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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쿼이아 투자 유치 무신사, 밸류에이션 수준은 EV/GMV 기법 적용…11번가·쿠팡 크게 웃돌아

최익환 기자공개 2019-11-18 07:29:00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3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쿼이아캐피탈의 무신사 투자에 인수합병(M&A) 업계의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특히 이번 거래에 준용된 밸류에이션은 성장성이 기반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해 4500억원이었던 무신사의 GMV(거래총액)가 1조원에 근접해 평가됐을 경우 기존 이커머스 업체인 11번가나 쿠팡보다 높은 수준의 멀티플(EV/GMV)이 적용됐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벤처캐피탈(VC)인 세쿼이아캐피탈(Sequoia Capital)은 최근 무신사에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하고,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앞둔 것으로 전해졌다. 세쿼이아캐피탈은 이번 투자에서 무신사의 기업가치(EV)를 총 2조2000억원으로 산정해 투자를 진행한다.

IB 업계는 세쿼이아캐피탈의 투자가 통상적인 밸류에이션보다 높은 수준에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M&A나 투자 유치 과정에서 통상적으로 적용되는 밸류에이션 기법은 제조업의 경우 현금창출력에 기반한 에빗타멀티플(EV/EBITDA)이지만, 무신사와 같은 이커머스 기업 등의 경우에는 총 거래액(GMV)에 기반한 EV/GMV 방식의 밸류에이션 기법이 사용된다.

특히 거래에서 사용되는 GMV의 경우 근 시일 내의 미래에 달성 가능한 목표치를 설정해 사용하게 된다. 지난해 무신사의 GMV 수준은 4500억원 가량으로, 이커머스 업계와 투자은행(IB) 업계는 올해 무신사의 잠정 GMV가 1조원에는 못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만 무신사가 2020년 1조1000억원의 GMV를 달성하겠다고 공언한 만큼, 이 수치가 밸류에이션의 참고로 활용됐을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의 경우 매년 거래액 성장률이 50%에 달할 정도로 드라마틱한 성장세를 기록해왔다"며 "GMV가 가까운 시일 내에 가능한 수치로 산정됐을 경우 1조원 이상의 GMV가 거래에 적용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세쿼이아캐피탈의 무신사 투자에서 GMV가 1조1000억원이라고 가정했을 경우에도 EV/GMV 멀티플은 2배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1.1배에서 1.3배 사이에서 이커머스 업체들의 멀티플이 형성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성장성에 큰 무게를 두지 않고서는 2배 가량의 멀티플을 제시하기는 힘들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와 같은 멀티플은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로부터 10조원(EV)의 기업가치를 평가받아 1.4배 수준의 EV/GMV 멀티플을 기록한 쿠팡을 제외하고는, 투자자들로부터 1배 이상의 멀티플로 평가된 이커머스 업체는 드물다. 특히 지난해 재무적투자자(FI)로부터 대규모 투자유치를 받은 11번가의 경우 0.3배의 멀티플이 적용됐다.

이에 대해 IB 업계 관계자는 "무신사의 경우 활성화된 커뮤니티와 가파른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는 점 등이 높은 멀티플 적용의 이유"라며 "정확한 투자구조가 드러나면 다른 경쟁업체들도 투자유치에 참고할만한 거래"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거래에서는 김·장 법률사무소가 세쿼이아캐피탈 측의 자문을 맡아 수행했다. 무신사는 세쿼이아캐피탈 이외에도 다른 FI의 참여 역시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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