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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제' 속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역할론 부각 반도체 실적 회복, 이사회 공백, 준법감시위와 업무 조율 등 현안 수두룩

윤필호 기자공개 2020-01-10 08:24:0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09일 14: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DS부문 경영전반 총괄, 사진)의 어깨가 무거워졌다. 이재용 부회장과 이상훈 이사회 의장 등이 잇따라 사법 이슈로 활동에 제약이 생기면서 부담이 커졌다. 현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한 가전전시회 CES 2020 일정을 소화하고 있지만 귀국과 함께 수많은 현안이 그를 기다리고 있다. 반도체 사업 회복과 경영 체제 정돈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상황에서 김 부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올랐다.

우선 작년 업황 악화로 부진했던 반도체 사업은 회복이 절실하다. 반도체 부문장인 김 부회장에게 작년은 특히나 힘든 시기였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전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대비 각각 5.85%, 52.95% 감소한 229조5200억원, 27조7100억원을 기록했다. 미·중 무역분쟁 등에 따른 반도체 수요 감소가 악재로 작용했다. 올해는 반도체 업황 개선을 토대로 실적 상승세를 이끌어야 한다.

관련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반도체 경기가 작년 하반기 바닥을 찍고 개선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작년 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59조원, 영업이익 7조1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증권사들이 내놓은 예상치를 웃도는 성적이다. 보릿고개를 넘기는 모습이지만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서는 아직 시간이 필요하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도 세계 1위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육성책도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한다.
김기남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삼성전자 제공)
김 부회장의 고민은 반도체 사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이재용 부회장과 이상훈 의장 등이 사법 리스크에 걸려 활동을 제약받는 상황에서 남은 김 부회장의 역할이 막중한 상황이다.

당장 이상훈 의장 구속에 따른 공백을 메우고 후임 의장을 선임해 이사회를 재정돈하는 과제가 있다. 삼성전자 정관에 따르면 의장 부재시에는 이사회 위원들 중에 후임 의장을 선임해 한다. 다만 의장을 다시 선임할 때까지 직무대행에 대한 규정이 없고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도 정해진 바가 없다. 재계에서는 김 부회장이 의장 직무 대행을 맡을 것이란 추측이 우세하다.

이사회 의장 선임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를 위해서는 이사회 위원들 간의 논의가 필요하다. 김 부회장은 귀국 이후 사내·사외이사를 소집해 후임 의장 선임 여부를 논하는 자리를 마련하고 다시 주총 안건으로 올리는 작업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3월 주총에서는 국민연금이 예고한 강력한 주주활동 지침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국민연금은 작년 12월 강력한 주주권 행사를 목적으로 '주주권 행사 가이드라인'을 의결했다. 이를 통해 투자 기업에 이사 해임, 정관 변경 등의 주주제안을 할 수 있는 근거를 확보했다. 삼성전자가 이사회 의장 후보를 선임에 들어갈 경우 국민연금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김 부회장이 대주주 양도소득세 기준 강화에도 불구하고 지분을 그대로 유지한 것도 현 상황에서 역할과 책임을 인지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그는 지난해 말 다수의 임원들이 지분을 대거 정리하고 나선 상황에서도 주식을 매도하지 않았다. 국민연금이 최근 지분율을 9.41%에서 9.55%로 늘리는 상황에서 이 같은 행보는 삼성전자의 중심축으로서 상징성과 존재감을 부각시켰다. 사내이사인 고동진 사장(IM부문 총괄)은 지난해 지분을 추가 매입했고, 김현석 사장(CE부문)도 매도를 하지 않고 기존 지분을 유지하며 힘을 보탰다.

삼성전자 최대 현안인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재판 역시 부담이 크다. 이 부회장의 재구속 여부를 비롯해 삼성바이오로직스 증거인멸, 노조 와해 의혹 재판 등 사법 리스크로 지난해 예정했던 연말인사도 연기했다. 삼성은 각종 사법 이슈로 흔들리는 가운데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준법감시위원회 신설을 결정했다. 작년 10월 파기환송심 공판에서 재판부가 이 부회장에게 준법 체제를 갖출 것을 주문한데 대한 과제를 제출한 셈이다.

김지형 위원장은 준법감시위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내세워 삼성의 개입을 완전히 배제하고 독자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사회가 각종 경영 정책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준법감시위와 의견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이를 조율하는 작업이 중요해졌다. 이 역시 김 부회장의 몫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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