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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의 진화]한화시스템 에어택시 투자, '생색'과 '진심' 사이대표이사 산하 PAV팀 신설…향후 투자 규모 관건

김성진 기자공개 2020-01-20 09:46:46

[편집자주]

자동차와 모빌리티가 전자기기와 스마트폰을 밀어내고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주요 전시 아이템이 된 지도 오래다. 4차산업의 주요 물줄기가 '모빌리티'가 될 것이라는데 이제는 이견이 없어 보이는 시대다. 국내 다수의 기업이 참석한 '2020 CES' 역시 '이동 수단, 자율 주행, 공유 경제, 전기 구동' 등 모빌리티 기술이 미래 주요산업이 될 것임을 시사한다. 제조·금융·건설·IT 등 전 산업을 가리지 않고 파고들고 있는 모빌리티 혁명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국내 기업들이 어떻게 대비하고 있는지 더벨이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0일 07: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90억원'. 지난 14일 한화시스템이 미국의 에어택시 제작업체 오버에어(Overair) 지분 30% 인수를 확정지으며 투자한 금액이다. 아무리 미래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위한 첫 투자라지만 그 규모가 그리 커 보이지는 않는다. 모빌리티 시장 선점을 위해 이미 수조원을 투자한 현대자동차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명확해진다.

물론 에어택시는 시장 자체가 아직 형성되지 않아 대규모 투자가 섣부를 수 있다. '진출' 자체에 큰 의미가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과연 한화시스템은 290억원이란 금액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까. 에어택시 투자는 단순 생색내기일까. 아니면 본격 투자에 나서기 전 몸 풀기일까.

◇PAV팀 조직 신설…美 현지서 기술력 확보

한화시스템은 지난 14일 오버에어 지분 30%를 290억원에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한화시스템이 에어택시 사업 진출 소식을 알린 시점이 지난해 7월인 점은 감안하면 약 반 년 만에 계약을 완료한 셈이다. 당초 지분 취득 예정일은 지난 3일이었지만 미국 상무부 산하 산업보안국(BIS)의 특수유출허가(Deemed Export License)의 승인이 다소 지연된 탓에 지분 취득일자도 늦어졌다.

이번 지분 취득공시 내용에서 눈길을 끄는 부분은 바로 취득 목적이다. 한화시스템은 오버에어 지분 취득 목적에 대해 '선도 PAV(Personal Air Vehicle) 개발업체의 기체개발 참여 및 기술력 확보를 통한 PAV 시장 진출을 위함'이라고 명시했다. 투자금액은 290억원에 불과하지만 선진 기술력 확보를 위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는 의미가 있다.

실제로 이번에 한화시스템이 승인 받은 BIS의 특수유출허가는 미국 기업들이 반도체, 핵, 통신, 국방 등 외국 국적의 직원을 고용할 경우 내주는 허가다. 외국인에게 기술정보를 공개하는 것을 수출로 간주(Deemed Export)하기 때문이다. 이는 반대로 말하면 한화시스템의 이번 투자는 단순 지분투자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기술력을 구매했다고 볼 수도 있다.

미국 오버에어 개인항공기 '버터플라이' 이미지.

무엇보다 에어택시 사업 관련 조직을 신설하는 데서 한화시스템의 사업 추진 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한화시스템은 이달 중으로 개인용비행체(PAV) 팀을 새로 만들 계획이다. PAV팀은 대표이사 직속 기관으로 김연철 한화시스템 사장의 직접적인 지시 아래 운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시스템은 PAV팀 직원들을 오버에어에 파견해 함께 기술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오버에어는 우버의 플라잉택시 상용화 프로젝트인 '우버 엘리베이트'의 핵심 파트너사 중 하나로 꼽힌다.

◇향후 투자 및 자체 사업 관건

에어택시 사업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파견을 통한 기술력 확보 준비를 마쳤다지만 여전히 투자규모가 '생색내기'처럼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투자규모가 절대적인 투자의지를 반영하는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중요한 지표 중 하나인 것도 사실이다. 이에 따라 향후 한화시스템이 얼마나 투자를 확대할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우선 추가 투자는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사업 진행 단계에 따라 추가 투자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열린 '서울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김연철 한화시스템 사장(사진)은 기자와 만나 "추가 투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더 나아가서는 한화시스템이 기술력 확보를 통해 자체 사업을 육성할지 여부도 관심사다. 한 회사 내 작은 부서에서 출발한 사업이나 아이템들이 주력 사업으로 확장되는 경우도 많다. 특히 국내 대기업들이 스타트업 활성화에 힘을 싣는 요즘에는 이러한 사례들이 더욱 빈번하다. 한화시스템도 미국 파견 인력들이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확장시킬 가능성도 충분하다.

한화시스템 관계자는 "오버에어는 에어택시 관련 특허를 이미 다수 보유한 기업이다"며 "앞으로 국내외 해당분야 전문 인력을 채용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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