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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 오너일가, ㈜한진 지분매입 찬성한 배경은 만장일치 승인…허창수 회장·고 조양호 회장, 오랜 관계 배경된듯

최은진 기자공개 2019-10-23 19:09:44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3일 19: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GS홈쇼핑이 ㈜한진 지분 6.87%를 매입하기로 결정한 이면에는 GS그룹 오너일가들의 합의가 있었다고 전해진다. 총수인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은 막역한 관계를 맺으면서 사업적인 교류도 활발했다고 알려졌다. GS홈쇼핑의 2대주주로 한진그룹이 올라서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뤄진 전략적 협업관계였다. 수십년간 이어진 오너일가끼리의 관계와 사업적 파트너십을 기반으로 한 양사의 협업 관계는 한진그룹의 대를 이어서도 계속되고 있다.

GS홈쇼핑은 23일 이사회를 열고 고 조양호 전 한진그룹 회장이 보유했던 ㈜한진 지분 6.87%(82만2729주)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매입 가격은 최근 2개월간 가중평균 주가인 3만원 초반에서 결정될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의 주가가 3만2800원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할인율은 높게 적용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 감안하면 ㈜한진 지분 매입에 약 250억원이 집행될 것으로 추산된다.

한진그룹의 오너일가가 GS홈쇼핑에 부친 지분을 넘기는 배경에는 상속세가 있다. 오는 10월 말까지 상속재산을 확정하고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는 방안 등을 제출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전략으로 우호적인 관계를 맺고 있던 GS그룹에 백기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KGCI와 분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진그룹 오너일가 입장에선 경영권을 방어하기 위해 최대한 안정적으로 우호관계를 이어갈 파트너를 찾았고, 그 대상이 GS그룹이었던 셈이다.

이번 ㈜한진 지분 매입건은 GS홈쇼핑의 이사회에서 결정됐지만 사전에 GS그룹의 오너 일가간 교감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대규모 투자건이나 타 대그룹과 전략적 제휴 등을 맺을 때 GS그룹은 다른 경쟁 대그룹과 다르게 오너일가 전원이 합의하는 집단 의사결정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특정인이 반대를 하거나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면 해당건은 무산되는 방식이다. IB업계에서 "GS그룹과 M&A 등을 진행하려면 결재도장 40개를 받아야 한다"는 농담섞인 말이 전해져 오는 것도 그만큼 오너일가 간 합의가 의사결정에 중요하게 작용한다는 뜻이다.

IB업계 최고위층들도 이번 딜을 갑작스럽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번 딜은 IB가 주선을 한 딜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직접 양사 오너끼리 합의하고 이사회를 통해 결정한 사안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GS그룹 오너일가들은 ㈜한진 지분 매입건에 대해 거의 만장일치로 찬성하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한다. 이는 GS그룹과 한진그룹이 꽤 끈끈한 관계라는 점을 시사한다. 두 대그룹은 조양호 전 회장 시절부터 우호적 관계를 맺었다고 전해진다. 조 전 회장과 허 회장은 한살 차이로 전국경제인연합회 등 공식석상에서 꽤 여러차례 만나면서 소통을 이어갔다. 특히 대한항공의 대기업 고객을 끌어모으는 마케팅 역할을 조 전 회장이 직접 수행한 데 따라 GS그룹과의 우호적 관계는 상당히 오랫동안 이어졌다고 알려졌다.

GS홈쇼핑의 허태수 부회장이 가교역할을 했다는 얘기도 있다. GS홈쇼핑이 LG그룹 소속일 1990년대부터 택배배송 등을 한진그룹에 거의 몰아주다시피 하면서 돈독한 관계를 과시한 바 있다. 이는 지분관계로도 이어졌다. 지난 2000년 GS홈쇼핑이 주식시장에 상장하면서 한진그룹이 주식 50만주를 40억원에 매입해 2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 현재 한진그룹은 계열사인 대한항공과 ㈜한진을 통해 GS홈쇼핑 지분을 각각 4.5%와 3.5% 확보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GS홈쇼핑의 백기사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 지난 2016년 GS홈쇼핑이 미국계 행동주의 헤지펀드 SC펀더멘털로부터 경영권 위협을 받을 당시 한진그룹이 백기사 역할을 하며 활약했다. 현재 한진그룹은 GS홈쇼핑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기도 하다.

재계 관계자는 "GS그룹과 한진그룹은 서로 필요에 의해 협업했던 관계가 위기를 함께 헤쳐나가면서 돈독한 의리로 이어지고 있는 분위기"라며 "허창수 회장과 고 조양호 회장은 한살터울의 경영자로서 오래 전부터 꽤 교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고 말했다.

GS그룹 측은 GS홈쇼핑의 ㈜한진 지분 매입은 개열사 개별의 이해관계에 따른 것일 뿐 오너일가가 관여한 바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진그룹과의 친분에 대해서도 특별히 가깝다거나 돈독하다고 말할 수도 없다는 입장이다.

GS그룹 관계자는 "계열사의 책임경영 하에서 ㈜한진 지분 매입을 결정한 것일 뿐 그룹이나 지주사 측면에서 관여한 바는 전혀 없다"며 "오너일가가 사전에 합의를 하거나 친분에 의해 지분 매입에 나서는 것도 확인할 수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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