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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신용등급 하락]글로벌 메이커, 적색등 '일색'…현대·기아차 입지는신평사, 완성차 업체 부정적 평정…재무안정성 '우위', 수익성 '부진'

양정우 기자공개 2019-12-02 08:59:18

이 기사는 2019년 11월 29일 16: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완성차 메이커의 부채상환능력에 줄줄이 적색등이 켜지고 있다.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 공유차량 서비스 등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가운데 시장 위축과 투자 부담의 이중고를 안고 있다. 지난 1년여 간 세계 시장을 주름잡는 완성차 기업의 상당수가 신용도 후퇴를 경고하는 적색카드를 받아들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신용도는 주요 글로벌 메이커의 중상위권에 포진해 있다. 국내 신용평가업계가 일제히 최상위 등급(AAA)을 회수했지만 크레딧 상태는 여전히 우수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무엇보다 글로벌 최상위권의 재무안정성이 수익 창출력의 둔화를 뒷받침하고 있다.

◇글로벌 신평사, 완성차 업계 '줄강등'…'벤츠' 다임러도 등급하향 기로

올 들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최대 화두는 선제적 구조조정이다. GM과 포드 등 재무 상태가 위태로운 미국 기업은 물론 독일 다임러와 폭스바겐도 강도높은 감원 계획을 내놨다. 닛산과 혼다 등 일본차 업체도 위기를 감지한 채 구조조정 행렬에 동참한 건 마찬가지다.

순수한 내연기관 시대는 저물고 친환경 자동차의 판매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세계 각국의 환경과 연비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차의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글로벌 완성차 기업은 너도나도 기술력 확보와 설비 전환, 브랜드 마케팅에 투자를 늘리고 있다. 자율주행차와 공유 차량 등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에 대한 투자도 놓칠 수 없다. 글로벌 완성차의 수요는 점차 위축되는 와중에 이래저래 투자 부담만 짊어진 처지다.

글로벌 신용평가사(Moody's Investors Service 기준)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8월 말까지 세계 주요 자동차업체 중 총 9곳의 신용도가 약화된 것으로 평정했다. 닛산과 포드, 타타, 재규어랜드로버, 맥라렌, 애스턴마틴 등 6곳의 신용등급이 한 단계 낮아졌고 다임러와 베이징자동차(BAIC), 르노 등의 등급 아웃룩이 부정적으로 조정됐다. 포드(Ba1)의 경우 이번 평정으로 투자주의등급을 책정받는 수모를 겪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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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미엄 대표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가 소속된 다임러그룹이 신용등급 하락의 위기에 처한 건 의미심장하다. 줄곧 정상급 부채상환능력을 인정받았지만 수익성(EBITA마진, 올해 상반기 말 LTM 5.2%)과 재무안정성(Debt/EBITDA, 1.6배)이 동반 부진에 빠진 탓이다. 무디스는 다임러의 잉여현금흐름(FCF)이 막대한 투자지출(CAPEX)과 배당의 부담에 짓눌려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는 무디스에서 투자적격등급인 'Baa1' 등급을 부여받고 있다. 등급 아웃룩은 '부정적(Negative)'이다. 신용등급이 한 단계 높은 기업은 폭스바겐(A3)과 닛산(A3)이다. 바로 아래엔 베이징자동차(Baa2)와 르노(Baa3)가 위치해 있다.

◇현대차 재무안정성, 글로벌 비교 우위…수익 창출력, 동급 대비 뒤쳐져

현대자동차는 국내 1위, 세계 5위권의 완성차 메이커다. 수년 전부터 수익성이 하락한 탓에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신평사 3사가 일제히 신용등급을 'AA+'로 한 단계 낮췄다. 하지만 재무안정성 측면에선 국내 초우량 기업 중에서도 여전히 최상위권으로 분류된다.

글로벌 차 시장에서도 현대자동차의 재무안정성은 비교 우위를 점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총차입금/에비타(Debt/EBITDA, 무디스 조정)' 지표가 2.4배로 다소 상승했지만 오랜 기간 1배 수준을 고수해 왔다. 무디스측은 올해 말과 내년 말엔 다시 1배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분석한다. 현대자동차의 총차입금/에비타 지표는 신용등급이 한 단계 높은 폭스바겐(지난해 말 2배)과 비슷한 수준이다. 두 단계나 높은 다임러의 경우 1.6배(올해 상반기 말 LTM)를 기록했다.

유동성 여력이 확인되는 '현금성자산/총차입금'이나 'EBITA/이자비용' 지표도 폭스바겐과 다임러에 뒤지지 않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수치는 지난해 말 기준 각각 193%, 7배로 집계됐다. 현금성자산/총차입금 지표는 다임러(141.5%)와 폭스바겐(63%)을 웃돌았고 EBITA/이자비용 수치(다임러 16.3배, 폭스바겐 8.6%)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자동차가 비슷한 신용등급을 가진 완성차 메이커보다 뒤쳐지는 대목은 역시 수익 창출력이다. 무디스가 수익성 지표로 삼는 EBITA마진의 경우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말 기준 2.9%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폭스바겐과 다임러는 각각 8.6%, 6.7%를 기록했다.

무디스를 비롯한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향후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의 신용등급에 손을 댈지는 아직 미지수다. 세타2GDi 엔진 소송에 따른 품질비용 이슈가 신용도에 부정적이라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의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이 당분간 회복 추세라는 전망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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