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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pany Watch]삼바, 바이오업계의 TSMC로 진화할까파운드리와 CMO 비즈니스 유사성 주목…알츠하이머 신약 수주 기대감

민경문 기자공개 2020-01-28 08:16:34

이 기사는 2020년 01월 23일 15: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이오업계의 TSMC가 되고 싶습니다."

양은영 삼성바이오로직스 CDO사업팀장은 이렇게 호언했다. 지난 12일 JP모간 헬스케어 컨퍼런스를 앞두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였다. TSMC가 어떤 회사인가. 반도체 파운드리업계 세계 1위인 대만업체다. 작년 매출(약 42조원)은 1987년 설립 이래 최대 실적이었다.

전문가들은 외부에 반도체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파운드리와 바이오 CMO(위탁생산) 비즈니스의 공통점을 얘기한다. 제약사로선 CMO를 통해 생산설비에 들어갈 비용과 시간을 아껴 신약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 대형시설 투자가 부담스런 중소형 제약사나 경영효율성이 필요한 대형사 모두 CMO가 필요한 이유다. 세심한 공정이 요구된다는 점에서도 CMO와 파운드리는 유사성을 보인다.

양 팀장이 삼성전자가 아닌 TSMC를 ‘롤모델’로 꼽은 점은 흥미롭다. 작년 4분기 TSMC의 전세계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52.7% 정도다. 2위 삼성전자(18%)와는 현격한 차이다. 생산량도 삼성전자의 4~5배로 알려져 있다. 시가총액만 보면 삼성전자(약 360조원)가 TSMC(약 340조원)를 앞선다. 다만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외 다른 사업도 영위한다는 점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글로벌 CMO 챔피언이다. 1~3공장 기준 세계 최대의 생산규모(36.4만리터)를 자랑한다. 최근에는 CDO와 CRO 영역까지 확장하고 있다. 지난 JP모간 컨퍼런스 발표에서도 35개의 CMO 제품제조, 47건의 제품승인, 42건 CDO프로젝트가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역시 CMO 사업을 갖고 있는 셀트리온에서도 서정진 회장이 직접 삼성을 ‘No.1’으로 추켜세워 청중들의 눈길을 끌었다.

22일 공개된 실적만 보면 삼성의 자신감이 ‘허언’이 아닌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작년 매출액과 순익은 각각 7000억원과 2000억원이 넘어 ‘어닝서프라이즈’로 평가하기 충분했다. 1~3공장의 가동률을 끌어올렸다는 방증이다. 특히 4분기에만 2106억원의 순익을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에 대한 지분법 손익(678억원)도 한몫했다.

글로벌 신약제조업체 바이오젠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아두카누맙)가 미국 FDA 승인 절차를 밟고 있는 점은 추가 수주 기대감을 높인다. 바이오젠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2대주주다. 승인이 이뤄지면 연간 40톤 이상의 항체의약품 수요가 생길 전망이다. 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생산능력을 2배 이상 상회하는 수준으로 관측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재무 여건 또한 탄탄한 수준이다. 현금보유규모(6551억원)는 1조 1077억원(2018년 말)에서 줄긴 했지만 문제될 만한 상황은 아니다. 작년 4분기 사모사채 및 단기차입금(미즈호은행) 상환 그리고 시설 투자 등에 현금이 소진됐다. 최근 실적 등을 고려하면 외부 조달 여력은 한층 풍부해졌다는 분석이다.

물론 CMO 비즈니스를 둘러싼 경쟁사들의 추격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스위스 론자(Lonza), 독일 베링거잉겔하임 등도 연간 100만리터 이상의 생산시설을 확충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두 개의 신약 승인으로 주목을 받은 SK도 SK팜테코 등을 통해 CMO 사업을 키우는 분위기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SK바이오팜의 경우 항체신약이 아닌 합성신약(Small Molecule)을 주력으로 하기 때문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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