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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삼성 인사...룰 파격에 임원인사도 속전속결 미전실 인사팀→각 계열사로 주관 바뀌어‥ 12월 인사 60세 룰 등 유연해진 인사 정책

김은 기자공개 2020-01-22 08:03:31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1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의 인사 패턴이 달라졌다. 인사 주체가 미래전략실 일괄 체제에서 각 계열사로 바뀌면서 주요 룰에 대한 파격이 생기고 유연해졌다. 빠른 의사결정과 파격적인 발탁도 눈에 띈다.

통상적으로 삼성은 12월 첫째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고 일주일 뒤 임원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해왔다. 전 계열사들의 사장단 인사를 미래전략실 주도로 일괄 발표했다. 사장 인사 뒤 일주일 가량의 시간을 갖고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2020년 정기임원인사의 경우 사뭇 달라진 풍경이 나타나고 있다. 1월 하순이 돼서 사장단 인사를 단행했고 임원 인사를 사장 인사 바로 다음 날 단행했다. 조직개편도 빠른 시일내에 발표될 예정이다.

60세면 퇴임한다는 룰도 느슨해지고 고문에서 사장으로 컴백하는 경우도 생겼다. 미래전략실 대신 각 계열사에서 인사를 담당하면서 필요에 따라 유연한 대응을 하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21일 삼성전자는 부사장 14명, 전무 42명, 상무 88명 등 총 162명이 승진하는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삼성전자가 사장단 인사를 발표한 지 하루만에 임원 인사를 발표한 것은 처음있는 일이다.

과거 삼성의 인사시스템의 경우 미래전략실 인사팀의 주도하에 이뤄졌다. 미래전략실 차장과 부회장급인 미래전략실 실장이 대략적인 의사결정을 내린 후, 이건희 회장과 이재용 부회장 보고를 거쳐 삼성전자 사장단 및 임원 승진인사를 한번에 발표했다.

각사 조직개편의 경우 바뀐 사장들이 주도해 임원 보직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자율경영' 방침에 따라 삼성전자 사장단 인사의 경우 각 계열사별로 이뤄지고 있다. 물론 전자 금융 물산 등으로 나뉜 사업지원TF 팀에서 상호 조율 작업을 거치지만 각 계열사의 자율성이 커졌다.

사장단 및 임원 인사 시기의 경우 통상적으로 12월 첫째주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고 이어지는 주에 후속 임원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해왔다. 이후 새 경영진이 모여 중장기 경영 전략을 구상하는 글로벌 전략회의를 진행하는 것이 관례였다.

인사가 1월로 늦어진 것은 현실적인 제약 탓이다. 지난해 이 부회장이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공판을 받는 데다가 이상훈 이사회 의장의 노조와해 재판,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분식 혐의 검찰 수사 등으로 대내외 이슈가 산적해 삼성의 정기 인사가 해를 넘기고 말았다.

계열사별 인사 시기도 달라졌다. 삼성전자와 전자 계열은 이미 인사를 발표했지만 삼성물산을 비롯한 물산 계열사들은 아직 인사를 내지 않고 있다. 금융 계열사들도 개별적으로 인사를 발표하는 상황이다.

삼성 인사팀에서 일괄 적용해오던 '60세룰'도 깨졌다. 그동안 만 60세가 넘는 사장급 이상 고위급 임원들의 경우 대부분 교체돼왔다. 1960년생인 사장들의 경우 올해 '60세룰' 적용대상자였기에 이번 임기를 끝으로 연임이 불투명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번에 1960년생인 전영현 삼성SDI 대표와 홍원표 삼성SDS 대표가 유임이 결정되면서 이 룰은 깨졌다. 전 사장의 경우 위기관리 능력이 뛰어나고 재임 중 삼성SDI의 성장을 도모한 점에 대해 높게 평가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전 사장은 사장은 삼성SDI는 갤럭시노트7 배터리결함 논란이 불거졌을 당시 삼성SDI 대표로 취임했다.

홍 대표는 취임 이후 삼성SDS의 외형 성장과 더불어 해외시장 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뤄냈다는 평이다. 2017년 말 홍 대표 취임 이후 2018년 삼성SDS 매출은 10조원을 돌파했으며 영업이익은 8774억원을 기록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달성했다. 또한 해외시장 진출은 홍 대표가 취임한 이후부터 꾸준히 강조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외에 이인용 CR담당 사장은 고문에서 CEO로 다시 복귀한 이례적인 사례다. 이인용 사장은 1957세로 이미 60세를 넘겼다. 대외 담당 역할의 무게감 등을 고려해 CR 담당 사장으로 재선임한 것으로 보인다. 또 이 사장은 이재용 부회장에게 사법당국이 요구한 준법감시위원회에서 회사측 역할도 담당해야 하는 막중한 책임이 부여됐다.

삼성전자는 조직개편과 보직인사도 곧 실시할 예정이다. 조직개편안의 경우 이 부회장 파기환송심 재판부가 주문한 '준법경영'을 확대·강화할 수 있는 쇄신이 담길지 주목된다.

한편 삼성전자 임원 승진자는 162명으로 2017년 12월 221명에 비해 줄었지만 2018년 12월 158명, 2017년 5월 90명 보다는 늘어난 규모다. 임원 인사는 승진자 2명 중 1명은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에서 나왔으며 이번에는 부품과 세트 고르게 분포했다.

<최원준 부사장(좌), 최용훈 부사장, 김진해 부사장(우)>

부사장 승진자의 경우 14명으로 2017년 5월 6명, 2017년 말과 2018년 말 각각 13명이었던것과 비교하면 늘어난 규모다. 차기 CEO 후보군인 부사장 승진자가 증가함에 따라 세대교체를 단행할 인력풀을 넓힌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 배경에 대해 철저한 성과주의를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부사장·전무·상무급 임원진에서 총 24명의 발탁 승진을 단행했다. 이는 전년대비 6명 늘어났으며 2017년과 비교하면 3배나 증가한 셈이다. 이 가운데 13명이 전무급에서 나왔다.

특히 40대 부사장과 30대 전무가 탄생하며 주목을 받았다. 부사장 승진자 14명 가운데 최연소는 최원준 무선사업부 전략제품개발 1팀장 부사장으로 올해 49세다. 최 부사장은 모바일 단말 및 칩세트 개발 전문가로 세계 최초 5G 단말 상용화, 갤럭시S10·노트10 적기 출시를 통해 기술 리더십 제고에 기여한 것이 높게 평가됐다.

전무급에서는 천재 과학자 프라나브 미스트리 전무가 1981년생으로 가장 젊다. 이달 초 ‘CES 2020’에서 ‘인공인간’으로 주목을 받았던 ‘네온’ 프로젝트를 주도한 프라나브 미스트리 전무는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씽크탱크 팀장을 맡았다.

삼성전자는 다양성 강화 차원에서 외국인과 여성 인력에 대한 승진 문호 확대 기조도 유지했다. 올해 9명을 승진시켜 2017년 말과 2017년 말 11명과 비교하면 다소 줄어든 규모지만 2017년 5월 3명과 비교하면 3배 가량 늘어났다. 이 중 외국인 임원으로는 프라나브 미스트리 삼성리서치아메리카(SRA) 싱크탱크 팀장 전무와 마띠유 아포테커 경영지원실 기획팀 상무 두명이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회사 기술력을 대표하는 연구개발 부문 최고 전문가로 펠로우 3명, 마스터 15명을 선임해 기술회사로서 위상을 강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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