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웅진그룹, 북센 매각 의지 강조하는 까닭은 내년 주담대 만기 염두 현금화 히든카드 활용

최익환 기자공개 2019-10-29 14:08:32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8일 10: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된 웅진북센을 두고 낸 웅진그룹의 입장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웅진북센에 대한 매도의사가 분명함을 밝히고 있는 웅진그룹은 내년 8월 다시 OK캐피탈로부터 빌린 주식담보대출 1350억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매도희망가에 맞춰 북센을 매각해 OK캐피탈에서 빌린 대출금을 갚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웅진북센의 유일한 본입찰 응찰자였던 태은물류-현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최근 협상 종료 사실을 통보받고 모든 인수 관련 작업을 중단했다. 비슷한 시기 매도자 웅진그룹 역시 DB금융투자 등 자문사에 매각 잠정 중단 사실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 북센 매각 급할 것 없는 웅진, 만기도래도 당분간 없어

앞서 웅진그룹은 웅진북센의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지난 8월 실시한 바 있다. 당시 본입찰에 유일하게 응찰한 태은물류-현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10월 중순까지도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부여받지 못한 채 가격협상을 지속해왔다. 우협 지위 부여가 없었던 것은 양측의 가격 이견 때문이었다.

일각에서는 웅진그룹이 북센의 매각을 완전 철회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웅진그룹 측은 지난 23일 조회공시 답변을 통해 매각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미확정 공시를 내놨다. 웅진 관계자는 "원매자 측과의 협상이 결렬되긴 했지만 웅진북센 매각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매도 의사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사실상 기존 의사를 되풀이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웅진그룹이 북센의 매도의사를 강조하는 것을 두고 그 배경에 관심을 모은다. 이미 넷마블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웅진코웨이 매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것으로 보이는데다, 당장 웅진그룹에 도래한 대규모 회사채나 차입금 만기가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급할 게 없는데 왜 팔겠다는 이야기를 하느냐는 이야기다.

IB업계 관계자는 "코웨이 매각의 성공으로 웅진 측은 당분간 유동성에 있어 급할 것은 없는 상황"이라며 "일단 내년 초까진 갚아야할 돈이 많지 않아 매도의사를 강조하고 나선 것이 의아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 내년 8월 만기 주담대 1350억원…히든카드 염두

그러나 웅진그룹에 정통한 관계자들은 다른 의견을 내놓는다. 내년 8월 도래하는 주식담보대출의 변제 재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히든 카드'로 웅진북센을 사용할 것이라는 내용이다.

웅진그룹은 지난 8월 만기가 다가온 1100억원 상당의 채무를 변제하기 위해 OK캐피탈로부터 1350억원의 주식담보대출을 일으켰다. 대출 만기는 1년으로 △웅진씽크빅 △웅진북센 △웅진플레이도시 등의 자회사 주식이 담보물로 설정됐다. 만일 내년 8월까지 웅진그룹이 해당 주담대에 대한 변제재원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웅진북센 등 계열사를 매각해 현금화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다른 IB업계 관계자는 "웅진북센 등 계열사 매각 창구를 열어놓고 희망가에 맞추는 원매자를 찾으면 유동성 확보가 가능한 상황"이라며 "어차피 내년에도 1350억원을 갚아야하는 상황에서 영업현금 이외 추가 유동성이 필요해보이는 것은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웅진북센 매각작업에서 웅진그룹이 원했던 매도 희망가는 1000억원 수준이다. 당장은 웅진북센의 매각이 급하지 않더라도 1년 뒤에는 다시 매각을 추진할 가능성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웅진그룹의 북센 원매자 찾기는 물밑에서 지속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다.

◇ 시장과 가격차 좁힐지 주목…"물류센터가 포인트"

그러나 이미 시장과의 가격 눈높이 차이를 확인한 터라, 웅진북센의 원매자 찾기에는 난항이 거듭될 것이라는 지적도 동시에 나온다. 웅진그룹이 원한 1000억원 수준의 가격선에 대해 기존 원매자였던 태은물류-현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은 700억원 선으로 맞서왔기 때문이다. 웅진북센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다른 원매자들 역시 600억원 수준의 가격으로 매물을 바라봤다.

지난해 웅진북센이 기록한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64억원 수준이다. 여기에 통상적인 멀티플(EV/EBITDA)인 10배 수준을 곱하면 640억원 정도의 기업가치(EV)가 도출된다. 웅진그룹의 매도 희망가가 1000억원인 점을 고려할 때, 현금창출력에 기반한 밸류에이션은 비교적 높지 않은 수준이다.

때문에 매각주관사 DB금융투자와 삼정KPMG는 경기도 파주 북센 물류센터의 가치를 중점적인 마케팅 요소로 활용해왔다. 이에 그동안 다수 원매자들 역시 물류센터의 가치에 주목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향후에도 웅진그룹이 웅진북센의 원매자를 물색하며 물류센터를 마케팅 포인트로 삼을 것이라는 데에 무게가 실린다.

IB업계 관계자는 "웅진북센의 매각 성사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시장과의 가격 차를 좁히는 데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라며 "물류센터 확충을 노리는 일부 소셜커머스 업체나 해외 원매자들을 공략한다면 승산은 없지 않아보인다"고 말했다.

웅진그룹이 지분 72%의 매각을 진행해온 웅진북센은 국내 도서물류 시장 1위를 달리는 업체다. 지난달 진행된 웅진북센의 본입찰에는 현인베스트먼트와 태은물류의 컨소시엄이 단독응찰했지만, 우선협상자 지위를 부여받지 못한 채 매각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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