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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의 진화]'이동수단 혁명'에 푹 빠진 재계…CES도 집어삼켰다'삼성·LG' 미래차 전시 확대, 현대차 'PAV' 미래 선점 의지, SK 신사업 발굴 모색

라스베이거스(미국)=고설봉 기자공개 2020-01-16 13:03:03

[편집자주]

자동차와 모빌리티가 전자기기와 스마트폰을 밀어내고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주요 전시 아이템이 된 지도 오래다. 4차산업의 주요 물줄기가 '모빌리티'가 될 것이라는데 이제는 이견이 없어 보이는 시대다. 국내 다수의 기업이 참석한 '2020 CES' 역시 '이동 수단, 자율 주행, 공유 경제, 전기 구동' 등 모빌리티 기술이 미래 주요산업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제조·금융·건설·IT 등 전 산업을 가리지 않고 파고들고 있는 모빌리티 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국내 기업들이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5일 07: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20 CES에 국내 4대 그룹이 총출동했다. 전 세계 소비자들을 상대로 각 사가 지향하는 미래 비전과 상품을 제시했다. 전자(삼성전가, LG전자), 자동차(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반도체·통신·화학(SK하이닉스, SK텔레콤) 등 각자 영위하는 주력 사업군은 다르지만, 4대 그룹 모두 이번 CES에서 '모빌리티'를 하나의 키워드로 내세웠다.

각 그룹사별로 구현하고자 하는 방향은 조금씩 달랐다. 하지만 각자 보유하고 있는 제품 및 기술 등이 모빌리티 사업에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전시의 방점이 찍혔다. 향후 전개될 모빌리티 시대에 발맞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CES 터줏대감 삼성·LG…'가전' 전면, ‘모빌리티’ 히든카드로 제시


삼성그룹은 그 이름만으로 전 세계 이목을 집중시키기 충분했다. 가장 넓은 면적에 부스를 꾸린 삼성전자는 입구에 특별한 장식 없이 ‘삼성(SAMSUNG)’이란 이름을 걸어 놓았다. 그것 만으로도 관람객을 끌기 충분했다. 이미 ‘삼성’ 이란 이름에 세계는 무언가 혁신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고 몰려 들었다.

부스는 마치 ‘삼성’이란 도시를 형상화 한 듯 했다. 부스 내에 ‘TV 거리’, ‘스마트폰 거리’ 등 골목길을 형상화해 동선을 구분지었다. 삼성전자가 내세우는 주력 제품은 스마트폰과 TV 등이다. 8K 기술을 구현한 TV를 전면에 내세워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어 스마트폰이 전시돼 있었다.


부스 내에 통로를 따라 TV와 스마트폰, 가전제품을 둘러보다 보면 가장 안쪽에 모빌리티 제품이 전시돼 있다. 엔진 등 동력 장치와 천장과 유리, 타이어를 제외한 자동차가 전시돼 있다. 자동차의 운전석 계기판과 승객석 디스플레이 등이 집중적으로 부각돼 있다. 미래 모빌리티 비이클에 들어가는 삼성의 제품을 간결하게 소개하기 위한 것이다.

삼성은 디스플레이, 차량용 중앙처리장치, 스피커 등을 통해 모빌리티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반도체를 생산하고, 스마트폰을 통해 구현한 AP 기술을 통해 차량의 두뇌역할을 할 중앙처리장치 개발을 추진 중이다. AP로 차량을 제어하고, 디스플레이를 통해 이용자와 커뮤니케이션 한다. 하만카돈을 통해 차량의 귀와 입을 확보한 가운데 차량의 눈과 두뇌 역할까지 부품 공급 역량을 늘리려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 부스에서 제품설명을 해준 관계자는 “삼성이 구현하고자 하는 모빌리티를 핵심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타이어, 엔진 등의 부분을 제거한 상태로 전시품을 제작한 것”이라며 “중앙처리장치와 디스플레이, 스피커 등 삼성의 제품들을 부각해 전시했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이번 CES에서 가장 인상적인 전시공간을 만들었다. LG 부스로 향하는 과정은 차원이 다른 세계로 이동하는 듯한 느낌을 받게했다. 마치 새로운 세계로 탐험을 나서는 것과 같이 설레는 마음이 들었다.

