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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증권을 움직이는 사람들]허연, '신뢰를 파는' 법인영업통…글로벌로 전진⑥솔선수범형 리더…해외사업·금융상품 역량 강화 과제

이지혜 기자공개 2019-10-17 13:59:14

[편집자주]

현대증권과 합병 3년차를 맞는 KB증권은 각 부문의 전문성을 제고하기 위해 김성현 사장, 박정림 사장으로 이뤄진 2기 각자대표 체제의 닻을 올렸다. KB증권은 금융그룹 내 계열사와 매트릭스 체제를 구축해 WM(자산관리), IB(투자은행) 등에서의 협업 시너지 창출에 공을 들이고 있다. 초대형 IB로 발돋음한 KB증권을 움직이는 주요 인사들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0월 11일 15: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증권 홀세일부문이 격변기를 겪고 있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증시가 침체되자 글로벌 시장으로 눈을 돌리며 갈수록 까다롭게 투자조건을 제시하고 있다. KB투자증권 시절부터 홀세일부문 강자로 불리던 KB증권이지만 서둘러 대응하지 않으면 생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허연 KB증권 부사장(사진)은 홀세일부문의 생존기반을 다질 적임자로 꼽힌다. 애널리스트로서의 경험과 외국계 증권사에서 다진 글로벌 감각, IT 투자 뚝심으로 KB증권 홀세일부문의 장기적 성장토대를 다질 것이라는 기대를 받는다.

허 부사장의 성장 키워드는 세 가지다. 글로벌화, 금융상품군 확대, OCIO(외부위탁운용)사업 강화가 그것이다. 투자자 눈높이에 맞춰 홀세일부문을 글로벌화하면서 금융상품의 질을 끌어올림과 동시에 OCIO시장의 선두주자를 바짝 추격할 계획이다.

목표는 높지만 요행을 바라지는 않는다. '영업은 신뢰를 파는 장사'라는 신념처럼 하루 두 시간 더 공부하고 더 고민해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이 허 부사장이 밝힌 최고의 성장비법이다. 그를 국내 최고의 법인영업통으로 끌어올린 비결이기도 하다.

◇국내와 글로벌 시장에 대한 탁월한 안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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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 부사장은 늦어도 아침 6시 30분이면 업무를 시작한다. 아무도 없는 사무실에서 국내 시장 동향, 글로벌 시장 동향을 꼼꼼히 살피고 하루 계획을 차분하게 챙긴다.

LG증권에서 기업분석팀 애널리스트로, 외국계 증권사에서 국내영업팀 상무로 일하며 생긴 습관이다. 외국계 증권사인 HSBC증권, 크레디트스위스증권은 국내 증권사와 달리 해외 시장 동향을 파악하기는 좋았지만 밤새 쌓이는 정보의 양이 많았다. 허 부사장은 이때부터 남보다 한두시간씩 일찍 출근해 업무를 보기 시작했다.

'티끌 모아 태산'이라는 속담처럼 하루 두 시간의 시간이 쌓이면서 허 부사장의 평판은 갈수록 좋아졌다. 허 부사장은 아침마다 국내외 시장동향을 파악해 고객들에게 2000자 내외의 레터를 보냈다. 고객의 질문에는 끝까지 성실하게 답했다. 국내외 시장을 두루 꿰고 있다는 평가와 함께 고객의 신뢰를 이끌어냈다.

증권업 본질에 대한 고민 끝에 나온 결과였다. 허 부사장은 증권업의 본질은 고객의 이익 증대, 영업의 본질은 신뢰를 파는 장사라고 생각했다. 술자리와 골프접대가 주류를 이루던 당시 영업방식과 달리 전문가로서 역량을 입증하는 '정공법'으로 최고의 법인영업통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것이다.

허 부사장의 명성에 과거 KB투자증권은 2012년 크레딧스위스증권에서 에쿼티세일즈 헤드 상무를 맡고 있던 그를 법인영업 총괄 전무로 영입했다. KB투자증권은 당시 신생 증권사였는데도 법인영업에서 저력을 보인 만큼 인선에 매우 공을 들였는데 허 부사장이 적임자로 꼽혔다.

