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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조선사 회생 숙제 떠안은 국책은행 '딜레마' 정상화 시급한데 시장선 자산가치에만 주목

최익환 기자공개 2019-10-30 13:55:52

이 기사는 2019년 10월 29일 11:1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책은행의 관리하에 있는 중소조선사들의 경영정상화를 위한 M&A가 딜레마에 빠지는 모양새다. 높아진 부동산 가치에 주목하는 원매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지만, 자칫 이들에게 조선소를 매각했다가는 조선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그렇다고 국책은행들이 여신을 회수를 포기하기는 어려운 노릇이어서 구조조정 업계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현재 국책은행 등 채권단의 관리를 받고 있는 국내 중소조선사는 총 여덟 곳이다. 산업은행은 한진중공업, STX조선, 대한조선을 관리하고 있고, 수출입은행은 대선조선과 성동조선해양을 관리하고 있다. 현재 성동조선해양은 4차 매각작업에 나선 상황이다.

그동안 이들 중소조선사들은 비핵심자산 매각이라는 명목 하에 부동산 매각대금을 운전자금으로 이용해왔다.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을 위해서는 조선사가 일정 규모 이상의 현금을 보유해야한다는 채권은행 규정 탓에, 영업활동을 위해서는 반드시 자산의 현금화가 필연적인 상황이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채권은행인 국책은행이 원해온 구조조정 방안은 영업활동을 지속하는 데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일부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RG 발급의 재원으로 쓰라는 것이었다"며 "비핵심자산이 차고 넘치는 게 아니다보니 이제는 슬슬 한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 중소조선사 '야드'에 관심 갖는 원매자들…"활용가치 주목"

사정이 이렇다보니 일부 중소조선사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조선소 야드를 유동화 대상에 올려놓고 있다. 조선업 경기가 대형사 위주로만 살아나고 있는 상황에서, 대형사의 협력업체인 일부 기자재 업체들은 생산설비 확대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소조선사에서 활용가치가 떨어지는 일부 야드를 기자재 업체들이 노리는 상황에서 주채권은행 역시 반색하는 분위기다.

실제 회생절차 상 마지막 매각기회를 얻은 성동조선해양은 1야드의 분할매각 여부가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약 110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2야드와 달리 넓은 부지는 아니지만 원매자들이 해당 부지를 큰 부담 없이 인수할 수 있고, 조선 기자재 공장을 운영할 경우 바지선에 실어 인접한 조선소로 제품을 운송하는 데에도 유리해 원매자들의 관심이 지속되고 있다.

부산의 대선조선 역시 영도공장을 다대포공장으로 일원화하는 작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영도공장 부지를 매각하더라도 약 175억원이 추가로 투입되어야 다대공장으로의 일원화가 가능하다는 결론이 나온 상태라 당분간 작업은 보류된 상황이다. 물론 향후 여건이 허락하면 영도공장의 부지는 매물로 등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야드는 해안가에 입지한 특성이 조선기자재 업체는 물론 식품가공 업체들에게도 상당히 매력적"이라며 "도심과 인접해있을 경우 고급주택단지와 상업지로의 개발이 가능해 가치는 크게 뛸 것"이라고 말했다.

◇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 추월…해법 고심하는 채권단

조선소 야드를 내놓아야 하는 중소조선사 못지않게 채권단의 고민도 깊다. 결국 부동산가격을 내재한 청산가치가 회사의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아지는 상황에서, 여신 회수와 조선업 생태계 유지 중 어느 것을 택할지 여부가 딜레마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통상 청산가치가 계속기업가치보다 높을 경우 추가 자금을 투입하거나 청산의 길을 걷는 것이 보통이다.

실제 조선업체들이 밀집한 부산·울산·경남지역의 땅값은 지속적으로 상승추이에 있어, 채권단이 여신을 제공한 당시보다 청산가치는 최대 2배 이상 상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대형 조선사들이 중소형 선박까지 수주해 영업활동을 지속하는 터라 중소조선사의 영업환경은 크게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만일 국책은행이 여신 회수를 위해 부동산 매각을 위주로 중소조선사의 경영정상화 방안을 추진할 경우, 자칫하다 조선업 생태계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소조선사 한 곳만 해도 수백 곳의 협력업체가 연결되어있는 상황에서 지역경제의 붕괴 가능성까지 거론될 수 있다. 이는 국책은행들에게 더없는 부담 요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10년 가까이 중소조선사에 제공한 여신을 회수하지 못할 경우 부실여신이 증가해 국책은행의 건전성에 악영향을 주게 된다. 이 경우 다른 분야에서 공격적인 구조조정 업무에 나서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지게 돼 부담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는 지적이다.

구조조정 업계 관계자는 "청산가치가 근소한 수준으로 계속기업가치를 상회하면 M&A 작업이 좀 더 수월해질 가능성이 있다"며 "지가가 크게 뛴 상황에서 땅만 팔아도 여신회수가 가능한 국책은행은 딜레마에 빠질 가능성이 높아보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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