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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내부 ERP시스템 '블록체인' 고심 후 원점으로 상반기 논의 구체화‥'일본수출규제·이재용 부회장 파기환송'으로 무기한 연기

김슬기 기자공개 2019-12-11 08:04:09

이 기사는 2019년 12월 09일 10:4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가 올해 내부 전사적자원관리(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를 블록체인 접목을 고려하다가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인해 무기한 연기했다. 하반기 들어 뜻하지 않은 일본 수출규제와 이재용 부회장 사건 대법원 파기환송 등으로 인해 사내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바꾸는 것이 무리라고 판단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상반기까지 컨설팅 업체를 통해 삼성전자 내부 ERP 시스템 재구축에 대한 논의를 진행해왔다. ERP는 기업 내 생산, 물류, 재무, 회계, 영업과 구매, 재고 등 경영 활동 프로세스를 통합적으로 연계해 관리하는 시스템을 말한다. 삼성전자는 블록체인을 활용한 플랫폼으로 변경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다.

해당 시스템 변경은 계열사인 삼성SDS를 통해 진행할 예정이었다. 삼성SDS는 IT서비스와 물류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를 담당하는 회사로 삼성그룹 전반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삼성SDS의 대주주이기도 하며 주요 매출처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삼성SDS의 지분을 22.58% 보유하고 있다. 또 올해 삼성전자 및 삼성전자 종속회사에서 발생한 매출액은 3분기 누적기준으로 5조6614억원, 총 매출액의 71.3%를 차지하고 있다.

활발하게 논의되던 시스템 변경 건은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반전됐다. 일본이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에 필요한 일부 소재 등에 대한 수출 규제를 진행하면서 분위기가 악화됐다. 여기에 지난 8월 대법원이 이재용 부회장이 연루된 국정농단 사건에 대해 서울고법에 파기환송하면서 불확실성이 보다 확대됐다. 삼성전자의 대내외적인 외풍으로 인해 내부 사용 시스템을 대대적으로 변경하기에는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해당 건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됐으나 하반기 들어 팀이 아예 무산되는 등 관련 사안에 대한 건이 기약없이 연기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부회장의 재판이 장기화되고 있고 공급체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어서 내부 시스템을 변경하는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파악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삼성SDS는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을 이미 개발한 상태다. 2017년 삼성SDS는 넥스레저(Nexledger)를 자체적으로 개발했고 해당 시스템의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올해에는 업그레이드 버전인 넥스레저 유니버설(Nexledger Universal)을 출시했다. 삼성SDS는 독자 합의 알고리즘을 포함해 다양한 블록체인 코어를 제공하고 블록체인 관리 모니터링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삼성전자가 삼성SDS 블록체인을 활용한다면 보다 개선된 ERP를 추구할 수 있었다. 블록체인은 보안이나 신뢰 등의 분야에서 중요한 기술로 기존 시스템구축·통합(SI)를 대체할 수 있는 차기 성장동력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블록체인 플랫폼을 도입하게 되면 삼성SDS 역시 단기간 매출 성장이 일어날 수 있지만 이 또한 무기한 연기된 것이다.

다만 삼성전자 측은 ERP 변경 등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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