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3.2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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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원론 열공하는 신한금융 임원들 [thebell note]

김현정 기자공개 2020-01-22 08:19:0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07: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업계획 방향이 맞는지 거시경제 변수부터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이사회에서 적절한 답변을 내놓지 못하면 식은땀을 흘리곤 합니다."

최근 신한금융지주 임원들은 30여년 전 학부시절 때 봤던 경제원론 책을 다시 꺼내들고 있다. 국내 경제 정책을 쥐락펴락하던 정통 경제관료 출신들이 신한금융의 사외이사로 영입되고 나서부터다. 은행의 여·수신 전략부터 카드나 금투·보험·자산운용 계열사들의 모든 사업 전략이 거시경제의 탄탄한 이해 없이는 제대로 세워질 수 없다는 것이 그들의 지론이다. 신한금융 '열공' 바람의 근원지인 셈이다.

신한금융 사외이사진은 그야말로 쟁쟁한 인물들로 꾸려져있다. 특히 지난해 3월 국내 경제를 움직였던 거물급 인사들이 새롭게 영입되면서 이사회 분위기가 바뀌었다는 얘기가 심심치 않게 들린다. 이윤재 이사는 재정경제원 경제정책국장,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실, 재정경제비서관 등을 거친 정통 경제관료 출신 인사다. 변양호 이사는 재무부 과장,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장, 금융정보분석원장 등을 지낸 인물이다.

은행업은 그 어떤 업종보다 거시 지표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다. 이 때문에 요즘 이사회에서 보고되는 각종 경영전략을 놓고 사외이사들이 현재 및 추후 시장 상황에 대한 경영진의 판단을 묻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답변이 부족하거나 일관성이 없으면 사외이사들은 가차 없이 사업계획을 다시 검토하라 조언한다. 거시지표는 거대한 흐름 속에 긴밀히 엮여 있는데 이를 꿰뚫고 있는 경제 전문가로선 앞뒤가 맞지 않는 사업계획안이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다.

긍정적인 것은 신한금융이 이런 이사진의 조언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일본의 수출규제(화이트리스트 배제), 미중무역분쟁 장기화 등의 악재들을 겪으면서 거시경제 동향 파악이 그룹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더욱 절감했다고 한다. 지난해 9~10월에는 조용병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거시경제 스터디가 매일같이 열렸는데 치열한 토론 현장이 워룸(war room)을 방불케했다는 후문이다.

경영진이 마련한 경영전략을 수동적으로 따르기만 하는 문화가 이사회에 배어 있어서는 안 된다. 이런 점에서 신한금융 사외이사들은 경영 견제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국내 금융그룹들은 하나같이 2020년을 '위기의 해'로 정의하면서 금융혁신과 디지털금융 등 신문물을 학습하는 데 힘을 기울이는 중이다. 이 가운데 정통 경제학을 되짚는 신한금융 임원들의 행보가 인상적이다. 사외이사들의 깐깐함이 만들어낸 변화이지 싶다. 이사진의 지식과 경험이 경영진의 실무에 녹아들어가 제대로 된 신한금융의 경영전략이 도출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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