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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달라진 회장 선임 절차…공정성 논란은 여전? 2단계서 4단계로 변경…내부인사 발탁 의지

성상우 기자공개 2019-10-23 10:00:00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3일 07: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T가 차기 회장 선임 레이스를 본격 시작했다.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관전 포인트는 'KT 내부 출신 인물의 회장 선임 여부'다. 또다시 정부가 지명한 낙하산 회장이 들어오는 사태를 막고, 여러 후보를 면밀하게 살핀 뒤 KT 주도하에 차기 회장을 선임하자는 공감대도 KT 내부적으로 확산 중이다.

회사측은 회장 선임 절차를 기존 2단계에서 4단계로 '강화'한 상태다. 이같은 절차 변경이 향후 진행될 차기 회장 선임 과정에서 어떤 효과로 나타날 지, 그리고 '낙하산 인사' 또는 '특정인의 후계자 탄생'과 같은 공정성 논란은 없을 지 업계 및 재계 관심이 쏠린다.

KT는 이사회 산하 지배구조위원회가 오는 23일부터 내달 5일까지 사외 회장 후보자 공모 및 전문기관 추천을 시작한다. 사내 후보 모집 및 선정은 지난 상반기부터 착수, 후보군을 어느 정도 확정한 뒤 심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T 광화문 사옥
KT 광화문 사옥 [사진=KT제공]
지배구조위원회의 심사는 이번 회장 선임 과정에서 처음 생긴 절차다. KT는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회장 선임 절차를 변경한 바 있다. 'CEO추천위원회'와 '주총'을 거치는 2단계에서 '지배구조위원회'와 '회장후보심사위원회' '이사회' '주총'을 차례로 거쳐야 하는 4단계 시스템으로 강화한 것이다.

지배구조위원회는 사내외에서 모집한 여러 후보들을 바탕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을 구성한다. 이 과정에서 사내 후보 선정과 사외 후보 공모·추천 과정이 별개로 진행된다. 사내 출신 후보 선정 작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다.

과거 CEO추천위원회에선 내부 출신 인사가 유력 후보로 떠오르기 힘든 구조였다. 전임 사장과 사외이사로 구성된 위원회 구성과 사내와 사외 후보를 모두 공모를 통해 선정하는 모집 형태상 사내 임원들에 대한 기회가 사외에 비해 다소 제한된 측면이 있었다.

KT 내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당시 후보로 거론되던 사내 임원들은 아무래도 현직 임원들이다보니 회장 탈락 가능성과 이후 거취 문제 등 여러 사정상 회장에 도전하겠다고 섣불리 나서기 어려운 분위기 였다"고 말했다.

지배구조위원회가 생기면서 사내 후보군 선정 작업을 별도로 진행하게 됨으로써 사내 인재들이 성장을 통해 회장 후보로 나갈 수 있는 길을 열어줬다. 황창규 회장이 그동안 공공연히 밝혀온 '내부 출신 후계자 양성' 방침과도 맞아떨어지는 부분이다. 이같은 황 회장 의지에 따라 KT는 지난해 내부 출신 CEO 발탁이 가능하도록 후계자 양성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배구조위원회가 선정한 후보군은 회장후보심사위원회로 넘어가 2단계 심사를 거친다. 기존 절차대로라면 이사회로 넘어가기 전까지 CEO추천위원회만 거치는데, 정관 변경을 통해 이사회 전에 두 단계를 거치도록 한 것이다.

여기엔 사내외 여러 영역에서 많은 후보들 풀을 받아 더 면밀하게 심사하고 검토해볼 수 있는 여유를 갖자는 목적이 담겼다. 전문성이 결여된 외부 출신의 낙하산 인사가 회장으로 선임되는 사태를 방지하겠다는 취지도 반영됐다. 지배구조위원회가 모집 과정에서 후보자 풀을 1차 점검한 뒤 회장후보심사위원회에서 면밀한 최종 심사 과정을 수행하는 구조다. 회장후보심사위원회는 1차 후보군을 1~3명 수준으로 추리고, 이사회 의결을 통해 결정된 최종 후보 1인이 주총에 올라간다.

그럼에도 차기 회장 선출 과정과 관련한 공정성 논란은 완전히 불식시키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지배구조위원회 및 회장후보심사위원회가 과거 CEO추천위원회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지배구조위원회는 김대유(사내이사) 위원장을 포함한 사내이사 4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되며,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사외이사 전원(8인)과 사내이사 1인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은 추천위원회가 꾸려지면 위원들 호선으로 결정된다. 이같은 구조가 전임 사장과 사외이사로 구성됐던 CEO추천위원회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

황 회장의 '복심'으로 분류되는 김인회 사장이 지배구조위원회와 회장후보추천위원회에 유일한 사내이사 구성원으로 들어간다는 점에 대해서도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김 사장을 통해 후보를 추리는 최종 단계까지 황 회장의 입김이 작용, '친(親) 황창규' 인사가 최종 후보로 선정되기 유리한 구조 아니냐는 지적이다.

지배구조위원장과 후보심사를 하게 될 사내이사 면면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김대유 위원장은 과거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수석비서관을 지냈고, 이강철 사외이사 역시 노무현 대통령 정무특보 및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을 지냈다. 친노 및 친문 인사로 분류되는 이들 성향이 후보 추천 과정에 반영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나온다.

지배구조위원회측은 연내 회장 인선 결과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임 회장들도 모두 12월 중 후보로 선출됐고, 연내 이사회에서 후보 확정 뒤 내년 초 정기 주총에서 최종 선임을 해야하는 일정을 고려하면 연내 후보 인선 과정이 마무리돼야한다.

KT 관계자는 "회장 후보 선정 과정은 철저히 지배구조위원회 주관 하에 이뤄지고 있어, 공식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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