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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지분율 '6.49%', 조현아에 쏠리는 눈KCGI·반도그룹 지분 확대로 협상력 커져…"어느 측과도 성실히 협의"

유수진 기자공개 2020-01-14 08:24:16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3일 14: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를 두 달여 앞두고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보유 지분이 6.49%에 불과한 조 전 부사장이 추후 한진그룹 경영권의 향방을 좌지우지할 핵심 인물로 급부상하면서다.

조 전 부사장의 영향력은 얼마 전까지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지 않았다. 지난해 말 조원태 회장의 그룹 경영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했을 당시 한진그룹조차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을 정도였다. 하지만 KCGI와 반도그룹 등 한진칼 주요 주주들이 지분 매집에 속도를 내며 위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이들의 실제 의도와 별개로 조 전 부사장에게 유리한 분위기가 조성된 것이다. 조 전 부사장 역시 이러한 상황을 적극 활용해 물밑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13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의 한진그룹 경영권 방어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주요 주주 중 누구와 손을 잡느냐에 따라 추후 한진칼 주총에서 표 대결 성사 여부와 구도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조 전 부사장은 오너일가의 일원이라는 점에서 KCGI 등 외부세력보다 표심에 미칠 잠재적 영향력이 큰 것으로 평가된다.

당초 올해 한진칼 주총은 조 회장과 KCGI의 맞대결이 예상됐었다. 그나마도 조 회장의 싱거운 승리가 점쳐졌다. 조 회장 등 오너일가가 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지분을 누수 없이 그대로 분할상속 받으며 ‘조원태 및 특수관계인(28.93%)’이 최대주주 자리를 굳건히 지켰기 때문이다. 거기다 우군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지분율을 10%까지 끌어올리며 조 회장의 사내이사 연임안은 무리 없이 통과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러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건 지난해 말 조 전 부사장이 반기를 들고 나서면서부터다. 당시 조 전 부사장은 “조원태 대표이사가 공동 경영의 유훈과 달리 한진그룹을 운영해 왔다”며 “한진그룹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모색하기 위해 향후 다양한 주주들의 의견을 듣고 협의를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이 자신의 요구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경우 외부세력과 힘을 합쳐 경영권을 위협할 수 있다는 경고장을 보낸 셈이다.

그러나 조 전 부사장의 선전포고는 사실상 ‘먹혀들지’ 않았다. 한진그룹 내부에선 그저 하나의 해프닝 정도로 치부하는 경향이 강했고 조 회장도 공식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KCGI와 반도그룹이 마치 기다렸다는 듯 행동을 개시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이들과 조 전 부사장의 이해관계가 '한진그룹 경영 참여'란 지점에서 교집합을 이루며 여러 시나리오들을 낳기 시작한 것이다. 그 중엔 이번 주총에서 자칫 조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잃거나 오너일가 전체가 경영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현재 조 전 부사장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은 불과 6.49%다. 단독 이탈만으로는 경영권에 직접적인 위협이 되지 않는 수준이다. 하지만 조 전 부사장이 조 회장에게 완전히 등을 돌려 다른 세력과 손을 잡기 시작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조 회장 입장에선 단순히 우호 지분이 6.49% 줄어드는 게 아니라 상대편 지분이 이만큼 늘어난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13% 가까이 손해가 발생하는 셈이다.

특히 남매간 다툼이 끝내 봉합되지 않으면 델타항공이나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 조현민 한진칼 전무 등 기존 우호 지분이 분산될 수 있다는 점에서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이들은 한진그룹의 백기사지만 조 회장 개인의 우군으로 보긴 어렵다. 추후 이해관계에 따라 조 전 부사장과 함께 적군으로 돌아설 수도 있다는 의미다. 이같은 이유들로 조 전 부사장의 협상력이 점점 강화되고 있다. 사실상 공이 조 전 부사장에게 넘어가면서 조 회장도 더 이상 모른척 하고 있을 수는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조 전 부사장 측도 이러한 상황을 의식한 듯 다소 분위기가 바뀌었다. 지난해 말 처음 이의를 제기했을 때와 달리 한결 여유가 생긴 모습이다. 최근 조 전 부사장 측은 기존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하며 입장 표명 자체를 자제하고 있다. 업계에서 흘러나오는 KCGI나 반도그룹 측과 접촉하고 있다는 설(說) 등에 대해서도 공식 확인을 해주지 않고 있다.

이는 조 전 부사장이 물밑에서 주주들과 만나고 있다는 이야기가 사실 여부와 관계 없이 조 회장과의 협상에서 우위를 점하는 데 보탬이 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다른 주주들의 지분 매집이 조 회장에게 압박을 가하는 상황에서 이들과의 직간접적인 접촉은 그 자체만으로도 조 전 부사장에게 유리한 협상카드가 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급할 게 없는 조 전 부사장은 지금 분위기를 최대한 즐기며 가능한 많은 요구사항을 관철하려 할 것으로 추정된다.

조 전 부사장 법률대리인은 “조 회장을 포함해 다른 주요 주주들과 협의를 진행할 의사가 있고, 어느 측과도 성실히 협의할 것”이라며 “어느 측과도 협의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한편, 한진칼 주요 주주는 지난 10일 기준 KCGI(17.29%), 델타항공(10.00%), 반도그룹(8.28%), 조 회장(6.52%), 조 전 부사장(6.49%), 조 전무(6.47%), 이 고문(5.31%) 순으로 정리됐다.

이날 반도그룹이 지분 보유 목적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에 직접 선수로 뛰겠다는 사실을 공식화하며 경영권의 향방이 더욱 깊은 안개 속에 빠져들었다. 주요 주주들은 주총 직전까지 이해관계에 따라 합종연횡하며 표대결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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