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19년 11월 15일 07:1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너지저장장치(ESS)가 설치된 1000여개의 사이트를 모두 방문해 점검할 예정이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하려고 하는데 다 보려면 7~8개월 정도 소요된다. 그래도 최대한의 인력을 투입해서 하려고 한다. 안전한 시스템을 한국에 전파하도록 하겠다. "지난달 삼성SDI는 울산사업장에서 ESS 안전성 대책 시연회를 열었다. 그 자리에서 전영현 삼성SDI 대표는 시연회를 마치면서 "ESS 생태계 복원을 위해 힘쓰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 10월 7일 삼성SDI는 국정감사를 통해 집중포화를 맞은 뒤 업계 최초로 ESS 안정성 강화 대책을 공개했다. 대책 공개에 이어 일주일 뒤 바로 울산사업장 공개를 통해 위기를 정면돌파했다.
발빠른 조치에도 깜짝 놀랐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것은 전 대표의 행보였다. 전 대표는 기자들의 견학을 동행하며 자사 배터리 안정성에 대해 강조했다. 강의 중간 "지금 가지고 온 ESS는 몇 Kg인가"라고 물어보기도 하고 "1메가와트급 ESS는 지금 보고 있는 크기의 ESS 10개가 필요하다" 등 궁금해할 법한 부분에 대해 바로 코멘트를 했다. 또 안정성 시연회를 직접 참관하며 기자들의 질문에 일일이 대답했다.
그간 전 대표를 봐 온 업계 사람들은 그의 변화에 깜짝 놀랐다. 여러 행사장에서 "할 말이 없습니다" 혹은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잘 몰라서"로 일관하던 모습과는 전혀 달랐다. 이전까지만 해도 신중한 성격에 말을 아끼는 스타일이었다면 이번 행사에서는 여느 때보다도 적극적이었다.
전 대표가 이렇게 적극적인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는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 배터리 폭발 사고 이후 사고 수습을 위해 2017년 3월 취임했다. 당시 사고를 수습하며 소형전지 중심의 사업구조를 중대형 쪽으로 옮기는 승부수를 던졌다. 적자였던 실적도 취임 3년여 만에 7000억원대까지 끌어올렸다. ESS의 경우 삼성SDI의 직접적인 책임이 없다고 해도 공들인 배터리사업이 무너질 수 있기 때문에 사태수습에 공을 들였다. 안전대책에만 2000억원을 쓰겠다는 것도 당장의 손실보다는 미래를 본 선택이었다.
회사가 위기에 닥쳤을 때 시장이나 고객들은 혼란스러울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대표자의 한 마디 말이 어떤 대책보다 강한 신호가 될 수 있다. 삼성SDI는 내년 50주년을 맞이한다. 그의 말이 공허한 대책으로 끝나지 않고 삼성SDI의 새로운 50년을 알리는 초석이 되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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