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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광 웨이퍼 제조’ 웅진에너지, 인수 메리트는 반도체 부품소재사업 진출…해외 원매자 유치 기대감

최익환 기자공개 2020-01-03 14:43:4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2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매각이 추진되고 있는 웅진에너지의 인수 메리트에 관심이 쏠린다. 국내 유일의 태양광 잉곳·웨이퍼 제조사로 최근 반도체 공정용 소재사업 진출을 통해 반전의 기회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정책으로 태양광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실적 호조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과 더불어 해외 원매자들의 생산기지로써 갖는 매력 역시 낮지 않다는 분석이다.

2일 구조조정 업계에 따르면 웅진에너지의 매각주관사 EY한영은 2월 중으로 웅진에너지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진행할 예정이다. 매각대상은 회생절차를 통해 신규 발행되는 웅진에너지의 보통주 100%로, 투자자의 선호에 따라 사업장(대전공장·구미공장) 별 선별인수도 가능하다.

구조조정 업계는 국내 원매자가 웅진에너지를 인수할 경우의 메리트로 △반도체 공정 소재사업 진출 △국내 유일의 잉곳·웨이퍼 생산력 △국내 재생에너지 산업의 성장전망 등을 거론하는 분위기다. 마케팅 대상 중 하나인 중국 등 해외 원매자의 경우 국내에 생산기지를 마련해 무역장벽을 일부 회피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메리트로 평가된다.

웅진에너지는 지난 2018년 반도체 공정용 소재부품 개발에 착수해 실리콘캐소드(Silicon Cathode)와 실리콘링(Silicon Ring) 등의 제품을 개발하는 데에 성공했다. 반도체 식각에 사용되는 실리콘캐소드는 가스를 통과시켜 웨이퍼 표면에 플라즈마가 균일하게 분사되도록 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실리콘 링은 웨이퍼 주변에 장착되어 플라즈마를 균일하게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웅진에너지는 반도체 식각공정에 필요한 이들 부품이 기존 제품인 잉곳에 기반한다는 점에 착안해 신사업을 전개하게 됐다. 현재는 기존 생산설비를 활용한 345mm용 제품의 양산으로 20% 가량의 이익률을 나타내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해당 제품은 반도체용 부품소재를 납품하는 업체들을 통해 국내외 주요 제조사의 공정에 사용되고 있다.

본업인 태양광 산업에서의 메리트 역시 낮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국내 유일의 태양전지용 잉곳·웨이퍼 제조사로서 가지는 전략적 가치는 물론,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높다고 판단되는 단결정 등 고부가가치 웨이퍼 등이 거론된다. 한화큐셀과 현대중공업 등 국내 태양광 업계는 물론 ULE와 파나소닉 등이 웅진에너지로부터 웨이퍼를 공급받고 있다.

2021년부터 도입될 예정인 재생에너지 탄소인증제도(CFP)는 재생에너지 제품 제조에서 발생하는 탄소배출량을 계량화해 저탄소 제품에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해당 제도가 정식으로 도입되면 태양전지 제조사들이 생산 시 탄소배출이 적은 제품을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탄소배출이 중국·일본 등지의 제조사들보다 적은 웅진에너지는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각국이 자국 태양광 산업 보호를 위해 CFP 등 환경 관련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며 “잉곳과 웨이퍼 제조에는 많은 전력이 사용될 수 밖에 없어 절전을 하는 기술 여부가 원가에도 일부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인수 메리트에 일부 해외 원매자 역시 웅진에너지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ASEAN(아세안) 등 지역의 태양광 제조사들이 웅진에너지를 인수할 경우 단결정 웨이퍼 등의 제조 기술력 확보는 물론 선진 시장으로의 수출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과 미국의 무역분쟁 등 보호무역주의 기조가 강화하는 현실 속에서도, 국내 태양광 제조사들은 대규모 수요처인 중국·미국·EU 등으로부터 제재조치를 받지 않았다. 업계 역시 국내 업체들에게 적용되는 무역장벽이 향후에도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만큼, 중국 등의 원매자가 웅진에너지를 인수하게 되면 수출기지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웅진에너지가 유가증권시장(KOSPI) 상장사 지위를 유지할 경우 인수자가 누릴 수 있는 메리트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회생회사인 웅진에너지는 매각이 성사될 경우 우발채무 등 재무적 위험요인을 단절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외 구미공장 등의 유휴부지를 활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거론된다.

지난 3월 외부감사인 EY한영으로부터 감사의견거절을 통보받아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한 웅진에너지는 현재까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상황이다. 매각 성패에 따라 상장유지 여부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웅진에너지는 매출 1658억3790만원·영업손실 560억6734만원 등의 실적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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