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글로벌 파이낸스 3.0]인니 후발주자 기업은행, '대출 프로세스' 차별화 전략⑧SME타깃, 기업여신 심사절차 축소…비대면채널 확대 도모

자카르타(인도네시아)=손현지 기자/ 진현우 기자공개 2019-12-26 17:49:43

[편집자주]

금융의 해외진출은 단순한 본점지원 성격의 1.0과 현지화에 집중하는 2.0 단계를 거쳐 3.0 시대에 접어들었다. 금융회사들은 이머징마켓과 선진시장으로 투트랙을 전개하며 신남방과 IB영토 확장에 매진하는 중이다.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내고 있는 글로벌 금융한류. 어떤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지 더벨이 직접 영국 런던, 미국 뉴욕,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를 둘러본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3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BK기업은행의 현지법인인 'IBK인도네시아은행'은 국내 시중은행들 가운데 가장 입성시기가 늦다. 그러나 2년도 안되는 짧은 준비기간 동안 인도네시아 금융의 중심인 자카르타에 당당히 깃발을 꽂는데 성공했다. 기업금융 DNA를 바탕으로 글로벌 은행 속에서 기대감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자체적인 기업신용평가 기법을 접목, 기업여신 심사절차를 대폭 줄이는 이른바 차별화 된 마케팅 전략을 구상한 덕분이다.

박주용 IBK인도네시아은행 법인장은 "그동안 수많은 은행들 중 덩치가 작은 IBK인도네시아은행이 내세울 수 있는 강점이 무엇일지 고민했다"며 "기업여신 심사체계의 절차를 대폭 줄여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고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고도화시키는 전략을 취해 인도네시아 1등 SME((Small and Medium sized Enterprises) 전문은행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2년간의 대장정, 막바지 PMI 작업으로 분주…모바일뱅킹 개시 임박

김도진 기업은행장은 2016년 말부터 인도네시아를 주목하고 진출을 적극 지원했다. 특별히 기업대출 수요가 많다기보다 은행업 발전 가능성이 큰 시장이라는 판단 때문이었다. 인도네시아 은행업 자산은 최근 4년간 무려 49.1% 증가했다. 연평균 10.5% 성장한 셈이다.

이러한 성장의 배경은 인도네시아 중앙은행(BI)이 상대적으로 미국 기준금리 영향을 덜 받는 특징 때문이다. BI는 지난해에만 총 6차례 기준금리 인상에 나섰으며 올해는 2차례 인하했다. 현재 금리는 5.5% 수준이다.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5.32%로 한국(1.67%) 대비 약 3배에 달한다. 예대금리차는 4.55%로 한국(1.81%) 대비 약 2.5배 수준이다.

인도네시아 법인 설립 계획은 속도감 있게 전개됐다. 2017년 1월 이사회에서 추진 승인을 받은 뒤 현지 아그리스은행, 미트라니아가은행과 주식인수계약(CSPA)을 연달아 체결됐다. 올해 8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로부터 두 은행의 합병승인을 받으면서 본격적으로 현지법인 체제를 출범시키기까지 1년 8개월 밖에 걸리지 않았다.

*사진설명 :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위치한 IBK인도네시아은행 본사 입구

IBK인도네시아은행을 찾은 지난달 25일, 현지 직원들 모두 막바지 인수후 통합(PMI) 작업으로 분주한 모습이었다. 본격적인 현지사업 개시를 앞두고 글로벌부서, IT부서를 아우르는 한국 본사직원들 12명이 총출동한 상태였다. 현지서 만난 김원태 IBK인도네시아은행 부행장은 "두 은행의 통합IT전산망 구축과 더불어 조직개편을 마무리 짓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내년 1월 중으로 모바일뱅킹 개시도 앞두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통합IT전산시스템은 지난 16일 성황리에 오픈했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현재 총 5개 사업본부 산하 22개 부서로 구성돼 있다. 본점 직원들의 교육과 진두지휘 하에 아그리스은행과 미트라니아가은행 직원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였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금융감독청(OJK)로부터 BUKU2 등급을 취득했다. 인도네시아 은행법 상 자본금 1조루피아(약 833억원)를 넘으면 BUKU2 자격을 부여받는다. 출범 당시 IBK인도네시은행의 자본금은 1161억6966원(아그리스 985억6890만원 ,미트라니아가 182억2770만원)이었다.

◇SME기업 타깃, 기업여신 심사시스템 '차별' 전략

내년부터는 중소기업(SME) 고객기반을 넓혀 자본금을 추가 확충할 계획이다. 'BUKU3' 등급 진입 기반을 닦기 위해서다. 향후 2023년부터는 SME 전문은행으로 도약해 종합금융서비스를 본격화한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SME고객군을 공략하기 위해 가장 먼저 기업대출 프로세스를 대폭 줄일 계획이다. 현재 인도네시아는 기업 용평가 체계가 미흡하다. 기본적으로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는 편이다. 따라서 기업들의 여신건전성을 심사하고 신용평가 등급을 매기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편이다. 특히나 SME는 대기업에 비해 대출 심사절차가 복잡하다.

박 법인장은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대출 심사 시간을 단축시키려고 한다"며 "기업은행만의 여신심사 노하우를 활용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대출 가능여부나 금리 수준을 책정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기업(고객)들이 필요로 할 때 적시에 자금을 빌려줘 고객 편의성을 높이겠다는 의미다. 경쟁이 치열한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기업금융 만큼은 타 은행과 차별점을 찾겠다는 의지다. 기업은행 자체적인 기업신용평가 기법을 접목시켜 의사결정 절차를 간소화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에는 100개가 넘는 은행들이 존재한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정부은행(4개), 상업은행 (55개) , 지역은행(26), 샤리아(이슬람)은행(26개), 외국계은행(9개), 조인트벤처(14개) 등이다. 그 중 만디리은행(Mandiri) 정도가 기업은행과 비슷한 포지션인데 대형은행에 속한다. 일찍이 진출해 자리를 잡고 있는 국내 시중은행(하나, 신한, 우리)에 비해서도 시장 진입이 늦은 편이다. 차별화된 전략이 절실할 수 밖에 없는 배경이다.

향후 SME 고객 접점을 늘리기 위해 지점 뿐 아니라 비대면 채널서비스를 고도화할 방침이다. 다양한 상품 라인업 구축도 계획 중이다. 중장기적으로 SME 특화 여신상품과 컨설팅 제공을 준비하고 있다. 아울러 저금리 조달 기반 확보를 위한 다양한 수신, 비이자수익 상품도 도입할 예정이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PMI 안정화 작업과 함께 외환, 방카슈랑스 등 금융상품 라인업도 다양하게 구성 중이다.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기 위해 지점수 확대 뿐 아니라 핀테크 사업에도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비대면 채널서비스를 고도화해 향후 SME타깃 여신상품, 컨설팅을 제공할 계획이다.

IBK인도네시아은행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