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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대표 맞이한 호반건설, M&A는 계속된다 '인수합병 전문가' 최승남 대표 부임, 해외 부동산 인수도 검토…내년 상장 목표

고진영 기자공개 2019-12-04 08:50:16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3일 15: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큰 일을 벌일 때는 대개 인사부터 움직이게 마련이다. 호반그룹이 각 계열사 대표에 전문경영인을 전진 배치했다. 내년을 목표로 호반건설 상장을 추진 중인 만큼 특화경영을 강화하고 투명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M&A 전문가로 통하는 최승남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가 호반건설의 새 수장으로 임명된 점이 주목된다. 호반건설은 2015년 이후 십여 건의 M&A에 뛰어들었지만 실제 인수가 성사된 사례는 얼마되지 않는다. 이 탓에 '체리피커'라는 눈총을 받기도 했는데, 사지도 않으면서 실속만 챙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회사 측은 신중한 행보로 생긴 오해일 뿐 M&A 의지는 확고하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2일 인사에서 최승남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를 총괄부회장에 올렸다. 호반건설 대표도 함께 맡는다. 기존에는 창업주인 김상열 회장과 박철희 사장, 송종민 사장이 함께 대표를 맡고 있었지만 박 사장과 송 사장 중 한 쪽이 대표 직함을 내려놓는 대신 최 부회장이 합류해 3인 대표 체제를 유지할 계획이다.

또 호반호텔앤리조트에는 삼성에버랜드 출신의 장해석 대표가 배치됐고, 토목 전문가인 김진원 호반산업 대표이사 부사장은 사장으로 승진했다. 호반그룹은 임원 인사를 두고 “다가오는 호반건설 IPO(기업공개)를 대비하고 불확실한 경영환경에서 지속성장을 이루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최승남 호반그룹 총괄부회장

이번 인사로 가장 어깨가 무거워진 것은 물론 최 부회장이다. 그는 우리은행 자금시장본부 부행장, 우리금융지주 경영기획본부 부사장을 거친 ‘금융통’으로 유명하다. 2015년 호반그룹에 영입돼 자금 쪽을 담당하면서 금호산업, 대우건설 등 대형 M&A를 앞장서 추진했다. 2016년 울트라건설 M&A를 성공적으로 이뤄내기도 했다.

작년에는 리솜앤리조트(현 호반호텔앤리조트) M&A를 주도한 이후 인수통합작업(PMI)을 위해 호반호텔앤리조트 대표로 이동했다. 리솜앤리조트는 2500억원짜리 거래로 호반건설이 근래 가장 비싸게 주고 산 매물이다. 최 부회장이 이 회사의 정상화를 끝내고 원대 복귀한 만큼 곧 다음 매물 물색에 나설 것으로 여겨진다.

M&A는 ‘현금부자’ 호반건설의 숙명과도 마찬가지다. 이제 같은 길로만 가서는 성장이 벽에 부딪히게 됐기 때문이다. 호반건설은 그간 대규모 공공택지 개발 위주로 회사를 키워왔으나 보유한 택지를 차례로 개발하면서 곳간은 불어나는 반면 토지나 건설 중인 자산은 줄어들고 있다. 벌어들인 자금으로 다시 땅을 사들여야 하는데 택지 확보가 쉽지 않은 탓이다. 사업을 해나갈 재료가 안 나온다는 얘기다. 이렇다 보니 M&A를 통해 새로운 먹거리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다.

시장에서도 호반건설의 이런 사정을 알고 있는 만큼 적당한 물건이 나오면 호반 측에 우선적으로 가져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올해 초 덕평CC와 서서울CC, 작년 호반호텔앤리조트 등 레저 분야에서 중소규모 딜을 잇따라 성사 중이다.

호반건설의 한 고위 관계자는 “레저에만 한정해서 물건을 보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레저사업은 현금자산을 투자해 운용하고 수익을 낸다는 측면에서 임대사업과 비슷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콘트롤이 용이하다”며 “이밖에 하와이나 베트남 호텔 등 해외부동산 투자 역시 눈여겨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최 부회장은 금융 쪽 출신이라는 점에서 M&A뿐 아니라 IPO를 이끄는 데도 적임자로 예상된다. 호반건설은 작년부터 IPO 절차를 준비해왔지만 증시가 고꾸라진 데다 건설 경기 악화에 발목을 잡히면서 이렇다할 소식이 없었다. 적기를 놓쳐 상장을 무기한 연기하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왔지만 이번 인사로 진행 의지를 재차 분명히 했다는 평가다. 현재 회사 측은 일단 내년 증시 입성을 목표로 잡고 있다.

건설주가 바닥을 치는 상황에서 다소 의외의 행보다. 그러나 호반건설은 자산 규모가 8조5000억원을 넘어서 10조원 달성을 코앞에 둔 만큼 공공성 강화의 필요를 내부적으로 강하게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호반그룹은 ‘분식 회계, 비자금 조성, 탈세’ 등을 절대 금지 원칙으로 새긴 경영수칙을 각 계열사 대표들의 사무실에 붙이도록 할 정도로 투명성에 각별히 신경쓰고 있다. '호반사랑나눔이' 등 사회 공헌 활동에 힘을 쏟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된다.

문제는 몸값인데, M&A로 사업 다각화 성과가 두드러지면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를 높이 평가받는 데도 보탬이 될 수 있다. 호반건설은 튼튼한 재무구조에도 불구하고 단조로운 사업구조 탓에 적정가치(밸류에이션)을 받기 어렵다는 시선이 증권가에 상당하기 때문이다.

다만 호반건설 관계자는 “M&A는 리스크를 수반하기 때문에 반드시 상장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고는 장담할 수 없고 신중하게 시장상황을 판단할 것”이라고 조심스런 입장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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