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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몬, '세계 최대 설비' 나노멤브레인 시장 공략 2월 코스닥 상장예정, 연간 여의도면적 13배 나노막 생산…노스페이스·삼성전자 등 납품

구미(경북)=조영갑 기자공개 2020-01-13 07:02:02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3일 00: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공장에 들어서자 폭 1.75m의 거대한 종이 두루마리가 시선을 압도한다. 생산라인 곳곳에 수백 개가 쌓여 있다. 이 두루마리는 나노멤브레인(나노막)의 거푸집 역할을 한다. 나노멤브레인은 쉽게 말하면 나노 실로 짠 천이다. 나노 실은 머리카락 500분의 1 두께다. 너무 얇기 때문에 이 종이가 지지체로 활용되는 셈이다.

종이가 풀려 전기방사판 라인으로 들어가면 본격적으로 천을 짜는 작업이 시작된다. 1500개의 노즐(바늘)이 쉴새없이 움직인다. 이 노즐에서 실의 원료가 되는 용액(폴리머 솔루션)을 뿜으면 전기방사판이 상부에서 정전기를 이용해 용액을 나노 실을 만든다. 이것을 씨줄과 날줄로 엮어 천을 짜는 식이다. 원료용액의 레시피와 48개에 이르는 전기방사판은 회사만의 영업비결이다. 환경에 극도로 예민하기 때문에 연중 내내 습도 0.5%, 온도 0.2도를 유지한다.

이 실이 종이 지지체에 코팅된 후 나중에 종이만 떼어내면 순수한 멤브레인(천)이 분리된다. 멤브레인은 기공의 크기(구멍)가 300nm(나노미터)수준이다. 물방울, 적혈구, 일반세균은 통과할 수 없다. 대신 수증기는 드나들 수 있다. 아웃도어 제품이나 위생용품 등에 두루 쓰일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멤브레인을 고객사의 주문에 따라 2~4겹으로 합치하면 다양한 제품의 소재가 된다.

▲레몬의 나노멤브레인 생산공정. 연간 여의도 면적 13배에 이르는 나노멤브레인을 생산한다.

지난 9일 경북 구미의 (주)레몬 생산공장을 찾았다. 레몬은 나노멤브레인 및 EMI(전자파차폐막) 생산업체다. 멤브레인은 노스페이스, EMI는 삼성전자 갤럭시 모델에 납품하고 있다. 디스플레이(FA), 나노사업, 신재생에너지사업 등을 영위하는 톱텍의 자회사이기도 하다. 톱텍이 보유한 지분율은 66.05%다. 2012년 톱텍에이치앤에스로 설립돼 5년 뒤 레몬으로 상호변경했다. 12월 말 코스닥 예심을 통과하고, 2월 상장 준비 중이다. 주관사는 미래에셋대우다.

레몬의 생산공장 곳곳에선 '초격차를 추구한다'는 문구를 볼 수 있다. 경쟁상대가 없도록 앞서 나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실제로 레몬은 초격차 달성을 위해 쉼 없이 달리고 있다.

현재 라인당 한 시간에 약 900m의 멤브레인을 생산한다. 4개 라인에서 연간 3800만㎡ 면적의 멤브레인이 나온다. 여의도(290만㎡) 면적의 13배에 이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양산설비다. 레몬은 상장 후 공모자금을 바탕으로 생산설비를 순차적으로 늘려 총 16개의 라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연간 1억6000만㎡ 생산케파(capa)를 달성할 수 있다. 생산규모에서 경쟁자가 없는 초격차를 달성하게 되는 셈이다.

멤브레인은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에 납품되고 있다. 2018년 '퓨처라이트(futurelight)'라는 이름으로 3년 간 독점공급하는 계약을 맺었다. 세계 아웃도어 소재시장의 독점적 지위를 구축하던 고어텍스(Gore-Tex)를 제치기도 했다. 고어텍스에 비해 습기를 배출정도는 4배 이상 높고, 공기 통하는 정도는 30배 이상 높다. 아디다스의 소재를 공급하는 BASF와도 최근 공동 R&D를 시작했다. 2021~2022년께 신제품 출시가 예상된다.

위생, 생활용품 시장 공략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몬은 지난해 생활용품 라인 ‘에어퀸’을 런칭하고 생리대, 황사 및 방진마스크, 산모수유패드, 기저귀 등의 위생용품을 출시했다. 국방부 우수 상용품 시범사용 품목으로도 지정돼 현재 육군 일부사단에 야전상의 샘플을 납품했다. 군모, 우의 등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직까지 나노사업 매출액 비중은 EMI 부문에 비해 열세다. 2019년 3분기 375억원 수준의 매출액 중 81%(303억원)가 EMI부문에서 발생했다. 나머지 19%(72억원)가 나노사업부문이다.

레몬은 2014년부터 삼성전자에 차폐막(EMI) 부품을 납품해왔다. 갤럭시에 탑재되는 복합방열부품, PCB 관련 부품을 생산한다. 전자파를 막고, 과열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부터 생산되는 갤럭시S 및 갤럭시노트 시리즈를 비롯해 갤럭시A 등 중저가 라인에 사용된다.

다만 올해를 기점으로 나노의 비중을 대폭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지난 2017년 나노의 비중은 0.3%(1.4억원) 수준이었으나 2018년 2%(6.4억원)을 시작으로 지난해 10배 이상의 비약적인 발전을 보였다.

김 대표는 "레몬과 모회사 톱텍은 10년 간 나노멤브레인 개발에 막대한 연구개발비를 투입한 결과 2018년 발전의 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면서 "향후 이 기술을 활용해 에어필터, VENT 부품, 창상피복재, 생체이식, 약물전달 등 바이오 부문까지 확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레몬은 2월 코스닥 상장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12월 27일 예심을 통과한 후 주관사(미래에셋대우)와 밸류에이션 산정을 놓고 협의 중이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가치는 약 3000억원 안팎이다. 레몬 관계자는 "현재 협의 중으로 어떠한 사항도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을 아꼈다.

▲레몬이 생산하는 나노멤브레인 원단. 2~4겹으로 합치하면 아웃도어 제품의 원단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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