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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만 기다리는 KT, 다시 꽃놀이패 쥔 딜라이브 합산규제 재도입 움직임 없어, 신임 회장 선임후 경영시계 '속도' 전망

서하나 기자공개 2019-12-19 12:33:15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8일 15:5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통신3사 중 유료방송사 인수전에서 나홀로 소외됐던 KT가 2020년 초 '딜라이브' 인수 재도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 합산규제 재도입 가능성이 현저히 낮고, 내년 초 새 회장 선임을 계기로 미뤄둔 딜라이브 인수 카드를 꺼낼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KT는 그동안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가 불확실해 인수에 나서지 못했다.

딜라이브는 유력한 원매자였던 KT가 주춤하는 동안 오히려 꽃놀이패를 쥐게 됐다는 평가다. 딜라이브 채권단이 딜라이브 ‘분리매각안’을 검토하면서 몸값을 낮출 수 있다. 이미 인수를 확정 짓거나 곧 마무리를 앞두고 여유가 생긴 LG유플러스나 SK브로드밴드가 추가로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오히려 여러 원매자와 인수 조건을 두고 딜을 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방송통신위원회가 지난 11월 제1차 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합산규제 일몰에 따른 후속대책인 유료방송 규제개선 방안과 관련해 합의안을 도출했다. 결론적으로 현재로서 합산규제가 재도입될 가능성은 현저히 낮은 상태다.

그동안 유료방송 규제 관할권을 두고 부처 간 갈등을 빚으면서 논의가 지지부진하게 이뤄졌고, 그 결과 지난해 6월 유료방송 합산규제가 일몰된 지 1년 6개월 가까이 지나도록 재도입 여부를 결정짓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 주요 방송통신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양 부처 간 차관급 정책협의체를 구성 및 운영해 나가기로 하면서 머지않아 결론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만약 두 부처가 합의한 '사후규제안'이 국회 문턱을 넘을 경우 합산규제 재도입은 없던 일이 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로서 유료방송 합산규제 재도입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며 "20대 국회까지 걸려있던 법안이 폐기되면서 합산규제를 재도입하려면 다시 법안 발의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인데 규제가 일몰된 지 1년 반이 지난 지금에 와서 재도입을 주장하는 논리가 힘을 얻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합산규제는 유료방송시장의 독과점을 막기 위해 한 회사의 점유율이 전체의 3분의 1(33.3%)을 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2015년 6월 도입됐다가 3년 뒤인 지난해 6월 일몰됐다. 이 법안에 따라 합산규제 영향을 받는 유일한 회사는 KT였다. KT와 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합산 점유율은 31.07%로 딜라이브(점유율 약 6.3%)는 물론 추가 인수 자체가 불가능했다.

하지만 합산규제 재도입 여부만 결정되고 나면 KT가 딜라이브 인수에 급물살을 타리라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다. KT는 이미 올해 초부터 딜라이브를 인수하기 위해 세부 실사에 나섰던 사실이 있고, 외부에도 이 사실을 숨기지 않으면서 'KT의 딜라이브 인수'는 공공연한 사실이 됐다.

KT는 내년 초 새 회장의 선임을 계기로 딜라이브 인수를 재추진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가 정기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등을 마치고 내년도 사업안을 짜는 동안 새 회장 선임을 진행하면서 어수선한 상황이다. 내년 3월 이사회에서 황창규 회장의 후임 인사가 발표되고 나면 미뤄뒀던 경영 시계를 빠르게 돌릴 수 있다. 특히 딜라이브 인수의 경우 KT가 오래 기다려온 숙원사업이자 새 회장의 취임 직후 가시적 성과를 낼 수 있는 대표적 현안으로 분류된다.

딜라이브는 KT가 합산규제 재도입과 신규 CEO 선임 등에 주춤하는 사이 오히려 꽃놀이패를 쥐었다는 평가다. 딜라이브 채권단은 지난 7월 1조원 상당을 출자전환하고 인수금융 차입금의 만기를 연장하면서 급한 불을 껐다. 또 유력한 원매자였던 KT의 인수가 불투명해지자 통매각 방안 대신 '분리매각' 카드를 꺼내 들면서 덩치를 한결 줄일 것으로 관측된다.

IB 업계 등에 따르면 딜라이브 채권단은 딜라이브의 자회사인 IHQ가 보유한 큐브엔터테인먼트 지분 30.61%를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중인데 채권단 측에서 큐브엔터테인먼트의 가격보다는 거래성사에 중점을 두고 있어 거래성사의 가능성이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사 입장에서 보면 딜라이브 인수는 결국 유료방송 가입자 수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 크다.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엔터테인먼트사업의 매각은 몸값을 낮추고 사업 집중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매각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몸값이 낮아지면 KT 외 통신사를 비롯해 딜라이브 인수를 원하는 추가 원매자가 나타날 수도 있다. LG유플러스와 SK브로드밴드가 각각 CJ헬로와 티브로드를 인수하더라도 유료방송 합산 점유율이 각각 24.54%, 23.92% 등으로 2, 3위에 그친다. 통신사라면 당연히 1위를 노리기 마련인데 현대HCN, CMB 등을 포함해 딜라이브 남아있는 유료방송 회사를 추가 인수 후보에 올리지 않을 이유가 없는 셈이다.

KT는 "유료방송사업자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다양하게 검토 중"이라면서 "딜라이브 인수를 검토 중이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안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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