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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디스커버리, 자회사 SK가스 공개매수 배경은 지분율 9.7%p 상승…지주사 체제 후 첫 투자, 성장 가능성 베팅

최은진 기자공개 2019-11-21 08:08:37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0일 08:2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디스커버리가 지주사 체제를 완전하게 갖춘 후 첫 투자로 종속기업인 SK가스의 주식을 공개매수 했다. 현재 확보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 900억원 전부를 SK가스 지분 매입에 썼다. 이미 지분 55% 이상을 보유하며 확고한 지배력을 갖추고 있는 상황에서 공개매수로 추가 지분을 취득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꽤 이례적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자발적 상장폐지를 염두에 둔 조치가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하고 있지만, SK디스커버리는 지주사로서 성장가치가 분명한 사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해 수익을 챙기기 위한 조치였다고 강조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는 최근 공개매수를 통해 SK가스 주식 89만709주를 주당 8만7900원에 매입했다. 이로써 지분율은 기존 55.6%에서 65.3%로 9.7%포인트 높아졌다. 지난 10월 말 발표한 SK가스 주식 91만4178주의 공개매수 계획 가운데 약 97%를 확보했다. 목표수량을 모두 채우진 못했으나 SK디스커버리측은 예상치를 확보하면서 꽤 성공적으로 마무리 한 것으로 보고 있다.

SK디스1

이번 공개매수를 위해 SK디스커버리는 약 800억원을 썼다. 지난 6월 말 기준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 자산 978억원 대부분을 쏟아부은 셈이다. 이미 확고한 지배력을 갖춰놓고 있는 SK가스의 지분 매입에 가용할 수 있는 재원 대부분을 베팅했다는 점에 관련업계는 물론 금융투자업계서도 꽤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조금씩 사 모으는 방법이 아닌 공개매수를 활용했다는 데 주목한다. 지분율을 늘리기 위한 특정한 의도를 갖고 매수에 나선 것이라는 해석이 뒤 따른다. SK디스커버리가 공개매수 공시를 통해 밝힌 배경은 '안정적 경영권 확보' 였다.

우선 이번 지분 매입의 목적은 SK디스커버리가 공시에서 밝힌 지배력 확보 차원은 아니다. 오히려 투자처 발굴 차원이라는 게 더 정확하다. SK디스커버리는 지주사 완성을 위해 반드시 풀어야 할 지주사 행위제한 요건 해소 차원에서 지난 6월 SK건설 지분을 PRS(Price Return Swap, 주가수익스왑) 방식으로 매각했다. 이를 통해 약 3040억원의 자금을 확보했다. SK디스커버리는 이를 활용한 신규 투자처 발굴에 나섰다.

하지만 이미 SK디스커버리 내에서 꽤 많은 사업을 벌여놓고 있는만큼 새로운 사업에 진출하는 것은 포트폴리오 관리 상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전해진다. SK디스커버리는 종속기업을 통해 부동산 개발, 백신개발, 화학, LNG 발전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다. 사업범위를 넓히는 것보다 기존 사업의 투자를 더 늘리기로 결정했고, 그 대상이 SK가스였다.

그렇다면 왜 SK가스를 선택했을까. SK가스는 LPG 및 LNG 가스·에너지 사업을 주업으로 영위하고 있지만, SK디앤디·SK어드밴스드 등을 관계기업으로 거느리며 부동산개발사업과 석유화학 제조사업도 영위하고 있다. 사실상 SK디스커버리 내 준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욱이 SK가스는 지난해 시가배당률 4%를 웃도는 3000원을 배당했고, 앞으로도 이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계획하고 있다. 정기예금이나 펀드 등에 투자하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수익을 거둘 수 있는 투자처가 될 것으로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SK가스는 최근 LNG 사업을 추진하는 것과 연계해 울산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사업에 참여하는 등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하면서 매출처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용 효율화를 이루면서 수익기회를 늘리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SK디스커버리 입장에서는 사업성이 밝고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누릴 수 있을 뿐 아니라 견고한 지배력도 확보할 수 있다는 판단으로 SK가스를 첫 투자처로 선택하게 된 셈이다.

SK가스를 매입하게 된 또 다른 배경으로는 시장에 확실한 성장 가능성의 시그널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는 분석도 나온다. SK가스의 주식은 다른 주식들과 비교해 유동성이 현저하게 떨어진다는 특징이 있다. 올 들어 일평균 주식거래량은 약 1만7000주, 개인 거래로 따지면 1300주에 그친다. 이 때문에 이번 공개매수가 자발적인 상장폐지 수순을 밟기 위한 포석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SK디스커버리는 상장폐지 계획은 전혀 없다고 선을 긋고 있다. 오히려 SK가스에 대한 중장기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적극적인 시그널을 주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한다. 일반 주식투자자와 다르게 지주사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하는만큼 SK가스의 잠재 성장 가능성에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시장과 신뢰를 쌓겠다는 의지라는 얘기다.

실제로 최창원 SK디스커버리 부회장 체제 들어 SK디스커버리 내의 기업들이 시장과의 소통을 늘리고 있다는 평가가 금융투자업계서 나오고 있다. 베스트 애널리스트 출신 인력을 IR 총괄 임원으로 영입하며 시장의 이야기와 주문들을 적극적으로 수렴하고 전략에 반영하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공개매수 전략 역시 시장과의 소통 차원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주를 이루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SK디스커버리가 SK건설 매각 자금 등을 활용한 투자로 SK가스를 공개매수 한 것은 꽤 이례적이면서도 의미이는 일로 평가된다"며 "자회사의 성장가능성에 베팅한 동시에 유동성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주식에 대해 믿음과 확신 등을 시장에 보여준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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