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국형 한투부동산신탁 대표 "격변기 신탁시장, 신규상품으로 판 흔들것" [thebell interview]"다양한 주주·임직원 구성 장점"
김경태 기자공개 2019-11-11 09:00:35
이 기사는 2019년 11월 08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용했던 국내 부동산 신탁시장이 최근 격변기를 맞이하고 있다. 인수합병(M&A)으로 최대주주가 바뀌는 사례가 빈번하다. 3곳이 신규 인가를 받으면서 지각변동이 예고되고 있다. 신규 업체들은 야심차게 부동산신탁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기존 부동산신탁사들의 '텃세'를 이겨내는 것이 관건으로 지목된다.서울 테헤란로 본사에서 만난 이국형 한국투자부동산신탁 대표(사진)는 "업계의 막내이고 도전자인 것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기존 업체들이 쌓은 '난공불락'의 성을 뚫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을 구상하고 있었다.
◇"개발에서 관리로 패러다임 전환, 신규 상품으로 판 흔들 것"
|
이 대표는 "최근 10년간 풍부한 유동성과 저금리 기조로 인해 국내 부동산 개발시장이 호황이었다"며 "하지만 지방은 수요가 부족해 최근 미분양이 6만호에 근접하고 있고, 수도권은 택지공급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재개발과 재건축도 규제에 막혀 지지부진한 상황이라 앞으로 개발시장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나라가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었고 올해부터 인구가 자연감소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 가계부채와 소득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것도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이런 여건 때문에 부동산 개발시장은 과거와 같은 호황은 오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기존의 부동산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유지·관리·보수와 부동산 자산관리 시장의 확대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대표는 "기존 부동산신탁사들이 구축한 시장에서는 그들이 견고한 우위를 점하고 있어 신규업체들은 진입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는 릴레이 달리기로 따지면 바통터치를 하는 것처럼 변화하는 시기로 볼 수 있다"며 "이때 기회를 포착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판을 흔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다양한 주주 구성, 차별화된 경쟁력 바탕"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신규인가 추진 당시 △2030 재산증식신탁 △후분양 지원 신탁 △1보유 1주거이전 갑종관리신탁 △소규모 차입형토지신탁(미니개발 신탁) △100세 신탁(노후 갑종관리신탁) 등의 새로운 상품 출시 계획을 밝혔다. 이 대표는 기존의 사업계획을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경쟁사에서 생각하지 못하는 창의적인 상품 개발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주주 구성이 큰 도움이 되고 있다. 기존 부동산신탁사는 물론 다른 신규 업체들과는 달리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의 주주로는 여러 기업이 참여했다. 우선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지분 59.9%를 보유해 최대주주다. 이 외에 현대해상(9.9%), 우리은행(9.9%), 카카오페이(9.9%), 미디어윌(9.9%), 피노텍(0.5%)이 주주로 참여했다.
이 대표는 "주주들이 모여서 각자 서로의 영역과 부동산신탁을 연결시킬 방안을 논의한다"며 "황당할 정도의 얘기도 나오지만 이것이 창의성의 핵심이고 다른 경쟁사들이 따라오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의 부동산신탁사에서 몸담은 사람들에게서는 이런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르기 힘든데 그간 하던 일의 테두리에서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기존 부동산신탁사들이 B2B 시장 위주로 사업을 영위하고 있고 이 때문에 다른 금융업과 비교해 IT 혁신이 부족한 상태로 봤다. 그러면서 B2B 시장에 머물러 있는 부동산신탁 시장을 B2C로 확장할 것이란 포부를 밝혔다. 주주인 카카오페이와 부동산앱 '다방'을 운영하는 미디어윌, 핀테크기업 피노텍과 함께 개인 소비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여러 업계 인재 적극 수혈, 성과에 확실한 보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은 설립 초기에 공격적인 인력 영입으로 눈길을 끌었다. 임원 7명, 직원 68명 총 75명의 임직원으로 출범했다. 대신자산신탁과 신영부동산신탁보다 많은 수준이다. 초기 임직원은 한국투자금융그룹 내 공모로 13명을 뽑았고, 경력공채와 신입공채로 각각 35명, 20명을 충원했다.
이 대표는 임직원의 구성도 경쟁사와 비교해 창의적일 수 있는 배경이라고 말했다. 기존에 부동산신탁업을 한 임직원은 37% 정도다. 부동산신탁업계에 첫발을 들여놓은 직원들이 더 많다. 건설업 22%, 증권업 22%, 기타 19% 등 다양한 업계의 인재들이 모였다. 이들이 가진 경험과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되고 있다.
한국부동산신탁의 임직원 보상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이 대표는 "김남구 한국투자금융그룹 부회장의 소신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김 부회장은 신입을 비롯한 모든 직원의 면접에 전부 참여할 정도로 인재영입에 열의를 보였다. 금융업은 임직원의 역량에 따라 성과가 크게 차이 나기 때문에 인재가 제일이라는 원칙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임직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기존의 부동산신탁사와 신경전을 하고 싶지 않아 스카우트로 온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전부 경력공채에 지원해서 왔다"고 밝혔다. 이어 "인재들은 자연히 좋은 회사로 모이기 때문에 앞으로 한국투자부동산신탁을 잘 키워 인재들을 더 데려오고 싶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보험경영분석]ABL생명, 투자부문 금리효과에 흑자…진짜는 '회계효과'
- [여전사경영분석]JB우리캐피탈, 고수익 자산 중심 포트폴리오 개편 지속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에이스손보, 지급여력비율 개선의 이면 '계약감소'
- [보험 패러다임 시프트]IFRS17에 바뀐 경영전략…'퍼스트 무버' 총력전
- [보험사 해외사업 점검]삼성생명, 성장 느린 태국법인…자산운용 투자 '속도'
- [2금융권 연체 리스크]현대카드, 최상위 건전성 지표…현금서비스·리볼빙 주의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새 제도 도입 후 계약부채 확 줄었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AIG손보, 장기보험 비중확대 전략의 양면성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대구은행 캄보디아 법인, 법률 리스크 딛고 '성장일로'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신한EZ, 손익 변동 미미…부실 이익체력은 부각
김경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부동산 거부 단체' 시세 1.3조 여의도 전경련회관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국정농단 이후 회원사 미공개, 자신감 회복 언제쯤
- SK스퀘어, 크래프톤 지분 매각…체면 살린 '잭팟'
- [한경협 파이낸셜 리포트]'숫자'가 보여준 위상 회복, '돈 잘버는' 단체 거듭
- [LK삼양 뉴비기닝]소액주주에 '이례적' 차등배당, 주주가치제고 '진심'
- '자사주 소각' 한미반도체, 주주가치 제고 재확인
- [LK삼양 뉴비기닝]그룹 오너 구본욱의 변신, 경쟁력 강화만 본다
- 이서현 '임팩트' 그리고 '블루 프린트'
- [LK삼양 뉴비기닝]성장 키워드 '동남아·4대 신사업'
- [LK삼양 뉴비기닝]'제2의 도약' LK그룹, 단일 최대주주 '등극' 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