "다만 그리 많지는 않은 걸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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