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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SK이노 배터리 분쟁]갈등 9개월 째…어디까지 왔나작년 11월 LG화학의 'SK이노 조기 패소 신청', ITC 수용 여부 관건

박기수 기자공개 2020-01-14 08:22:45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0일 15:5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한해 국내 배터리 업계의 가장 큰 화두는 '공룡들의 충돌'이었다. 국내 전기차 배터리 선두 주자로 꼽히는 LG화학과 무서운 후발 주자인 SK이노베이션이 국내도 아닌 미국에서 소송으로 맞붙었던 일이다. 갈등의 시작점에는 'SK이노베이션이 인력 유출 방식으로 핵심 기술을 빼가 지적 재산권을 침해당했다'는 LG화학의 제소가 있었다.

양 사의 분쟁이 시작된 것은 지난 4월 말이다. 어느새 1년이 다 돼가는 현재 양 사는 분쟁 상황과 상관없이 배터리 사업에 대한 공격적 투자를 멈추지 않고 있다. 심지어 SK이노베이션은 분쟁의 물리적 지점인 미국 내 배터리 제2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이기도 하다. 양 사 배터리 성장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칠 양 사 분쟁은 현재 어디까지 왔고, 가장 눈 여겨봐야 할 이슈는 무엇일까.


◇ITC, SK이노 조기 패소 결정이 관건

현재 관건은 지난해 11월 14일 LG화학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제소한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 신청'이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한 여부다. 업계는 ITC의 판결이 빠르면 이번 달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11월 영업 비밀 침해 관련 소송 중 진행된 ITC의 '증거 개시(Discovery) 절차'에서 SK이노베이션이 계획적으로 증거 인멸을 했다고 주장했다. ITC의 증거 개시 절차에서 특정 한쪽이 의도적으로 증거를 제출하지 않거나 인멸하려고 시도할 경우, 패소 확률이 상당히 높아진다.

LG화학은 4월 말 SK이노베이션을 ITC 등에 제소하며 배터리 셀, 팩, 샘플 등의 미국 내 수입 전면 금지를 요청했던 바 있다. 만약 ITC가 LG화학의 요구를 받아들여 SK이노베이션에 조기 패소 결정을 내릴 경우 LG화학의 요구가 실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ITC가 LG화학의 손을 들어주지 않을 경우, 소송은 올해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의 요구가 이뤄진 직후 ITC의 산하 기관인 불공정수입조사국(OUII·Office of Unfair Import Investigations)은 ITC가 LG화학의 조기 패소 판결 요청을 수용해야 한다는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던 바 있다. OUII의 의견서 제출이 곧 SK이노베이션의 조기 패소를 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체적인 상황이 SK이노베이션에게 유리하지는 않다는 게 업계 공감대로 자리 잡고 있다.

◇조기 패소 판결, 왜 중요한가

이번 ITC의 조기 패소 판결이 중요한 이유는 판결 방향에 따라 양 사의 분쟁 방향이 크게 갈릴 수 있기 때문이다.

9개월째로 접어든 양 사의 분쟁은 지난해 중순 일본의 '한국 화이트리스트 제외' 이슈 이전과 후로 나뉜다. 일본 이슈 이전에는 '영업 비밀 침해 여부'로, 이후에는 '특허권 침해 여부'로 양 사가 뜨겁게 충돌했다.

두 안건은 법률적으로 서로 다른 분쟁이지만 무게추는 원래 분쟁인 '영업 비밀 침해' 관련 분쟁에 더 쏠려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영업 비밀 침해로 양 사가 갈등하지 않았다면 특허권 분쟁도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라운드 격으로 벌어진 양 사의 특허권 제소 분쟁은 SK이노베이션이 LG화학의 최초 제소에 맞대응 격 행동으로, 양 사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열쇠는 특허권 분쟁이 아닌 영업 비밀 침해 관련 분쟁"이라면서 "이번 ITC의 조기 패소 결정이 9개월간 이어진 양 사 분쟁에 큰 갈림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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