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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진짜 경쟁상대는 '배달앱'일까

한희연 기자공개 2019-12-19 06:33:33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8일 07: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이 '요기요'를 운영하는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팔렸다. 무려 4조7500억원에 달하는 빅딜이다.

국내 토종 인터넷기업의 인수합병(M&A) 역사상 최대 규모의 딜이었다는 점에 시장 참가자들은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다. 실제로 이번 딜은 감가상각전영업이익(EBITDA)의 75배에 달하는 가치를 인정받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우아한형제들은 그동안에도 몇 안되는 유니콘 기업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결국 그간의 투자유치의 마지막 단계에 어마어마한 몸값을 인정받으며 정점에 오르게 된 셈이다. 또 이번 M&A딜로 기존 재무적투자자(FI) 역시 막대한 수익을 가져가는 등 업계 눈길을 끄는 요소는 한둘이 아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 M&A를 발표하면서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생존전략'이었다는 것을 배경으로 꼽고 있다. 해외업체의 잇단 진출에 따라 생존을 고민할 수밖에 없어 국내 1, 2위 사업자가 손을 잡게 됐다는 게 요지다.

우아한형제들은 자료를 통해 "토종 애플리케이션으로 국내 배달앱 1위에 올랐지만, 최근 일본계 거대 자본을 등에 업은 C사와 국내 대형 IT플랫폼 등의 잇단 진출에 거센 도전을 받아왔다"며 "한국은 물론 아시아 배달앱 시장이 아직 초기 단계라는 점도 양 측이 손을 잡는 원인이었는데, 시장 확장 여지가 많은 상황에서 대형 IT플랫폼들에게 잠식당하기 보다는 협력체계를 구축해 국내 시장 보호와 해외 진출을 동시에 꾀하는 차원에서 딜이 성사됐다"고 설명했다.

이제 남은 관전포인트 중 가장 큰 것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번 인수합병을 어떻게 보느냐다. 기업결합신고라는 큰 산을 넘어야 비로소 이번 딜은 완성된다.

배달업 1위, 2위 사업자가 합쳐지는 것이라고 단순히 가정했을때 합병후 국내에서의 시장점유율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쟁 시장 구획을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해석은 천차만별로 달라질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감사보고서를 통해 사업영역을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 개발 및 공급, 광고플랫폼 제작 및 정보서비스업'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형 IT플랫폼 기업에게의 잠식을 피하기 위해 이번 M&A를 단행했다는 우아한형제들의 설명을 감안하면 회사가 생각하는 경쟁상대는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배달앱에만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IT기술을 바탕으로 정보서비스를 제공하는 모든 플랫폼 기업이 함께 경쟁하는 시장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업결합신고시 이같은 위기의식을 반영하기 위해 우아한형제들이 어떤 묘수를 구상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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