KB투자증권과 현대증권이 통합돼 KB증권이 출범하던 2017년에도 허 부사장을 향한 신뢰는 흔들림이 없었다. 당시 전무였던 허 부사장은 2016년 말 인사에서 재신임받으며 통합 KB증권에서도 법인영업본부장 전무를 맡았다.

김성현 사장, 박정림 사장으로 이뤄진 KB증권 2기 각자대표 체제에서 허 부사장의 역할은 더욱 확대됐다.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하며 홀세일부문장을 맡았다. 책임도 무거워졌다. 김 사장과 박 사장의 신년사에서 드러났듯 법인영업의 차별적 경쟁력을 강화하고 금융상품영업과 국제영업부문에서 선두 기업과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중책을 짊어졌다.

◇솔선수범형 리더십으로 홀세일부문 글로벌 역량 강화

허 부사장은 솔선수범형 리더십을 추구한다. 증시침체, 해외투자에 대한 고객의 요구 확대로 홀세일부문 영업환경이 만만치 않다.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는 만큼 본인이 앞장서서 직원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조직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다고 믿는다. 집무실 문을 항상 열어놓는 이유이기도 하다. 먼 발치나 등 뒤에서 지시만 내리는 리더가 아닌 곁에서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리더로서 조직을 이끌겠다는 의미다.

허 부사장이 솔선수범해 힘을 집중하는 분야는 글로벌, 금융상품의 다양화, OCIO사업 이렇게 세 가지다.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이전까지 MMF나 개별종목 주식투자를 선호했던 것과 달리 글로벌 투자에 대한 요구를 확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허 부사장은 글로벌 금융상품 관련 영업조직도 개편 및 승격시키며 금융상품의 양을 늘리고 질을 높이는 전략을 펴고 있다.

이밖에 허 부사장은 IT역량을 집중해 5월 자체적 통합 트레이딩 플랫폼을 구축했다. 허 부사장이 경험을 쌓았던 HSBC증권, 크레딧스위스증권 등 글로벌 증권사는 그 덩치만큼이나 IT역량, 전산시스템 수준이 높다. 이를 벤치마킹해 KB증권도 세련된 통합 트레이딩 시스템을 갖추면서 기관투자자의 거래를 유도하고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높이겠다는 의도다.

OCIO사업은 KB증권이 후발주자로 뛰어들었지만 경쟁력에서만큼은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분야다. OCIO는 공공기관이나 일반기업 등이 투자 의사결정을 전문 운용사 등에 위탁하는 것을 말한다. 향후 기금형 퇴직연금제도, 디폴트옵션 등이 도입되면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돼 성장성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다.

KB증권은 OCIO사업을 시작한 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금융그룹 네트워크를 보유했다는 데 강점이 있다고 허 부사장은 확신한다. 은행, 금융, 증권, 손해보험 등 네트워크가 탄탄한 데다 고객층이 두텁고 금융상품에 대한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어 머잖아 두각을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허 부사장은 올해 12월 취임 1년을 꽉 채운다. 지금까지는 조직 및 인력을 재정비하며 홀세일부문 구성원과 목표에 대한 공감대를 나누는 시간이었다면 앞으로는 결실을 맺을 것으로 그는 내다본다. 허 부사장은 "한 번 구르기까지 시간이 걸리더라도 구르기만하면 단숨에 몸집을 불리는 눈덩이처럼 홀세일부문도 성장할 것이다"라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경력>
△1999.1 LG증권 기업분석팀 애널리스트
△2000.3 LG증권 법인영업부 차장
△2002.3 HSBC증권 국내영업팀 상무
△2012.6 Credit Suisse증권 국내영업팀 상무
△2012 KB투자증권 Wholesales총괄 전무
△2017 KB증권 법인영업본부장 전무
△2019 (現) KB증권 Wholesale부문장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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