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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업 구조조정]거점·노선 한계 직면 에어부산…인천 진출로 돌파구부족한 수요 기반, 노선 다변화 필요…A321 신기종으로 노선 발굴

임경섭 기자공개 2019-11-14 14:12:00

[편집자주]

아시아나항공에서 시작한 항공업계 구조개편 바람이 저비용항공사들로까지 불고 있다. 항공산업의 성장세는 이어지고 있으나 늘어난 항공사와 격화된 경쟁, 그리고 한일 갈등에 본격적으로 항공업 구조조정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많다. M&A를 통해 도약을 시도하는 항공사도 있고, 허리띠 졸라매기에 나선 항공사도 이미 등장했다. 구조조정 한파가 몰아칠 것으로 예상되는 항공업계의 어려운 현실을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2일 10: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공산업에 구조적인 조정이 일어나는 가운데 에어부산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면서 가장 활발하게 변신을 꾀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방공항 강자였던 에어부산이 영남권 항공사라는 정체성을 뒤로하고 다른 항공사들의 주무대인 인천공항에 진입하면서 경쟁에 불을 지필 것으로 전망된다.

에어부산은 아시아나항공 및 에어서울과의 역할 분담을 통해 성장해왔다. 대형항공사(FSC)지만 중단거리 노선이 많았던 아시아나항공과는 거점을 달리해야 했다. 에어부산이 김해·대구 등 영남권 공항에서 운항해온 이유다. 항공산업의 주무대인 인천공항에서 한 발짝 떨어져 위치하면서 경쟁사들의 가파른 성장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제한된 거점으로 한계가 명확해지고 과열되는 경쟁에 경영환경이 어려워지면서 에어부산에게는 결단이 필요했다.

인천공항에서의 사업 확대는 에어부산에 도약의 기회가될 전망이지만 오히려 양날의 검이 될 가능성도 있다. 과당 경쟁으로인한 공급 과잉에 조절이 필요하다는 공통적인 공감대가 항공업계에 형성된 상황이다. 이 가운데 에어부산은 새로운 거점을 기반으로 노선을 확대하면서 실속 없는 성장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부족한 수요기반…경쟁사 대비 저조한 탑승률

에어부산 탑승률 추이

에어부산이 경쟁사 대비 저조한 실적을 기록하는 배경은 충분하지 않은 수요 기반에 있다. 올해들어 에어부산의 탑승률은 9월까지 누적 81.46%를 기록했다. 업계 1위인 제주항공의 88.21%와는 큰 차이를 보이고 국내 LCC 평균 탑승률 85.82% 보다도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심지어 FSC인 아시아나항공(85.31%)보다도 탑승률이 낮았다.

낮은 탑승률에 대한 고민은 비단 올해만의 문제는 아니다. 2016년 운항을 시작한 에어서울을 제외하면 2011년 이후 LCC 가운데 가장 낮은 탑승률은 줄곧 에어부산의 몫이었다. 에어부산이 김해공항발 국내선과 국제선 시장 점유율 40%와 30%를 기록하며 지역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지만 이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았던 셈이다.

때문에 비슷한 체급을 지닌 티웨이항공에 비해 에어부산의 실적은 아쉽다.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이 운용하는 항공기는 26대로 같다. 티웨이항공은 보잉737-800을 주로 운용하고 에어부산은 에어버스의 A321-200 18대와 A320-200 8대를 보유하고 있다. 동체 크기가 더 큰 A321-200을 보유한 에어부산의 전체 좌석수가 티웨이항공보다 조금 많다.

에어부산은 올해 상반기 매출 3302억원과 영업손실 164억원을 기록했다. 올해들어 수급 불균형이 심화되면서 일본 노선의 악재가 나타나기 이전인 상반기에만 대규모 영업손실을 냈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올해 상반기 매출 4230억원과 영업이익 115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티웨이항공에 비해 탑승률이 3.8% 포인트 가량 낮아 더 많은 좌석수를 가졌음에도 매출과 수익성에서 뒤쳐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에어부산-티웨이항공 실적

모회사인 아시아나항공과의 시너지를 누리고 있었음에도 같은 체급의 티웨이항공에 비해 부진한 것은 결국 불리한 조건이 배경이다. 그 동안 김해·대구 공항에만 취항하면서 한정된 수요 기반을 가졌던 것이 원인으로 해석된다. 반면 티웨이항공은 인천과 대구를 포함한 전국 주요 공항에 취항하고 있다. 티웨이항공이 항공업 호황기에 빠르게 기단을 확대했지만 에어부산은 그러지 못했다.

이러한 부분은 양사의 상장 밸류에이션에서도 명확한 차이로 나타났다. LCC 중 티웨이항공과 에어부산은 지난해 상장 막차를 탔다. 티웨이항공은 지난해 8월 1일 공모가 1만2000원에 유가증권에 입성했다. 반면 에어부산의 공모가는 3600원에 불과했다. 공모시장 분위기 등 가격을 결정하는 요인이 많지만, 3배가 넘는 공모가 차이는 두 회사의 입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높은 국내선·일본 비중…인천 진출로 돌파구

올해 인천공항 진입에 성공하면서 에어부산은 다시 성장 고삐를 당길 예정이다. 공급 과잉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지적이 항공사들의 실적을 통해 현실로 나타나는 가운데 에어부산은 오히려 공급을 늘리고 있다. 대부분의 항공사가 기재 도입 계획을 재검토하는 가운데 에어부산은 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다.

돌파구가 필요한 에어부산은 노선과 거점을 다변화해야 하는 문제를 안고 있다. 영남권에 근거한 에어부산의 주력 노선은 단연 일본이었다. 일본 노선의 매출 비중이 전체의 45%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김해공항과 인천·김포를 잇는 국내선도 주요 수익원이었다. 올해 상반기 에어부산 전체 매출의 30.96%가 국내선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8월 이후 일본 노선에서 국적 항공사의 철수가 본격화되면서 에어부산도 대만·동남아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했다. 하지만 모든 LCC들이 일본에서 철수한 항공기를 이 지역에 집중적으로 투입하면서 정상적인 수익을 창출하기는 어려웠다. 규모가 작은 에어서울을 제외하고는 에어부산이 LCC 가운데 가장 높은 일본 의존도를 보였기에 사태의 후유증도 컸다.

에어부산 기재도입 계획

공급 과잉으로 항공사들이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에어부산이 인천에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으로 보인다. 올해 5월 중국 운수권을 배분받으며 제한적 경쟁 노선을 확보한 것은 긍정적이다. 이후에도 에어부산은 인천공항에서 신규 노선을 추가 발굴할 계획이다. 노선을 다변화하고 탑승률을 끌어올리기 위한 조치다.

에어부산은 내년 A321neo LR 2대를 포함한 항공기 5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이 기종은 최대 운항거리가 7400km에 달해 기체 결함으로 운항이 중단된 보잉의 신기종 B737 max8에 비해서도 최대 운항거리가 900km 가까이 길다. 국내 LCC들이 아직 취항하지 못했던 중장거리 지역으로 사업 반경을 넓히는 효과를 가져온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A321neo LR 신기종으로 기존 항공사들이 들어가지 않는 노선을 발굴할 계획이다"며 "공급이 집중된 지역에 취항하지 않는 만큼 새로운 여객 수요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부산 인천 신규 취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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