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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탁 TFT 가동한 신한은행, 소비자 보호 집중 [기로에 선 은행 신탁업] ③진옥동 행장 '고객퍼스트' 방침, 다운사이징

손현지 기자공개 2020-01-03 08:20:14

[편집자주]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를 계기로 은행권 신탁사업 패러다임이 달라지고 있다. 금융당국이 은행 신탁을 총량규제하기 시작하면서 기존의 방향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 비이자수익 확보 차원에서 신탁사업으로 눈을 돌리던 은행들은 공격적인 비즈니스 행보를 멈추고 신탁리스크 관리조직을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에 나서는 모습이다. 5대 은행 신탁사업의 기류 변화를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19년 12월 27일 07: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은 최근 몇 년 동안 신탁비즈니스를 가장 공격적으로 확대해온 곳으로 꼽힌다. 신탁자산이 폭발적인 속도로 불어난 덕에 수익도 꾸준한 우상향 흐름을 유지해왔다. 다만 내년만큼은 성장보다 소비자 보호에 초점을 둔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실물자산(주식, 채권 등) 상품 중심으로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 신탁 담당 임직원들은 지난달부터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T)를 구성하고 신상품 전략을 새로 수립하고 있다. 신한은행이 내년도 자기자본이익률(ROE) 목표를 보수적으로 잡으면서 기존 신탁사업 방향성에도 안정성을 유지하려는 탓이다. 당국의 규제강화 기조에 발맞춰 신탁조직 다운사이징도 진행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주가연계신탁(ELT) 상품에 총량제한이 걸린 탓에 실물자산(채권, 부동산 등) 상품 강화를 통해 고객 니즈를 충족시킬 것"이며 "당국도 신탁법 개정을 예고하고 있는 터라 기존 상품들을 전면 재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신한은행은 2016년부터 본격적으로 비이자수익 강화를 위해 신탁 경쟁에 뛰어들었다. 그룹 차원에서 '원신한(One-Shinhan)'을 위한 3대 핵심 전략 중 하나로 신탁부문을 선정했다. 기존 신탁본부도 '그룹'으로 격상시켜 신탁본부, 수탁자산수탁부, 퇴직연금사업부 등으로 구성했다. 총 책임자는 본부장급에서 부행장(임원)으로 상향했다.

다만 올 3월부터 조직확대 기조는 주춤하기 시작했다. 기존 신탁연금그룹체제에서 퇴직연금 관련부서가 부문제로 분리되면서 현재는 '신탁그룹'으로 변모했다. 신탁그룹 산하 신탁본부(신탁사업부+신탁운용부) 단일부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신탁본부 인력은 43명으로 전년 대비 4명 축소됐다.


작년부터 금융상품 전략을 총괄하는 IPS본부(Investment Product & Service)와 신탁본부를 통합한 GPS(Global Product Solution)그룹 출범이 거론됐으나 지금은 조직개편 방향이 안개 속에 있다. 최근 금융당국의 신탁자산 총량규제와 더불어 부서 간 이해상충 문제가 겹치면서 관련 논의가 진척되지 않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따르면 은행이 신탁업을 겸업할 경우에는 임원은 은행업과 신탁업 겸업이 금지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진 행장은 그간의 성장 기조와 달리 다소 힘을 뺀 경영방침을 수립하기 앞서 조용병 회장을 수차례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무엇보다 소비자 보호, 완전판매가 우선순위라는 판단이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그룹 차원의 지지에 힘입어 신탁시장 판도를 완전히 바꾼 주역이다. 기존 3~4위 수준이었던 수탁 잔액이 2017년 하반기부터 1위로 우뚝 섰다. 특히 재산신탁 부문에서 6년여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하나은행을 제치고 1위를 쟁취했다. 유가증권, 부동산과 동산신탁 등을 통해 운용수익을 극대화한 덕분이다.

탄탄한 조직기반으로 포트폴리오도 고르게 성장시켜 왔다. 지난달 말 금전신탁(48조4000억원)과 재산신탁(42조5000억원) 비중은 53대 47이다. 부동산·채권·동산 등에 금전 이외의 자산에 투자해 운용수익을 얻는 재산신탁에 많은 공을 들여왔지만 수익을 좌우하는 ELT도 포기하지 않았다. '신한가치주특정금전신탁'·'동고동락신탁' 등을 주력상품으로 내세웠다.

특정금전신탁과 재산신탁의 투트랙 효과는 탄탄대로였다. 지난달 말 전체 수탁고(91조원)와 재산신탁 수탁잔액은 1위를 차지했다. ELT 등 특정금전신탁 수탁잔액(48조4000억원)도 국민은행에 이어 2위다. 복수자산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 전산개발 시스템 구축도 막바지에 접어들어 시너지효과가 기대된다.

다만 당국이 ELT 총량제한을 두면서 일부 전략을 수정하려는 모습이다. 일단 ELT 등 특정금전신탁은 힘을 빼기로 했다. ELT가 아니더라도 재산신탁 등에서 입지를 공고히 다져놓은 덕에 집중도를 분산할 환경적 요건이 충분하다. TRF(Target Risk Fund)를 담은
자산배분형 상장지수펀드(ETF) 등 리스크 분산상품도 다각화할 전망이다. 진 행장이 '고객퍼스트'라는 방향성을 두고 펀드·신탁·방카슈랑스 등 개별 판매실적을 없앤 이유이기도 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경영진은 고객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자산관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상품을 발굴하라는 주문이 있었다"며 "비록 ELT 수준의 비이자수익을 기대하긴 어렵지만 일부 고정금리형 상품이나 ETF, 상장지수채권(ETN)편입 신탁을 대안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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