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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취지 무색해지는 코스닥벤처펀드 [thebell note]

이효범 기자공개 2019-12-19 13:12:12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6일 07: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벤처펀드가 출시된지 1년8개월 지났다. 이 기간 설정된 코스닥벤처펀드는 200개가 넘는다. 공모형 코스닥벤처펀드가 국내에서 10여개라는 점을 감안하면 거의 대부분이 사모펀드다. 최근까지 국내에 출시된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 전체 설정액은 1조7500억원에 달한다.

코스닥벤처펀드는 정부 주도로 만들어진 금융상품이다. 2018년 1월 발표한 '코스닥시장 활성화 방안' 중 하나다. 모험자본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코스닥벤처펀드에 3년 이상 투자한 수익자에게 최대 3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준다는게 골자다. 또 코스닥벤처펀드가 공모주 30%를 우선배정 받을 수 있도록 운용상 장점도 부여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초부터 10월말까지 시장에 나온 공모주를 1주씩 모두 배정받아 상장이후 시초가에 처분하는 방식으로 투자할 경우 연간 투자수익률이 30%를 웃돈다는 분석도 있다. 2017년, 2018년에도 이같은 방식으로 투자하면 연간 수익률 30%대 달성이 가능했다. 이를 고려할때 공모주 우선배정 30% 혜택은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조건이다.

실제로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 중에서 4분의 1 가량은 누적수익률 10% 이상을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공모주 우선 배정 혜택 덕분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들은 코스닥벤처펀드 요건을 갖추기 위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코스닥벤처기업이 발행하는 메자닌에 투자, 변동성을 최소화하는데 초점을 둔다. 그리고 나머지 자산을 공모주에 투자해 수익을 쌓는 전략을 주로 펼친다.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들이 양호한 수익률을 내는 가운데 코스닥 시장 활성화라는 취지는 더욱 무색해지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코스닥벤처펀드가 출범한 2018년 4월 5일 체결가 기준 868.93포인트를 기록했다. 이후 한때 900포인트를 넘어서기도 했으나 올해 하반기 코스닥지수는 600포인트 대에 줄곧 머물고 있다.

또 누적 수익률을 10% 이상 쌓은 사모형 코스닥벤처펀드 운용사들은 펀드를 만기보다 1년 앞당겨 조기에 청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수익자 입장에서 코스닥벤처펀드에 3년 이상 투자하면 주어지는 소득공제 혜택을 포기하는 셈이다. 3년 이상 투자해야 한다는 코스닥벤처펀드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 운용전략이다.

내년 4월이면 많은 코스닥벤처펀드들이 만기 2년을 채운다. 또 펀드들이 주로 편입한 전환사채(CB)에 대해 풋옵션 행사가 가능해진다. 코스닥벤처펀드에 3년간 투자할 경우 수익자에게 세제혜택을 준건 장기투자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코스닥 지수가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자 풋옵션 행사 이후 조기 청산을 노리는 펀드도 늘어날 전망이다. 코스닥벤처펀드의 조기청산은 정책의 성패를 가르는 또 하나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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