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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제약사 오너십 점검]현대약품 3세 이상준 대표, 내년 독자경영 나설까⑤신약개발 등 R&D 주력…외부 바이오텍 설립해 내부거래도

조영갑 기자공개 2019-12-20 10:16:34

[편집자주]

중소 제약사 오너십이 전환기를 맞고 있다. 수십 년간 경영을 책임진 1세대, 2세대 오너가 경영일선에서 물러나고 후계자에게 지휘봉을 넘기고 있다. 전면에 나선 일부 경영자들은 기존의 틀을 벗어나기 위해 혁신을 주도하기도 하지만, 일부는 관행을 답습하기도 한다. 중소 제약사 오너십의 전환 양상을 점검해보고, 회사의 미래상을 가늠해 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19일 07: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탈모 치료제 마이녹실과 식이섬유 음료 미에로화이바로 유명한 현대약품이 ‘이상준 체제’를 정비하고 있다. 이한구 회장이 2017년 아들 이상준 대표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면서 3세 경영의 시동을 건 제약사다. 창업자는 이 대표의 조부인 고 이규석 회장으로 1965년 회사를 설립했다.

이 대표가 경영전면에 나선지 3년째지만 오너십은 기반이 굳건하지 못하다. 아버지 이한구 회장이 여전히 경영전반에 관여하고 있는데다 본인 지분 역시 4.22%에 불과하다. 이 회장의 지분은 17.88%, 여동생 이소영 씨의 지분은 0.27% 등이다.

현재 전문경영인 김영학 대표가 회사 내부 살림을 총괄하고 이 대표는 현대약품의 미래 먹거리인 R&D부문을 총괄하는 형태다. 김 대표는 삼성전자 디지털미디어 총괄 그룹장을 역임한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다. 2007년 입사해 2014년부터 대표이사를 지냈다. 내년 2월이 임기만료다.

업계에서는 김 대표의 임기만료와 더불어 내년 이 대표가 단독 경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임기 두 번째를 수행한 김 대표는 이 대표를 위해 용퇴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대표는 2003년 입사해 현대약품의 미래전략본부장을 겸임하는 등 회사의 장기플랜을 짜왔다. 향후 회사는 기존의 OTC에 기대던 수익구조에서 한미약품형 오픈이노베이션 조직으로 탈바꿈할 가능성이 높다.

현대약품의 매출액 구조는 2가지 단일 OTC 제품에 상당부분 기대고 있는 구조다. 대표적인 제품인 마이녹실(탈모치료제), 미에로화이바(식이섬유음료)가 3분기 누적기준 702억원으로 총매출의 70%를 차지한다. 나머지 30%는 지혈제, 돌발성통증치료제인 타코실, 액틱 등에서 나온다. 이 때문에 영업이익률이 1%대로 매우 낮은 편이다. 지난해 매출 1339억원, 영업익 12억원으로 채 1%가 안됐다.



업계 전문가는 “이 회장 임기 때부터 단일 품목에 의지해 온 수익구조를 다변화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여의치 않았다”면서 “연구개발 파트를 이끌고 있는 이 대표의 어깨에 회사의 미래가 달린 셈”이라고 전했다. R&D 성과에 따라 지분승계의 속도 역시 연동돼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약품은 한미약품 형 R&D 조직을 표방하기 위해 이 대표 아래 연구본부 조직을 구축하고, 매년 10% 이상의 연구개발비를 투입하고 있다. 대표이사 취임 이후 2017년 140억원, 2018년 135억원, 106억원(올 3분기 말) 등 신약개발에 투입했다. 이 대표는 직접 미래전략본부장을 겸직하면서 산하에 제1연구본부(연구기획, 약리, QM), 제2연구본부(개량신약), 제3연구본부(임상기획, IP), 제4연구본부(개발기획, 라이센싱) 등의 조직을 꾸렸다.

여기서 눈 여겨 봐야 할 인사는 최중열 상무와 백명기 상무다. 최 상무는 한미약품 개발총괄 팀장 출신으로 현대약품의 개량신약 개발을 총괄하고 있다. 백 상무는 마틴루터(Martin Luther)대학 약학박사 출신으로 SK바이오팜을 거친 중개연구 전문가다. 신약개발 과정을 총괄한다. 이 대표와 함께 미래전략을 짜는 핵심 멤버다.

아직까지는 신약개발보다는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개량신약 파이프라인에 비중을 더 두고 있는 모양새다. 노인성 질환 개량신약 BPDO-1603이 국내 2상에 진입했다. 아시아 대상 3상 진입을 앞두고 있다. 노인성, 내분비질환, 호흡기질환 개량신약 등이 국내 1상을 진행 중이다.

대신 혁신신약으로 분류되는 파이프라인은 개발이 지체되는 상황이다. 담도암 타깃 항암제였던 LINO-1608는 2015년 아슬란사로부터 기술도입했으나 임상2상에 실패해 개발이 중단됐다. 당뇨병 타깃인 HDNO-1605는 2017년부터 독일에서 1상을 진행하고 있다. 4년 이상 신약에 투자했지만 아직 결실을 보지는 못하고 있다.

R&D와 관련해 신약개발 업체인 바이오이노티스의 역할도 눈에 띈다. 현대약품이 2009년 출자(지분 14%)한 바이오이노티스는 현대약품의 지분 0.22%를 보유한 주주이기도 하다. 올해 7월 4만4000주를 추가 매입해 지분을 0.08%에서 소폭 늘렸다. 이 대표가 최대주주(51%)면서 대표직을 겸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향후 지분 확대 과정에서 역할이 커질 거라고 보고 있다.

실제 바이오이노티스는 특별한 매출처가 없는 상황에서도 현대약품과의 내부거래를 통해 회사의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2017년 12억원, 2018년 13억원, 2019년 15억원 등 거래를 늘려가고 있다. 그 결과 올 3분기 순익 2억원을 남기기도 했다. 한 전문가는 “회사 외부 비상장사를 키워 본사의 지분을 늘려가는 전형적인 승계방식”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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