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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를 움직이는 사람들]CEO 시대 본격화…'현장통+트렌드세터' 전진배치①신구 조화에 베팅…젊은 경영인 발탁 '파격'

정미형 기자공개 2020-01-16 07:41:14

[편집자주]

이랜드그룹은 1980년 설립돼 의류업계 최초로 프랜차이즈 매장을 통해 성장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중국에 가장 먼저 진출해 성공한 케이스로 손꼽히기도 한다. 패션 사업에서 유통, 레저, 외식까지 사업을 확장해 온 이랜드그룹은 2010년대 중반 유동성 위기를 겪으며 힘든 시기를 겪었다. 그러나 지난 몇 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며 현재 재도약을 바라보고 있다. 더벨은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은 이랜드그룹을 있게 한 핵심 인물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3일 08:5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랜드그룹은 올해로 창립 40주년을 맞았다. 몇 년간의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끝내고 긴 터널을 막 빠져나온 이랜드그룹은 재도약의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이를 위해 각 계열사에서는 만반의 준비가 한창이다.

올해 이랜드그룹은 ‘전문경영인(CEO) 시대’를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CEO 체제로 재편되며 박성수 이랜드그룹 회장(사진)과 박성경 이랜드그룹 부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한 걸음 물러났다. 대신 함께 이랜드그룹을 이끌어왔던 후배 CEO들이 경영 전면에 나섰다.

그룹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책임질 경영진의 핵심은 ‘신구 조화’다. 지난해 부회장으로 승진한 최종양 이랜드월드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일규 이랜드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을 축으로 그룹의 핵심 기반을 다져놓은 상태다.

이를 바탕으로 올해는 젊은 경영인 위주로 임원 발탁에 나서며 다가오는 변화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답은 현장에"인사 핵심은 '현장통'

현재 이랜드그룹은 ‘최·김 투톱’ 체제로 돌아가고 있다. 박성수 회장은 CEO 시대의 개막을 알린 지난해 최종양·김일규 투톱을 각각 사장에서 부회장으로 승진시키며 힘을 실어줬다.

이들은 박 회장을 근거리에서 보좌해 온 인물들로 이랜드그룹이 가야 할 길에 대한 이해도가 가장 높다는 게 내외부의 평가다.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의 운영체제 강화와 독립 경영 체제 안착이라는 사명도 안고 있어 책임이 막중하다.

두 부회장을 관통하는 단어는 '현장'이다. 김 부회장은 창업 공신으로 설립 초기 의류 상품 제작부터 배달까지 현장 모든 일에 관여하며 지금의 이랜드 패션사업을 만들어온 인물이다. ‘해외통’으로도 불리는데 이랜드의 글로벌 확장과 함께 해외법인에서만 10여 년 근무하며 현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인물로 꼽힌다.

최 부회장도 마찬가지다. 최 부회장은 이랜드그룹의 중국 시장 진출에 혁혁한 공을 세운 '중국통'이다. 1994년 상하이에 생산 기지를 설립할 때부터 중국인들의 문화, 체형까지 세세한 차이점에 집중하며 이랜드의 중국 시대를 연 인물이다.

이렇듯 이랜드그룹이 강조하는 핵심 인사 원칙은 현장 경영이라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이랜드그룹의 경영자는 MBWA(현장경영)가 최우선이 돼야 한다"며 "중국 사업장에 상주했던 인물들이 그룹의 핵심 보직에 중용된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부터 이랜드리테일을 이끌고 있는 석창현 대표도 '중국 현장통'으로 정평이 나 있다. 30대 젊은 CEO인 김완식 이랜드이츠 대표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장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이랜드그룹이 주력하는 패션과 유통, 외식 등의 사업들이 트렌드에 민감한 만큼 현장에서의 빠른 대응이 그룹의 미래를 좌우한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일규 이랜드 건설 부회장(좌) 최종양 이랜드월드 부회장(우)

◇ '다음은 내 차례' 틀 깨고 30·40대 발탁

2020년 인사의 핵심은 30대 젊은 경영인의 발탁이었다. 윤성대 이랜드파크 대표이사와 김완식 이랜드이츠 대표이사가 그룹 최초로 30대에 임원에 올랐다. 윤 대표는 1981년생, 김 대표는 1983년생으로 각각 만 39세, 37세다.

지난해에도 최운식 이랜드월드 대표이사가 만 40세에 상무로 승진했다. 이랜드 주요 계열사에 젊은 경영진들을 앉힌 셈이다. 국내 재계 50대 그룹에서 오너일가를 제외하고 30~40대에 CEO를 맡는 경우는 손에 꼽을 정도다. 이랜드 인사에 ‘파격’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여기에는 연공 서열보다는 성과주의에 입각한 이랜드의 인사 방침이 있다. 성과에 따라 후배가 선배보다 이른 승진을 하기도 한다. 예전부터 이런 조직 문화가 자리 잡은 탓에 부작용이 크지 않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이는 이랜드에 유난히 여성 임원이 많은 배경이기도 하다. 이랜드는 전무급 이상 임원 중 약 42%가 여성이다.

윤성대 대표의 경우 이랜드파크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내면서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위해 1000억원 자금 유치에 성공하는 등 그 능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김완식 대표도 외식 업계가 부진한 상황에서도 흑자를 일궈낸 점을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과 외식 사업은 빠르게 변화해 트렌드를 잘 읽는 임원을 적재적소에 발탁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올해 이랜드그룹은 젊은 '트렌드세터'와 '현장 경험통'을 적절하게 융합해 냈다. 최운식 대표와 윤성대 대표, 김완식 대표는 트렌드를 읽는 눈은 밝지만 현장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할 수 있는 만큼 이랜드그룹 내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 각자 대표이사로 뒷받침하고 있다.

최종양 부회장이 이랜드월드 대표로서 최운식 대표와 호흡을 맞추고 이랜드파크도 윤성대 대표를 뒷받침해 사이판 호텔 개발과 운영을 성공적으로 이끈 박명욱 사이판 마이크로네시아리조트(MRI) 대표를 이랜드파크 부대표로 겸임 발탁했다. 이랜드이츠도 김완식 대표 짝으로 안성진 총괄본부장(상무)를 낙점했다. 안성진 상무는 뷔페 브랜드 ‘애슐리’의 메뉴 개발을 총괄한 핵심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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