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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홀로그래피 현미경' 토모큐브, 질병진단 개척 ①1년 전 AI팀 신설 신사업 확대…보스턴법인 설립 '북미시장' 도전

안경주 기자공개 2019-11-15 08:30:00

[편집자주]

문재인 정부가 'AI 정부'를 표방하면서 관련 산업이 재조명받고 있다. 인공지능(AI)은 사고나 학습 등 인간이 가진 지적 능력을 컴퓨터를 통해 구현하는 기술로 이미 다양한 모습으로 우리의 삶에 스며들었고 주도권 경쟁도 치열하다. AI의 성장 잠재력을 눈여겨 본 벤처캐피탈의 대규모 투자도 이어지고 있다. AI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는 주역들을 만나 이들의 현주소와 성장전략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1월 14일 07: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렌즈를 이용해 물체를 훨씬 더 크게 보는 현미경은 1590년 네덜란드 얀선 부자에 의해 만들어진 후 의료분야에 적용된 지 수백년이 지났다. 다양한 기술이 등장했지만 생체세포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한 규명 범위는 제한적이다. 세포를 관찰하고 분석하기 위한 염색 등의 전처리 과정을 거치면서 많은 시간이 소요돼 살아있는 세포를 그대로 관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크기변환]토모큐브 CI
토모큐브는 이처럼 기존의 현미경으로 불가능했던 살아있는 세포(생세포) 관찰을 가능하도록 했다. 토모큐브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3차원(3D)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활용하면 형광 염색 등 전 처리 과정 없이 생체세포의 영상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의료기기 분야에 현미경이 도입된지 수백년만에 토모큐브는 혁신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는 평가다.

2015년 설립된 토모큐브는 홍기현 대표와 최고기술책임자(CTO)인 박용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물리학과 교수가 공동으로 설립했다. 박 교수는 2017년부터 네이처 포토닉스(Nature Photonics) 등에 '세포광조작', '3차원 디스플레이' 등 연구성과를 발표한 홀로그래피 분야 권위자다. 홍 대표는 "일본과 독일이 양분하던 현미경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가 생겼다고 판단, 창업팀을 만들어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토모큐브의 주력 제품은 'HT-1'이다. 작동 원리는 컴퓨터단층촬영(CT)와 비슷하다. 다만 CT는 인체 내부를 엑스선으로 여러 장 찍어 결합하는 반면 HT-1은 엑스선 대신 레이저를 사용한다. 세포마다 레이저 흡수 비율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염색 없이 조직을 확인할 수 있다. 때문에 더욱 살아있는 세포에 대한 생생한 관측이 가능해진다. 3D 홀로그래피 현미경의 차별성은 이 지점에서 분명하다는 게 홍 대표의 설명이다.

이 같은 기술력은 일찌감치 인정받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 의대, 독일 암센터, 분당 서울대병원 등에 상용 제품을 곧바로 들여다 놨다. 현재는 28개국으로 판매처를 늘렸다.

홍 대표는 "그동안 하드웨어(3D 홀로그래피 현미경)를 개발하고 생산하는데 집중했다면 이제는 의료분야에서 활용도를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인재 확보를 통해 관련 부서의 인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3D 홀로그래피 현미경(HT-1)
▲3D 홀로그래피 현미경(HT-1).

토모큐브는 3D 홀로그래피 현미경 개발에서 한 발 더 나아가 AI(인공지능)를 접목시킨 스마트현미경 개발로 또 다른 변신을 준비 중이다. 세포의 3차원 영상을 그대로 실시간 확보할 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각종 질병에 대한 테이터를 구축하고 있는데 AI 기술을 적용하면 이 작업에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1년 전부터 AI 관련 전공자 6명으로 이뤄진 전문 팀을 운영 중이다.

민현석 토모큐브 AI 팀장은 "끊임없이 학습하고 분석하는 AI 특성에 따라 보다 질 높은 데이터 확보가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토모큐브는 궁극적으로 질병진단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시킨다는 목표도 세웠다. 홍 대표는 "AI 기술을 접목시킨 스마트현미경로 데이터를 확보하면 빠른 시간 내 진단이 어려웠던 패혈증과 백혈병 등에 대한 빠른 진단이 가능하다"며 "AI를 활용, 다양한 질병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토모큐브는 AI 기술을 통해 패혈증을 일으키는 박테리아 19종을 분류했다. 이후 AI 기술이 적용된 3D 홀로그래피 현미경을 통해 박테리아를 관찰하자 구분할 수 있었다고 한다. 특히 삼성병원·KAIST와 공동연구한 결과, AI 기술이 적용된 3D 홀로그래피 현미경이 박테리아를 구분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0.3초, 정확도는 95%다. 샘플을 준비하는 데 드는 몇 분을 포함해도 기존 방법과 비교가 안 되게 빠르다. 기존의 진단 과정에서 19종의 박테리아를 확인하기 위해 진행됐던 종류별 항생제를 투여할 필요도 없다.

토모큐브는 현재 이 같은 연구결과를 토대로 패혈증 등 6개 질병 진단에 대한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 이달 중에 설립되는 미국 보스턴법인을 통해 북미 진단 관련 바이오 기업과 전략적 협력,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 논의도 시작할 예정이다. 홍 대표는 "AI 기술이 적용된 현미경을 사용하면 환자의 질병 여부와 함께 어떤 약물을 투입해야할지도 정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새로운 영역에 도전하고 있는 토모큐브는 자금 부분에서도 여유가 있는 상황이다. 지난 8월 150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탓이다. 기존 투자자인 인터베스트, 데일리파트너스, 컴퍼니케이파트너스 등이 후속 투자를 단행했다. 이로써 토모큐브는 총 230억원의 누적 투자금을 확보했다. 매출이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암세포 영상
▲AI 기술을 적용한 현미경을 통해 암세포와 T세포를 구분해 추적하는 3D 영상.(토모큐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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