LG는 전시장 입구를 플랙시블 디스플레이로 꾸몄다. 디스플레이를 구부리고 뒤틀어서 동굴 천장과 벽면처럼 꾸몄다. 고해상도로 구현된 화면에서는 해저 동굴을 물고기가 유영하고 있어 신비감을 더 했다. 입구를 동굴처럼 만들어낸 데 대한 자신감이 묻어났다. 전세계 관람자들 모두 입구에서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오래도록 머물렀다. 때문에 LG 부스로 들어가는 과정은 정체가 심했다.

부스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 역시 디스플레이다. 8K 대형 디스플레이가 크기별로 사방에 전시돼 있었다. 해상도와 표현력 모두 압권이었다. 이어 LG가 주력으로 하는 생활가전이 전시돼 있다. 시그니처 브랜드를 내건 에어컨과 냉장고 등이 눈길을 끌었다. 스마트폰과 테블릿 등도 전시해 놨지만, 공간 자체는 넓지 않았다.


LG는 전시장 중간, 가장 눈길이 모이는 곳에 모빌리티 차량을 전시해 놨다. 단을 세우고 그 위에 직사각형 모양의 거대한 모빌리티 비이클을 올려놓았다. 한쪽 벽면에 차량용 공구 등을 가득 채워놨다. 마치 차고를 표현한 듯 하다. LG의 비이클은 완성차 업체들이 만들어 놓은 직육면체 형상을 한 미래 자동차와 똑같은 모습이었다. LG가 자랑하는 차량용 배터리(LG화학), 차량용 디스플레이(LG디스플레이), 차량용 내외장재(LG화학) 등이 모빌리티 비이클 모형에 그대로 녹아들어 있었다.

◇새로운 모빌리티 주인공은 ‘현대차’…SK는 신사업 방향성 제시

국내 기업 중 이번 CES에서 가장 눈길을 끈 곳은 현대자동차그룹이다. 현대차는 모빌리티 시대를 열어갈 차세대 이동수단을 만들어 전시했다. 신개념 모빌리티 솔루션인 UAM(Urban Air Mobility, 도심 항공 모빌리티)을 제시했다. 이어 UAM을 구현할 개인용 비행체(PAV, Private Air Vehicle)와 지상 운송수단(PBV, Purpose Built Vehicle) 만으로도 국내외 기자단과 산업계, 관람객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했다. 부스 개관 첫날과 둘째날 방문객 수는 평균 4만5000명을 기록했다.


현대차는 UAM을 구현하기 위해 하늘길의 신개념 이동수단인 PAV와 지상을 달리는 PBV, 이 둘을 연결할 허브(Hub, 모빌리티 환승 거점)가 만들어낼 모빌리티 시스템의 밑그림을 제시했다. 부스 내에도 이 3가지 미래 이동수단 모형을 전시했다. 현대차의 차세대 이동수단은 미래 모빌리티를 구현할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현대차의 PAV에 대한 관람객들의 기대감이 높았다. 현실화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세계적 모빌리티 플랫폼인 우버와 전략 파트너십을 맺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벌인 뒤,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가 만들어낸 이동수단간 긴밀한 연결성에 기반한 미래도시의 ‘이동’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UAM 상용화 시점에 관한 질문에 "2028년쯤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해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같이 할 계획이다. 한국에서 법규나 이런 것들이 같이 가야 하기 때문에 계속 정부 쪽하고 얘기해야겠죠"라고 말했다.


SK그룹도 이번 CES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SK는 부스 면적을 2019년 대비 8배로 늘리고, 전시도 확대했다.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C 등 통신·반도체·화학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들이 전시에 참여했다.

SK는 정사각형 모양의 전시장을 총 5개 공간으로 분할해 4개 계열사의 제품(상품 및 기술)을 전시했다. 이 가운데 SK가 전면에 내세운 제품군은 모빌리티 비이클이다. 주 출입구 가장 넓은 공간에 SK가 구현하고자 하는 모빌리티 조형물을 설치해놨다.

다만 아직 SK가 만들어낼 미래 모빌리티는 구체적이지 않다. 모빌리티 비이클에 들어갈 소재, 부품 등을 부각하는 데 전시의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이에 따라 모형으로 제작된 모빌리티 비이클은 4대 그룹이 내놓은 시작품 가운데 가장 단순했다. 자동차 형상을 하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기술이 접목됐는지에 대한 설명도 부각돼 있지 않았다.

SK그룹 관계자는 "모빌리티 비이클을 제작하는데 실제 들어가는 반도체, 배터리, 화학소재 등을 SK가 생산하고 있는 부품 및 소재를 전시하는데 초점을 맞췄다"며 "SK텔레콤의 통신망을 활용한 모빌리티 구현도 이번 전시의 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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