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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벨로퍼 열전]SK디앤디, 개발부지 확보···임대주택 프로젝트 예정역삼동 3개 필지 매입…인·허가 리스크 남아

이명관 기자공개 2020-01-20 09:20:20

[편집자주]

국내 부동산 디벨로퍼(Developer)의 역사는 길지 않다. IMF 외환위기 이후 국내 건설사들이 분양위험을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시작되면서 본격적으로 태동했다. 당시만 해도 다수의 업체가 명멸을 지속했고 두각을 드러내는 시행사가 적었다. 그러다 최근 실력과 규모를 갖춘 전통의 강호와 신진 디벨로퍼가 동시에 나타나면서 업계 성장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둔화하면서 그들 앞에는 쉽지 않은 길이 놓여 있는 상황이다. 더벨이 부동산 개발의 ‘설계자’로 불리는 디벨로퍼의 현 주소와 향후 전망을 진단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16일 15:3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디앤디가 순조롭게 개발 부지 확보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엔 역삼동 일대 부지를 사들였다. 해당 부지를 활용해 임대주택으로 개발할 예정인데, 아직 인허가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프로젝트 개시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토지 확보에만 500억원 가량이 투입됐다.

SK디앤디는 개발 부지를 차곡차곡 확보해 나가며 디벨로퍼 생존의 핵심인 선순환 구조를 잘 구축해나가고 있다. 개발 부지로 잡힌 재고자산은 4000억원대를 유지 중이다. 디벨로퍼는 땅 매입부터 기획, 설계, 마케팅, 사후관리까지 총괄하는 부동산 개발업체다. 흔히 시행사라고 불리는데, 이들 디벨로퍼의 핵심은 '땅'이다. 개발을 통해 이익을 내고, 이를 활용해 새로이 개발 부지를 확보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

◇역삼동 개발부지 확보, 인·허가 관건

1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SK디앤디는 최근 서울 강남구 역삼동 832-21번지 일대 3개 필지를 매입했다. 토지 면적은 1375.90㎡ 규모다. 여기에 연면적 2062.6㎡ 규모의 지상건물도 거래 대상에 포함됐다.

거래금액은 493억원이다. 3.3㎡ 당 1억1820만원 수준이다. 이는 감정평가액 대비 93.09%에 해당하는 규모다. 앞서 작년 말께 나라감정평법인은 530억원으로 해당 부지를 평가했다. 매도자는 개인투자자이다.

거래대금을 치르기 위해 SK디앤디는 45억원을 직접 출자했다. 200억원은 금융기관 출자사가, 나머지는 외부 차입을 통해 마련했다. 대주단은 산은캐피탈, 엔에이치농협캐피탈, 한국캐피탈 등으로 구성됐다.

SK디앤디는 해당 부지를 임대주택으로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개발 주체로 리츠를 내세울 예정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하 7층~ 지상 15층, 연면적 1만9295.01㎡ 규모의 주상복합 건물이다. 주거시설은 지하 3층~지상 15층에 들어선다. 근린생활시설은 지하 1층~지상 2층에 자리할 예정이다. 공급 가구수는 오피스텔 182실이다.

부동산 취득이 마무리됐지만, 본격적인 개발까지는 다소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인·허가 작업이 완료된 토지를 매입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허가는 시간을 예측할 수 없다 보니 구체적인 착공시기를 가늠하기 어렵다. 인·허가 관련 위험을 부담하는 만큼 리스크 있는 개발 사업인 셈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이런 임대주택 개발사업은 통상적인 프로젝트와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다"며 "토지를 매입한 이후 자기 책임하에 인·허가를 받는 형태로 추진되다 보니 위험부담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임대주택 확대로 포트폴리오 강화

부동산 디벨로퍼들이 벌이는 사업 영역은 방대하다. 땅을 매입해 주거시설을 공급하는 가장 기본적인 형태부터 도시재생, 수익형 부동산 개발, 오피스빌딩 리모델링 등 다양하다. 이 중에서도 주된 개발분야는 아파트로 대표되는 주택이다. 디벨로퍼들의 눈길이 주택개발로 집중된 것은 선분양제와 무관치 않다. 통상 선분양제를 통해 아파트 공급이 이뤄지는데, 이때 디벨로퍼는 사업비 조달 부담이 덜하다. 초기에 토지매입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한다. 착공 이후엔 입주자들이 내는 계약금과 중도금, 잔금을 받아 사업비를 충당한다.

하지만 최근 디벨로퍼들의 눈길이 상업시설과 임대주택 등으로 향하고 있다.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규제 탓이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의 시행은 디벨로퍼들에겐 시련이나 다름없다는 평가를 주를 이뤘다. 선분양제의 이점을 살리기 어려워지면서 사업수지를 맞추기가 사실상 힘들어진 탓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SK디앤디의 행보가 단연 눈에 띈다. SK디앤디는 비주거용 상업 시설 개발을 지향해 왔다. 수익원도 오피스와 호텔, 지식산업센터 개발 등 다양하다. 새로운 먹거리로 대규모 복합개발, 물류센터 개발 등으로도 눈길을 돌린 상태다. 특히 최근엔 임대주택 개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디앤디는 2017년 말께 리츠 AMC(자산관리회사)인 '디앤디인베스트먼트'를 출범하며 임대주택 사업에 뛰어들었다. 리츠 AMC는 리츠의 위탁을 받아 자산을 관리하는 업체를 말한다. SK디앤디는 디앤디인베스트먼트 설립 자본금으로 70억원을 투입했다.

임대주택 사업은 보통 초기 내부수익률(IRR)이 4%에 불과하지만 추후 매각 등으로 수익 제고가 가능해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디앤디인베스트먼트는 현재 임대주택 중에서도 1~2인 가구 중심의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2018년 말 처음 서울 수유동에서 리츠를 활용한 임대사업에 진출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 신촌, 서초 2곳 등지에서 2000여 가구 규모의 임대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 4개 사업지가 모두 착공에 들어갔으며 2021년 하반기에 완공돼 운영을 시작하게 된다.

이 밖에도 SK디앤디는 논현과 목동, 여의도 등지에서 리츠를 통한 임대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미 진행 중인 사업을 감안하면 4년 내로 최소 3000가구 이상의 임대주택을 운영하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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