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 LAT 개선 계획…한화생명 결손 부담 완화되나 금융위 제도 완화·재무건전성준비금제도 신설…연말 잉여금 증가 가능성
최은수 기자공개 2019-10-14 09:39: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14: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이 책임준비금 적정성평가제도(LAT) 개선 계획을 밝히면서 한화생명의 적립금 결손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생명은 고금리 상품비중이 높은 까닭에 LAT 제도 강화와 금리하락이 맞물리자 적립금 잉여 금액이 올 상반기 말 1조원 아래로 떨어졌다.한화생명은 LAT 적립기준 도입일정을 1년 연기하고 ‘재무건전성준비금' 신설을 골자로 하는 당국의 개선안이 적용되면 올 연말부터는 2017년부터 이어진 잉여금 감소세를 끝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10일 손병두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보험 자본건전성 선진화 추진단 제3차 회의를 열었다. 회의에선 LAT에 따른 보험사의 과도한 당기손실 확대를 막고, 보험 계약 국제회계기준(IFRS17)에 대비해 자본확충을 강화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금융위는 먼저 LAT 적립기준 강화일정을 1년 연기한다. 금융위는 당초 할인율 축소를 골자로 하는 LAT 적립기준 강화일정을 2019년 말 결산부터 적용할 예정이었다. 다만 올들어 새 보험국제회계기준(IFRS17) 시행 시기가 2021년에서 2022년으로 1년 연기되면서 LAT 강화 일정도 이에 맞춰 순연한다고 밝혔다.
제도가 1년 연기되는 것만으로도 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보험사들은 1년 미뤄지는 만큼 만기가 도래하는 고금리 계약은 늘고 이를 우량한 신계약으로 대체할 수 있다. LAT평가액 상승 효과를 희석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여기에 재무건전성준비금 제도가 신설되면 부채 시가평가에 대비한 자본확충에 도움을 준다. 재무건전성준비금은 배당가능이익에서 제외되고 내부유보되는 계정이다.
윤창호 금융위 금융산업국장은 "잉여금 내 법정준비금으로 적립되는 '재무건전성준비금' 계정을 신설하는 제도를 곧 마련할 것"이라며 "보험사들이 재무건전성준비금을 쌓으면 2022년까지 자본으로 인정돼 부채증가를 이연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제도 개선 계획에 따라 생보사 빅3 가운데 한화생명의 LAT 적립 부담이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에선 그간 급감하는 한화생명의 LAT 잉여금 변동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 왔다. 한화생명의 상품 포트폴리오는 타사 대비 고정금리 상품 비중이 30% 중반 대인 생보사 평균 대비 높기 때문이다.(올 상반기 기준 전체 대비 45.6%) 상품만기가 길고 과거 확정금리보험을 많이 팔았을 경우 제도 강화와 금리 하락이 맞물리면 준비금 부담이 급격히 가중된다.
한화생명의 LAT 잉여금은 이에 따라 금리 인상과 하락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한화생명의 금리 할인율 10bp당 LAT 민감도는 1조2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말 기준금리가 25bp 하락함에 따른 LAT 잉여금 감소분만 약 3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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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2017년 이후 할인율을 축소하는 금융당국의 LAT 제도 강화가 더해져 한화생명의 LAT 잉여금은 2017년 이후부터 감소세였다. 2016년 1조8713억원이던 한화생명의 LAT는 지난 2017년 말 7조728억원 늘었다가 작년 말 1조1911억원, 올 상반기 말 8039억원까지 줄어들었다. 한화생명의 올 반기 말 LAT 책임준비금 대비 잉여금 비율은 1.14%로 하락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LAT 평가 강화 기조가 연말까지 그대로 이어졌다면 한화생명은 적립금을 추가로 쌓아야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다만 이번 제도 개선으로 한화생명의 결손 우려는 불식된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당국이 이번 회의를 통해 추가 금리 하락에 대한 대응안을 제시한 것도 한화생명에 긍정요인이다. LAT 산정을 위해 사용하는 국고채수익율이 추가로 하락하면 이차역마진이 더 극심해 보험사들이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설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한 대응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국채수익률 기준을 △현행 반기말 종가가 아닌 일정기간 동안의 이동평균으로 변경하거나 △현행 20년인 수익률곡선 추정을 위한 최종관찰만기를 재검토하기 위한 연구용역 등도 검토 중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한화생명은 금리연동형상품을 판매해 확정금리부채를 희석해 왔다"며 "금융당국의 LAT 제도 개선과 확정금리 상품 만기 도래, 올해 건강종합보험 판매 중심의 보험영업이익이 맞물리면 잉여금 비율이 1%를 밑도는 우려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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